자유한국당의 차기 당권 도전을 저울질 하고 있는 의원들이 6.1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물어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했다. 심재철, 이주영, 유기준, 정우택, 홍문종 의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김성태 사퇴 의견문'을 냈다.
이들은 의견문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원내대표직에서 즉시 사퇴해야 한다"며 "그것이 폭망한 공동선대위원장이 국민에 대해 느껴야 할 최소한의 염치"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 대표가 없는 마당에 원내대표도 없으면 중심이 없어지는 것이므로 자리를 지켜야겠다는 변명은 구차한 욕심"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김 원내대표는 즉각 사퇴하고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어 "김성태 원내대표가 대책이랍시고 제시한 중앙당 해체 등은 문제 본질과 전혀 동떨어진 것"이라며 "패배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따져도 모자랄 정도로 폭망한 판에 선거 패배의 대책이라고 원내정당을 들고나온 것은 심각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에 패배하면 책임을 지는 것은 정당정치에서 당연한 일"이라며 "이번 선거 참패는 궤멸에 이를 정도라 그 책임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권한대행이 비상대책위 준비위원회를 가동한 데 대해서도 이들은 "준비위원회는 즉각 해체되어야 한다"며 "김성태 원내대표가 비대위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물러나야 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하고 월권적인 행동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사즉생이다"라며 "책임정치라는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이행되지 않은 정당에 국민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더이상 독단적, 편향적 결정으로 시비거리를 만들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의원총회 및 중진의원 회의 등 최대한 다양한 채널을 통한 당내 의견수렴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본인의 거취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을 시작으로 당내토론부터 치열하게 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권한대행은) 사망선고 수준의 지방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단 두 번의 의원총회만을 개최했다"며 "첫 번째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간 토론도 없이 반성 퍼포먼스만 서둘러 하려다가 이의제기를 받더니, 사전 고지나 논의도 없이 무릎 꿇는 퍼포먼스를 강행해서 빈축만 샀고, 두 번째 의원총회에서도 소위 박성중 의원의 메모를 이유로 김성태 원내대표의 사퇴여부에 대한 치열한 계파싸움만 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그 사이 김 원내대표는 조기 전대 반대 및 비대위 구성결정, 당 해체 쇄신안 발표, 비대위 준비위 구성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헌, 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 궐위 시 두 달 안에 전당대회를 열게 되어있다"며 "선출되지 않는 권력인 비대위가 몇 개월이든 무한히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당헌당규의 취지에 반한다"고 비대위 구성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나 의원은 "의총에서 어떠한 논의도 없이 모두 준비위가 결정한다는 것은 명백한 월권에 해당한다"며 "비대위 구성 준비위는 더 이해할 수 없는 기구"라고 덧붙였다.
이들 의원들은 전날 비공개로 회동한 뒤 김 권한대행 사퇴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은 김 권한대행이 비대위 구성 등을 통해 한국당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치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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