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고자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총은 친박의 반격으로 끝났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김성태 권한대행 사퇴를 요구했고, 일부 의원들은 김무성 의원 탈당까지 거론했다.
김 권한대행은 5시간에 걸친 의원총회를 마친 후, "당 수습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며 "제시된 의견과 내용을 중심으로 저희 당이 더 혁신하고 변화하는 노력은 소홀히 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김 권한대행은 "앞으로 당이 더 이상 혼란과 혼돈에 빠지지 않게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쇄신과 개혁으로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더 이상 당내 갈등을 유발하고 당내 분열이 비치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권한대행의 다짐과 달리, 의원총회를 빠져나온 친박계 의원들은 의총의 주된 논점은 당 쇄신 방안이 아닌 '박성중 메모 파동'과 '김성태 사퇴 요구'에 쏠려있었다고 밝혔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비공개 의총 발언을 페이스북에서 공개하며 "(김성태 권한대행은) 원래 물러나야 할 사람"이라며 "선거에 그렇게 졌는데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성중 의원의 휴대폰 메모로 (복당파의) 속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선거에 참패한) 이 와중에도 당권을 잡아 상대편을 쳐낼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김성태 권한대행도 (복당파) 모임에 참석했으니 책임져야 한다"며 "자신은 아닌 척 하면서 계파를 청산하자고 하면 누가 믿고 따르겠냐"라고 했다.
그는 이어 "섣부른 좌클릭은 안 된다. 원내대표가 정할 사항이 아니다. 여긴 바른미래당이 아니다"며 "(김성태 권한대행은) 빨리 다음 사람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고 내려오라"고 밝혔다.
신상진 의원도 김성태 권한대행 사퇴를 요구하며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로서 사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박성중 메모 파동이) 정리된 것이 아니고, (김성태 혁신안도) 표결했다거나 승복하도록 결론 나지 않았다"며 "(김 권한대행이) 사퇴하라는 의원은 열 명 이상"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누가 이야기를 하면 조율을 해야 하는데, 각자 떠들고 김 권한대행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뒀다"며 "(김 권한대행은 의총에서 의원들의) 이야기 듣고서 그냥 나가버렸다"라고 했다.
심재철 의원도 "(김성태 권한대행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며 "원내정당을 안 해서 진 것이 아니다. 올바른 진단에서 처방이 제대로 나온다"라고 했다.
'박성중 메모' 논란과 김성태 사퇴 요구에 갇혀 김 권한대행이 내놓은 쇄신안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비박계 강석호 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내놓은 쇄신안에 대한 추인도 없이) 애매하게 끝났다. 끝이 애매하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반격은 비박계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에 대한 탈당 요구에서도 엿볼 수 있다. 강석호 의원은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거론한 의원이 초 재선 쪽에서 여럿이 된다"고 전했다.
비박계 이철규 의원도 "기본적으로 쇄신을 해야 한다는 대략적인 공감은 있었으나, 사전에 의원들의 중지(衆智)를 모으지 않았다"며 "오늘 박성중 의원 (메모 파동)으로 이야기가 많았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박 의원이 해명해도 공감하지 못하며 해명이 안 된다"며 "오늘 마무리 된 것이 하나도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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