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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죽음을 애도하지 말라. 징글징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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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죽음을 애도하지 말라. 징글징글했다"

페이스북에 "정치인 죽음은 개인적 죽음 아냐... 역사 평가 받아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지난 23일 향년 92세로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애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종필의 평가와 관련된 거대한 '논쟁'을 예고한 셈이다.

황 씨는 김 총리 별세 소식이 알려진 이날(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인의 죽음은 개인적 죽음일 수 없다"며 "역사적 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종필은 총으로 권력을 찬탈했고, 독재권력의 2인자로서 호의호식했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말라. 이 자랑스런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의 시간을 되돌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황 씨는 김 전 총리가 "거물 정치인이라 하나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며 "가는 마당임에도 좋은 말은 못 하겠다. 징글징글했다"고도 일갈했다.

황 씨는 이 같은 글을 올리며 페이스북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2016년 필리핀의 독재자였던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전 대통령을 마닐라 국립묘지 영웅묘역에 안장하기로 해 논란이 일었다는 기사를 링크했다.

황 씨의 이같은 반응은 향후 김종필에 대한 평가를 두고 거센 논쟁이 있을 것임을 예고한다.

김종필 전 총리는 처삼촌인 박정희의 5.16쿠데타 주역으로 참여했으며, 권력의 2인자로 졸속 한일협정을 추진한 문제의 인물이다. 박정희 정권 초반 중앙정보부를 창설, 각종 정치 공작으로 권력을 뒷받침했다. 중앙정보부는 각종 공안 조작 사건 기획의 온상이 됐다.

증권 파동, 새나라자동차 사건, 워커힐 사건, 회전 당구기 사건('파친코' 사건) 등 이른바 4대 비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권좌에서 쫒겨난 적도 있다.

그는 1961년 6월 5일, 쿠데타 후 기자회견에서 "한일협정에 장애가 된다면 차라리 독도를 폭파해버릴까"라고 말했고, 1962년 10월 일본 이케다 수상과의 회담에서 "제2의 이완용이 되더라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일청구권 문제와 관련해 '김종필-오히라 메모'가 알려지면서 '졸속 협상' 비판에 직면했다.

현재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역사 문제의 꼬인 실타래가 시작된 곳이 바로 이 지점이었다. '제 2의 이완용' 발언은 마치 '영웅담' 처럼 알려져 있는데,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는 1987년 민주화의 최대 수혜자였다. 독재 정권의 정치인이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이다. 김종필의 '노력'에 의한 변신이 아니었다. 민주화 세례에 의한 변신이었다. 이후 그가 보여준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낭만 정객' 정도로 받아들여진다. 일부 보수 언론은 그의 인생 행적 자체를 미화하는 인터뷰까지 시리즈로 내보낸다.

민주주의에 기여한 김종필의 유일한 업적이라고 한다면, DJP연합을 통해 1997년 대한민국 역사상 첫 정권교체에 기여한 부분을 꼽는다.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평가가 대부분 '공'에 치우쳐 있고, '낭만 정객'으로 묘사되고 있는 상황에서 황교익 씨의 지적은 곱씹어볼만 하다.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이 2013년 사망했을 때, 영국 사회에서는 거센 논란이 있었다. 그를 '보수 정계의 대모'로 평가하는 와중에 많은 시민들은 오즈의 마법사 수록곡인 '딩동, 마녀가 죽었다(Ding Dong! The Witch is Dead)'는 표현으로 신자유주의와 빈부격차를 고착시킨 그의 상징성을 부각시키려 했다.

애도 기간이 끝난 후에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평가도 치열한 논쟁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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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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