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원대 교비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의 수상한 부동산 매입이 주목받고 있다.
현직 EBS 이사인 그가 당초 EBS 통합사옥 건물 부지로 유력했던 서울 서초구 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부지와 건물을 지난해 8월, 740억 원에 사들인 것이다.
EBS는 2007년 이 부지에 통합사옥을 짓겠다고 했다가 2010년 일산 쪽으로 변경했고, 지난해 6월부터 일산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 4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EBS 관계자는 "2010년 초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서초구 우면동 일대 대신) '일산에 통합사옥을 짓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EBS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BS 사옥 부지가 서초구 우면동에서 경기도 일산으로 바뀐 시기에 김학인 이사장은 EBS 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던 데다, 최시중 위원장이 사옥 부지를 옮기도록 EBS에 요구했다는 증언까지 나온 셈이다. EBS가 사옥 부지를 변경했기 때문에, 당초 후보지였던 서초구 우면동 금싸라기 땅을 김학인 이사장이 차지할 수 있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서초구 우면동 부지는 2010년 12월 매각을 위한 1차 입찰공고가 났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뒤 지난해 7월 김 이사장 측이 단독 응찰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최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최측근,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에게 청탁과 함께 2억 원 가량의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이사장과 최 위원장과의 관계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각종 의혹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현재 정 전 보좌관은 지난해 갑작스럽게 방통위를 그만두고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TV조선>은 정 전 보좌관이 SK 측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3억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검찰의 수사망이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 위원장을 향해 조금씩 조여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TV조선> 등 종편을 탄생시키는데 가장 기여한 인물이다. 그런 그의 측근 비리 의혹을 <TV조선> 등 종편이 앞다퉈 '단독' 꼬리표를 붙이고 내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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