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광화문광장에서 계속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천막 추모·농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4일 평화방송(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세월호 천막 철거를 주장하며 '죽음의 굿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그 표현은 적절하지 않았다"면서도 "저는 유가족 분들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렇지만 광화문 광장은 이제는 시민께 돌려드릴 때가 됐고, 유가족 분들을 위해서는 서울시가 다른 장소를 배려해드리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을 이었다.
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표현상의 강도 차이는 있지만, 결론적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천막을 걷어야 한다는 취지는 같은 셈이다.
김 후보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죽음의 굿판' 발언에 대해 해명하면서 "세월호 유가족을 제가 잘 안다. 제가 경기도지사를 할 때 세월호 사건이 터져서 제가 합동분향소도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었고, 다 안다"고 주장하며 "그런데 지금 계속 광화문에서 저러고 계시면 국민들한테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유가족들한테도 건강에 안 좋다"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어 "그 유가족들도 그 일부 정치세력이 불순하게 저렇게 하고 있는데 저것은 상당히 문제가 많다"며 "꼭 광화문광장에서 텐트를 쳐놓고, 우리 어린 학생들을(잃은 지) 4년이 넘었는데 계속 저러고 있을 거냐. 문제가 있다. 이제 그만둬야 된다"고 주장했다.
용산 상가 붕괴에도 安-金 한목소리 "서울 재개발·재건축해야"
안철수·김문수 두 후보는 지난 3일 낮 정오께 발생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상가 건물 붕괴 사고에 대해서도 거의 동일한 취지의 해법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안 후보는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20년 만에 (이런 사태는) 처음"이라며 "서울에 대로변 옆에 그렇게 낡은 건물을 지금까지 방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박원순 후보가 지금까지 해왔던 도시재생사업이라는 게 사실은 바깥에 페인트칠하고 환경미화하는 수준"이라고 현직 시장인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난했다.
안 후보는 이어 "서울시 곳곳에 굉장히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재건축·재개발을 지금처럼 완전히 막기보다 오히려 합리적인 재개발·재건축을 유도해야 된다"면서 "용산뿐 시청에서 5분 거리인 사직동도 폭탄맞은 것처럼 아예 집이 무너져 내리고 살고 있는 분들도 위태위태하다. 언제 인명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들 긴급 안전점검을 하고, 이제는 도시재생 이런 쪽보다 오히려 재개발·재건축 쪽으로 합리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역시 "서울시내에 서울역 앞, 또 세종문화회관 뒤, 적선동 등 여러 곳에 정말 6.25 전쟁 직후 피난민촌같이 화장실도 재래식이고 연탄을 때는 빈집이 너무나 많다. 어제처럼 무너져버리는. 안전 자체가 보장이 안 되고 생활이 불가능한 곳이 너무 많다"며 "그래서 이런 곳들은 신속하게 재개발·재건축이 될 수 있도록 도장을 찍어드리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이같은 '재개발·재건축' 위주 해법은 민주당이나 정의당과는 결이 다르다. 박원순 민주당 후보는 전날 사고 현장을 찾아, 오히려 이번 사고 건물이 재개발 대상 구역 안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붕괴 원인을 빨리 조사하고, 큰 공사가 인근 주변 건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빨리 조사해 조치해야 한다. 공사를 중단하든, 아니면 또 다른 보완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위험도가 있는 건물에 대해서는 특별히 좀 더 관리하고 확인해야 한다. 재개발·뉴타운 지역은 길게는 10년 이상 수선이 묶여있는 곳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위험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정의당 역시 "'빨리 부수고 빨리 짓자'는 한국당 식 토건행정이야말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시민의 삶을 위협해 왔다. 재건축·재개발 지역에 대한 전면적 안전진단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열린 당 중앙선대위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 사고를 두고 한국당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가 재건축 허가를 빨리 안 내줘서 사고가 났다'는 엉뚱한 주장을 내놨다"며 "이미 재건축 진행 중인 건물인데 '빨리 철거하지 않아서 무너졌다'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안철수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모두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단일화 물밑 협상 없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단언하며 "누가 박원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7년간 서울을 바꾸지 못했는데 또 4년을 더 하면 정말로 안 된다는 시민들이 굉장히 많다. 그 분들이 '누가 박원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로 판단하고 그 후보에게 표를 모아주실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도 "선거가 벌써 막판에 왔고, 또 저희 둘만이 아니라 그 밑에 구청장·시의원·구의원 다 각당 후보들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단일화가) 어렵다고 본다"고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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