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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년 이후, 성적 유동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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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년 이후, 성적 유동성이 커진다

[LGBT 차별을 넘어] 성적 유동성

26. 이성애 여성 일부가 중년 이후 다른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개인의 성적 지향이 중년을 넘긴 연령대에서 변화한다는 이론이 힘을 얻고 있다. 성적 욕구를 느끼는 대상이 변화한다는 것으로, 개개인의 성적 지향은 평생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성적 유동성(Sexual Fluidity)'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좀 더 자주 관찰된다. 특히 이성애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성적 유동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성적 유동성에 관한 관심은 수년전부터 제기되어 왔는데, 유명인들이 성적 정체성이 변화했다고 밝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성적 유동성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성적 지향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며, 자연스럽게 성적 욕구의 대상이 변화하는 현상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약 20%의 이성애 여성이 중년 이후 다른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년 여성 일부가 성적 유동성을 겪는 이유는 폐경기를 거치면서 남성과 성 관계를 맺을 생물학적인 욕구를 잃게 되고, 이에 따라 동성의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쪽으로 신체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미국 퀸스 대학교 메레디스 치버스 교수는 중년 이상의 이성애 여성들에게 남녀가 등장하는 성적 내용이 담긴 비디오를 보여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반응을 조사한 결과, 이들 여성의 생식기에 변화가 생기면서 본인들이 성적 욕구를 느낀 것을 확인했다. (☞관련자료 바로 보기)

2008년 발표된 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79명의 레즈비언, 양성애 및 분류가 불가능한 여성을 10년 동안 관찰한 결과, 3분의 2가 그 기간에 성적 지향이 변화했다. 이런 성적 유동성은 호르몬 분비 변화, 육체적 경험, 성적 욕구 등이 복잡하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됐다. 양성애자는 특히 성적 유동성 잠재력이 큰데, 이는 두 성적 정체성이 겹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바로 보기)

미국 과학자들은 중년을 넘긴 여성들의 육체 변화와 대처 방안 등에 대한 심리 상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여성은 자신의 성욕 감소 원인으로 심리적 스트레스, 가족 문제나 암 등을 지적했지만 폐경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에는 무관심했다. 성욕 감퇴의 또 다른 이유로는 파트너의 건강 문제, 가절 불화, 파트너의 성 기능 약화 등을 지적했다.

중년을 넘긴 여성들의 성적 지향 변화에 대한 과거의 연구는 성적 기능과 관련해 주로 육체적 변화에 주목했다. 그 결과 생식기 건조 현상, 성욕 감퇴, 성적 반응 둔화 등의 연구가 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적 정체성, 성적 매력, 성욕, 성적 자극에 대한 생식기 반응 등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결과에 관한 연구가 실시되고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의 연구는 자칫 여성에게는 이성애적 특성이 존재치 않는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요즘 이뤄지는 연구는 여성의 성적 정체성이나 매력, 그리고 성적 반응 패턴 등은 상호교환 되는 성질이 아니며, 그것은 여성의 성욕과 매력 등이 그녀의 성적 반응 패턴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연구가 이런 방식으로 지속되면서 여성의 성적 반응이 그녀의 성적 매력이나 성욕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가 밝혀지고 있다. 즉, 자신이 이성애자라고 밝힌 여성이 여성과 남성이 각각 등장하는 성적 자극에 반응하는 것을 기초로, 더 깊은 연구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성적 유동성은 언론에 의해 많이 취급되지만, 의료 현장의 관심은 아직 적다. 중년 이후 여성들의 성적 지향 변화에 대해 의료진이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진료나 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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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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