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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 학생 화장실 배려하면 성적 오른다

[LGBT 차별을 넘어] 화장실을 이용하는 성별은 둘 이상이다

25. 'LGBTQ와 이성애 학생 공동 참여 동아리', '트랜스젠더 학생의 안전한 화장실' 효과는?

교내에 게이와 이성애 학생들이 동일한 동아리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동성애 혐오에 명백히 반대하는 조치 등이 취해질 경우, 성적 소수자는 물론 이성애 학생들의 자살 생각이나 시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또한 고교에서 트랜스젠더 학생이 안전하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느냐가 이들의 학교 내 안전이나 자존감, 그리고 학업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정체성이 다른 학생들의 연대 실험과 교내 화장실 문제 연구는 각각 별도로 이뤄졌다.

먼저, 게이와 이성애 고등학생들이 같은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할 경우 학생 간에 소통과 우애 증진의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캐나다 UBC간호학교 엘리자베스 세윅 교수가 캐나다 고교생 2만1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그 결과를 2014년 1월 과학전문지에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조사 대상 학생 5분의 1은 동성애 혐오 반대 폭력 방지 정책이 실시되는 지역의 학교에 다니고, 3분의 1은 동성애와 이성애 학생들이 함께 참가해 활동하는 동아리가 있는 지역의 학교에, 그리고 60%는 동성애 학생에 관한 아무런 배려가 없는 지역의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게이와 이성애 학생들이 동아리를 함께 만들어 운영하는 시스템은 학생의 성적 정체성과 관계없이 학교가 모든 학생에게 안전한 장소가 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취지에서 캐나다가 실시하는 동성애 관련 정책의 하나다. 이런 동아리에 참가할 자격은 학생 모두에게 주어진다.

세윅 교수가 연구한 결과, 동성애 혐오 반대 대책이나 동성애와 이성애 학생 공동 참여 동아리가 있는 학교에 다니는 LGBTQ나 이성애 학생들은 차별이나 자살 생각, 충동의 비율이 줄어들었는데, 특히 이런 두 가지 방안이 3년 이상 실시될 경우 긍정적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애와 이성애 학생이 공동 참여하는 동아리가 3년 이상 실시된 학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학교에 비해 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 학생 차별이나 이들의 자살 생각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성애 남학생의 자살 충동도 절반으로 감소했다.

동성애 혐오 반대 대책이 3년 이상 실시된 학교의 경우 게이와 양성애 학생의 자살 생각이나 충동의 비율이 70%이상 낮아졌다. 레즈비언이나 양성애 여학생의 자살 시도는 3분의 2 감소했다. 이성애 남학생의 경우 이런 대책이 실시된 학교는 그렇지 않은 학교에 비해 자살 생각이 27%가 낮았다.

LGBTQ 학생들은 차별과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 자살 충동의 위험이 높은 것과 같이, 이성애 학생들도 동성애 학대 폭력 행사 과정에서 희생자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동성애와 이성애 학생 모두가 참여하는 동아리는 학교 분위기를 좋게 하면서 모든 학생에게 도움이 되었다.

한편 화장실 문제 연구는 고교의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화장실이나 다른 학교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게끔 보장하는 것이 교육 평등에 중요하다는 점을 주목해서 실시됐다. 트랜스젠더 학생들의 화장실 이용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초 트랜스젠더 학생의 보호 조치를 폐지하면서 심각해졌다.

미국 포드햄대학교 로라 웨닉 교수 팀은 2014년 미국 미시간주 남부의 5개 공립고교 학생 1046명을 상대로 성적 정체성과 관련한 학생들의 교우관계와 학생들이 학내 화장실 등의 시설을 이용하는데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느냐 등에 대한 조사 연구를 실시해 2017년 3월 과학전문지에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조사 대상 학생들은 9~12학년으로 트랜스젠더 학생 9.2%, 이성애 남학생 41.2%, 이성애 여학생 49.6%(다른 방식에 의한 분류는 LGBQ 학생 21.6%, 이성애 학생 78.4%로 나타났다)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상대로 학교 분위기와 인정, 성적 지향과 학업성적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미국 내 교육 제도에는 불평등이 존재하고 학생들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과 같은 학교 분위기가 학교 별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정체성에 따른 불평등, 인종차별, 성적 지향에 대한 불평등이 심각했고, 성적 소수자 학생들은 학교 화장실을 사용할 때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았으며 학교를 안전한 장소로 여기지 않았다.

특히 이성애 학생과 비교했을 때 트랜스젠더 학생들에게 화장실의 안전성 여부가 전반적인 학교 안전과 자신감, 학교 성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학교 당국이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했다.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점을 밝히는 것이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도움을 주면서 자신감을 학교라는 큰 공동체에서 확인하게 만들어주고, 학생들이 성 차별주의와 같은 다양한 장벽을 확인하면서 사회나 학교가 제공하는 여러 기회에 접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는 점도 부각됐다.

학교는 제도적 차원에서 학생들이 화장실이나 여러 시설들을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조치해 학생들의 성적 정체성이나 자기표현을 존중하는 것이 모든 학생의 권리를 지지하는 방식이라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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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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