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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생의 성소수자 차별이 가장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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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생의 성소수자 차별이 가장 심하다

[LGBT 차별을 넘어] LGBT 청소년, 이성애 청소년보다 자살충동 5배 커

23. 성적 소수자 괴롭힘은 중고교 시절이 가장 심해

괴롭힘(Bullying)은 어린이 청소년, 20~30대 성인에게 심각한 건상위협 요인이다. 괴롭힘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그 영향이 심각하다. 피해자와 가해자, 심지어 주변의 방관자들에 끼치는 영향은 직접적이면서 장기적이고,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져 피해를 준다.

괴롭힘이 발생하는 장소는 초중고, 대학교 등으로 많은 어린이나 젊은이가 생활하는 곳이다. 괴롭힘의 부작용은 교육과 사회, 개인의 성장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특히 교육적 관점에서 괴롭힘의 발생을 저지하거나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아직 각 급 학교나 교육 당국 등은 이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괴롭힘은 권력의 체계적인 이용과 악용 등이 포함된 다양한 형태의 공격 행위다. 때리기나 밀치기와 같은 육체적 폭력, 욕하기와 같은 언어폭력 등이 포함된다. 동료들의 집단 따돌림이나 모욕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인간관계적 계층 형태를 지닌다. 괴롭힘은 피해자가 원치 않는데도 가해자가 의도적으로 공격적인 행위를 하는 것으로, 실제 또는 임의의 권력 불균형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성적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동성애 혐오를 내재한 괴롭힘에는 가부장적이거나 성차별적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 권력 불균형이 뿌리를 이룬다. 이른바 갑을로 상징되는 권력관계다. 성차별과 동성애 혐오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관계이면서 이성애가 정상이라는 가치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남성 쪽으로 심각하게 기울어진 사회적 성역할을 구조화한 고정관념이 강요되면서 이에 위협이 되거나 비협조적인 개인이나 세력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성애 규범성"은 전통적인 성 역할에 기반을 둔 이성애, 이성애적 관계를 사회의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정당화하는 관행과 제도를 일컫는다. 이런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LGBT와 같은 성적 소수자 차별, 혐오 등이 당연시 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회를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른 권력관계를 유지하려는 지배층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동성애 혐오 행위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성적 편견, 군림하려는 욕구에 의한 행동, 강한 완력을 지닌 남성상 과시 욕구 등이 관련 된다. 성적 소수자는 사회에서 주변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동성애 혐오의 대상이 될 경우 그 피해자는 모욕적인 방식으로 공개리에 피해를 입게 되고 결국 종속적 위치로 전락하게 된다.

자신이 이성애 기질을 지녔음을 우월하게 여기는 학생들은 동성애 혐오 행위를 할 때 냉정한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동성애 혐오 행동은 동료 학생에 대한 우애가 없거나 "이성애 규범성"에 집착하는 태도와 관련 있다. 그 피해자는 학교에 싫증을 느끼거나 소속감이 희박해지게 된다.

미국 LGBT 청소년의 괴롭힘 피해를 조사한 결과 피해자의 34%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고, 17%는 성행위를 강요당했으며, 23%는 성폭력 피해를 입었고, 18%는 육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2016년 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LGBT 청소년들은 차별대우 등을 당하면 우울증, 분노, 자살충동 등 정신건강과 관련한 피해를 이성애 청소년보다 더 심각하게 당했다.

예를 들면 LGBT 청소년들은 이성애 청소년보다 최고 5배 정도 자살충동을 더 겪었다. LGBT 청소년의 자해행동은 이성애 청소년의 3.5배에 달했다. 성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이들 청소년은 정상적인 사회적 관계망에서 격리되거나 소외되거나 우울증을 앓았다.

동료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LGBT 청소년들은 무단결석이나 약물 남용, 싸움 등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거나 비만, 암 발병률이 높은 질병, 성병 감염 등에 이성애 청소년보다 더 빈번히 노출되었다. 이성애 청소년이 동성애 혐오나 성적 편견과 관련해 가장 강력한 언행을 표출하는 시기는 중학교 또는 고교 저학년 연령대로, 특히 게이나 레즈비언 학생들과 같이 학교생활을 할 경우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학생의 가해 행위가 여학생보다 심했다.

성적 소수자 괴롭힘은 이처럼 학교나 사회적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폭력 행위로, 교육자나 학교에서 그것이 발생치 않도록 조치하면서 정상적인 사고를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학교에서 동성애 혐오 피해 학생이 발생치 않도록 하는 범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성적 소수자들이나 다른 소수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포함된 성희롱이나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LGBT 청소년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게이 학생과 이성애 학생이 동참하는 동아리를 만들어서 서로의 이해를 돕게 하고 카운슬링이나 소규모 동아리가 활성화되도록 조치해야 한다.

20세기 후반 이후 동성애 혐오 행위를 극복하려는 정책, 프로그램 등이 일부 국가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교육 현장에서는 아직도 성적 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외면하는 식의 전근대적 교육제도와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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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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