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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청장, 수사팀 질타하며 "단독범행 아닐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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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청장, 수사팀 질타하며 "단독범행 아닐 수 있어"

'책임 없다' 발뺌하기?…수사기획관 발언하는데 "가만 있어봐"

조현오 경찰청장이 10·26 재보선 날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이 단독 범행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 수사팀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

이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 전 비서 공모씨의 우발적 단독 범행이라는 디도스 수사팀의 수사결과 발표를 경찰 수뇌부가 정면 비판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조현오 청장은 16일 경찰청 기자실에서 예고 없이 간담회를 자청해 "범행 5일 전에 박희태 국회의장의 김 전 비서가 공씨에게 보낸 1천만원의 자금이 범행 대가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피의자 공씨의 우발적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릴 근거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수사팀이 9일 우발적 단독범행으로 중간 결과를 발표했지만 발표 이후 1천만원의 자금이 공씨를 통해 강씨로, 강씨에서 강씨의 회사인 K사의 직원으로 이동한 점, 김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서 대가성이 아니라는 답변에 거짓이라는 결과가 나온 점 등을 추가적으로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이 단독 범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경찰 지휘부가 이 같은 결론을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반영했지만 수사를 실무적으로 지휘한 황운하 수사기획관 등 수사팀은 우발적 단독 범행이라는 기존 결론이 유효하다고 주장,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황 기획관이 발언하는 와중에 조 청장이 "가만있어봐"라고 막아서는 등 질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청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씨에서 강씨로 흘러들어 간 1천만원이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오후 수사팀 브리핑에서는 대가성이 없는 자금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조 청장은 "9일 중간발표 전에 수사팀으로부터 문제의 자금 거래를 보고받고 검찰에서 이 사실을 밝히면 오해 소지가 있으니 밝히고 가자고 했는데 수사팀이 대가성이 없다며 관련 내용을 발표 내용에서 뺐다"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조 청장이 발표문 상당 부분을 수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발표 문안을 보기는 했지만 문구를 넣어라 빼라 하지 않았다"면서 "국기문란 사건을 축소나 은폐하는 것은 천벌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월25일 1차 저녁 자리 참석자 중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의 김모 비서나, 청와대 박모 행정관이 참석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때로는 개인의 인권보다 국민의 알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찰에 사건을 넘기면 검찰이 이를 밝히면 되지 않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공범 중 1명인 공씨 친구 차씨를 검찰로 송치, 계좌추적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수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한편, 조 청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 검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발언,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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