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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 청소년 인권을 당장 보호해야 할 때

[LGBT 차별을 넘어] 청소년 LGBT 보호해야

20. LGBT는 성장과 발육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변이

LGBT 청소년의 심신 건강 문제는 성장 과정에서 겪는 사회적 요인, 성 정체성, 남녀평등 정도 등과 관련이 있다. 일차적으로 LGBT 청소년 가족이 아이들의 건강 유지나 그 치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특히 가족의 세심한 배려가 중요하다.

이밖에도 LGBT 청소년이 성장 과정에서 정상적인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지원을 받아야 할 측면이 적지 않다. 비 이성애적 정향이나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이 일치하지 않음이 젊은 층에게 드문 일은 아니라는 점을 사회가 받아들여서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등 공동체 차원에서의 폭넓은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LGBT 청소년 역학 조사 결과, 이성애 청소년에 비해 심신 건강에 차이가 있었는데 이는 가족이나 친구 등이 가하는 각종 폭력이나 차별 대우, 의료 서비스 수준이나 훈련, 교육 등에서 불평등을 초래하는 구조적 차별 등에 기인한 것으로 지적됐다.

LGBT 청소년들은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힘과 능력을 일부는 갖추고 있으며, 양호한 의료 혜택을 받을 경우 각종 위험에 대처하면서 적응 능력과 건강한 심신 유지, 최적의 자기계발 등이 가능함이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성적 소수자 배려나 사회적 관심 등이 매우 부족한 편이다. 중등학교 이상에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그 보호를 위한 제도 등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성인 사회도 심각하다. 성적지향, 학력, 출신국가 등에 의해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10년이 넘게 제정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했다가 2016년 선거에서는 차별금지법을 만들지 않겠다고 후퇴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은 선포되지 못한 상태고 여러 지역의 인권조례가 잇달아 폐지되면서 여성가족부는 2017년 12월 '성평등'이란 단어를 포기하고 '양성평등'을 선택해 성적 소수자 차별을 제도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동성애가 합법화 된 국가에서도 성적 소수자에 대한 과학적 연구나 그들의 특성을 고려한 제도 추진이 대체로 미흡하고 사회적으로 광범위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이 일상을 보내는 학교에서 각종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레즈비언, 게이라는 성적 지향을 본인이 느끼는 평균 연령은 10살이다. 이 연령은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로 사회적으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등 부정적 인식으로 인한 시련에 봉착하게 되어 자칫 심리적, 신체적 건강을 잃는 경향이 있다.

성적 소수자는 대개 LGBT로 분류하지만 퀴어(Queer)에 속하는 간성(間性, intersex), 무성(無性, asexual), 범성욕주의자(pansexual person) 등도 있다. 대개의 경우 성적 소수자 조사에서는 다양한 성적 지향을 고려치 않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 미국 CPC(Center for American Progress)가 201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체 청소년과 성인의 5~10%는 LGBT로 추정된다.

LGBT 청소년은 커밍아웃을 하는데 두려움이나 그에 따르는 차별 대우 등으로 고통 받고 있고 성병, 암, 심혈관계 질환, 비만. 폭력, 소외, 분노, 우울증, 약물 중독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들에 비해 큰 편이다. 이들은 사회적 무지와 외면, 편견 속에서 적절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한다. 가정에서 부모들과 충돌하면서 가출하는 비율이 크고 그에 따라 신체적, 성적 피해를 입으면서 심할 경우 자살의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들은 LGBT 특성을 지닌 성적 소수자들에게 특히 발병률이 높은 일부 질병 문제에 관한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2016년 발표한 미국의 후천성면역결핍증(HIV) 통계를 보면 남성 감염자의 83%가 게이와 양성애 남성이었다. 청소년은 이 질병 감염 여부를 대체로 인지하지 못한다. 12~24살 연령대 환자 가운데 44%는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LGBT 청소년들의 가출과 그로 인한 피해 상황도 심각하다. 미국의 경우 전체 청소년 노숙자의 20~40%는 LGBT라고 미국 CPC가 2010년 밝혔다. 미국 LGBT 청소년 노숙자들은 가정불화로 가출한 뒤 정부가 보조하는 숙소에서 거처를 구할 경우 심각한 차별 등을 당한다.

또한 이들의 58%가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성애 청소년 노숙자의 33%가 성폭행을 당하는 것에 비해 그 피해 정도가 심각했다. LGBT 청소년 노숙자의 42%가 알코올 남용 문제에 시달렸으며, 이는 이성애 청소년 노숙자의 27%보다 훨씬 높았다. 청소년 노숙자 중 자살 시도자는 LGBT 청소년이 62%, 이성애 청소년이 29%였다.

성적 지향의 다양한 측면과 LGBT 청소년기의 특성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사회적 인식을 정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야 LGBT가 질병이나 불구가 아니라 정상적인 성장과 발육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이라는 점을 모두가 확인하는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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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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