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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왜 국회 앞에서 기습농성을 벌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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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왜 국회 앞에서 기습농성을 벌였나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 반대..."최임위에서 논의해야"

민주노총이 국회 정문 앞에서 기습적인 농성을 벌였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안을 중단하라는 것. 일부 조합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 분수대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0여 명의 조합원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국회 내 집회는 금지돼 있다.

민주노총은 21일 오후 1시께, 여의도 국회 국민은행 앞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약 500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이들의 손에는 '국회는 최저임금 개악논의 중단하라'는 글씨가 적힌 작은 현수막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결의대회 시작과 동시에 참가자들은 곧바로 국회로 행진을 시도했고, 이후 국회 정문을 봉쇄한 경찰과 대치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조합원들은 국회 담을 넘어 국회 본관으로 향하기도 했다. 오후 3시 현재 국회 내 분수대 인근에는 약 150여 명의 조합원이 '최저임금 논의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담을 넘어 국회 안으로 들어온 조합원 10여 명을 건조물 침입 혐의로 연행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들고 있는 깃발 등을 압수하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연행됐다. 또한, 이들은 국회 계단에 플랜카드를 설치하려다 국회 사무처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 국회 앞에서 농성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프레시안(허환주)

민주노총, 국회 앞 농성, 왜?

민주노총이 이러한 농성을 벌인 이유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서 고용노동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논의의 핵심 쟁점은 정기 상여금과 숙식비 등 각종 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넣느냐 마느냐이다. 이제까지 최저임금에는 상여금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만약 이를 포함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노동계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반면, 사용자 측은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도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3월 활동을 마무리한 제10대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산입범위 개편 등 최저임금제도 개선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나 노사간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에 정부와 여야는 2019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11대 최저임금위원회가 본격 활동하는 6월 이전에 국회에서 산입범위를 확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산입범위 개편 논의안이 국회 환노위로 넘어간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최근 "5월 내 산입범위 개편 논의를 끝낸다"고 합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노총은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이 사용자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판단한다.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려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이날 국회 정문에서 농성을 벌이며 국회에서의 산입범위 논의를 중단하고 최저임금위원회로 공을 넘기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 국회로 행진 중인 민주노총 조합원들. ⓒ프레시안(허환주)

"국회의 산입범위 논의, 사회적 대화에 찬물 끼얹는 것"

이날 농성에 앞서 최저임금위원회 민주노총 노동자위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7일부터 시작했음에도 오늘 국회가 최저임금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일방적으로 정하는 안건을 논의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최저임금위원회 협의라는 사회적 대회에 시작부터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제도는 정당 간의 정치적 흥정거리여서는 안 된다"며 "특히 노사 당사자가 배제된 채 국회의원 몇몇이 앉아 일방 처리하려는 지금의 제도 개악 추진 상황은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 논의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안건을 최저임금위원회로 이전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가 기어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일방적으로 개악한다면 현 정부와 집권당이 그동안 그토록 강조해왔던 사회적 대화의 진정성까지 모조리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치닫는 것"이라며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당장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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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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