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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홍준표 변수'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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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홍준표 변수'가 관건?

북미 정상회담 성공·자유한국당 협조가 국회 비준 관건

'판문점 선언'은 국회 비준을 받을 수 있을까? 판문점 선언이 국회 문턱을 넘어 '조약'의 의미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북미 정상회담의 향방과 자유한국당의 조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 결과가 국회 비준을 받지 못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 정책이 오락가락했다는 점을 누차 언급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1일에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제도화해야 한다"면서 국회 비준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4.27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면서 "국회 동의 여부는 추후 법제처 등 관련 부처 간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면서 일단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30일 "정치적 합의를 넘어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국회의 비준이 필요하다"고 적극성을 보였지만, 우원식 원내대표는 "필요하면 국회 비준도 검토하겠다"면서 조심스런 뉘앙스를 내비쳤다.

한국당 협조 있어야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가능

청와대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자유한국당 때문이다. 조약이 국회 동의를 받으려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이기에 외통위에 안건을 상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단, 상임위에서도 야당의 반대 속에 안건 처리를 강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본회의로 가더라도 더불어민주당(121석), 민주평화당(14석), 정의당(6석), 무소속 등을 합치면 국회 재적 의원 293석의 과반인 147석을 넘기리라 예상되지만, 정치적 타협 없이 표 대결로 비준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이 난관이다.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 통과시키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자유한국당이 '판문점 선언'을 위한 본회의 일정에 반대할 수도 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프레시안(최형락)

물론 이러한 국회 상황과는 별개로, '판문점 선언'이 국회 비준 사항인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2005년 제정된 '남북관계발전법'은 "국회는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판문점 합의 가운데 국가 재정이 들 수 있는 조항은 '남북 철도 연결'을 명시한 6항이다. '판문점 선언' 6항은 "남과 북은 10.4 선언에서 합의된 (경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기로 규정한다. 10.4 선언에는 개성공업지구 2단계 개발,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등 착수하지 못한 경제 협력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다.

국회 고위 관계자는 "남북관계발전법에는 경제 협력을 포함한 '포괄적인 합의'를 한 경우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며 "이런 포괄적인 합의가 하나씩 구현될 때 진행된 협의 사항을 국회에 가져오면, 국가 재정이 수반될 때 국회가 동의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남북 정상 간 포괄적인 합의인 '판문점 선언' 자체가 국회에 의무적으로 동의를 받을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 '판문점 선언'은 후속 조치로 '고위급 회담'을 예고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만약 후속으로 '경제 장관급 회담'이 이어지고 그 회담에서 '남북 경제 협력과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면, 그 내용을 국회에 올릴 수는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재정이 들어가는 부분만 따로 국회 비준 동의를 받지 않고, '판문점 선언' 전문을 비준받을 뜻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 협력 부분만) 분리가 불가능하다. 같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제처에서 국회 비준이 필수는 아니라는 결론이 나올지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결과의 영속성과 구속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 비준'을 누누이 강조했기 때문에 정무적 차원에서 정부와 여당이 국회 비준을 추진할 수도 있다.

국회 비준 여부, 북미 정상회담 끝난 후 6월 이후 판가름 날 듯

그 시점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과 지방선거가 끝난 후인 오는 6월 이후, 국제적 분위기와 국내 정치 상황이 정리돼야 국회 비준 여부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로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합의'와 '한반도 비핵화', '북미 수교' 등을 북한과 일괄 타결하는 방안이다. 이어 미국 의회가 '조약'에 준하는 '평화 협정' 등을 의결하면 한국 정부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이를 토대로 유엔(UN) 대북 제재를 해제할 길이 열리면, 남북 경협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선언'을 국회에서 비준할 동력도 생긴다. 북미가 합의한 내용을 자유한국당으로서도 반대할 명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애써 깎아내렸지만, 자유한국당이 국회 비준에 동의해줄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30일 "정상 국가가 아닌 국가와 이뤄진 회담의 결과를 국회와 사전 논의조차 한 번 없이 국회 비준 동의를 운운하는 것은 대의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한 태도처럼 보이지만, '국회 비준에 반대한다'는 말은 아직 하지 않은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가장 강경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의 거취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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