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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합법화 후 LGBT 노년층 건강이 좋아졌다

[LGBT 차별을 넘어] 늘어나는 노년 동성애 커플

12. 미국 동성애 합법화 이후 LGBT 사회의 변화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일부 주에서만 허용되던 동성애 결혼을 합법이라고 판결한 2년 뒤인 2016년, 노년층 동성 기혼자들은 LGBT 공동체의 독신자보다 행복하고 판결 전보다 건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년층 LGBT 미혼자들은 동성 결혼으로 많은 혜택이 주어짐을 알았음에도 개인적, 법적, 경제적 이유나 사회적 편견 등으로 결혼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 대학 제인 골드센 교수가 동성애 결혼이 2014년 11월 1일 현재 합법화됐던 미국 32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거주하던 50살 이상 LGBT 1821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동성애자는 결혼한 경우 혼자 살 때보다 심신이 건강해졌고, 많은 사회적 지원과 큰 경제적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애 결혼 부부의 행복 여부에 대한 조사는 많았지만 동성애 커플 가운데 결혼한 부부가 누리는 각종 혜택에 대한 조사는 이것이 처음이다. 이 조사 결과는 지난 2017년 4월 과학전문지에 아래와 같이 발표됐다.

조사 대상 LGBT 가운데 4분의 1은 결혼했고, 4분의 1은 동거 등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2분의 1은 독신이었다. 기혼자의 경우 평균 23년을 같이 살았고, 동거 등의 관계는 평균 16년이었다. 기혼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고 기혼인 경우 대부분 비 히스패닉계 백인이었다.

결혼이나 장기간 동거와 같이 반려자와 함께 지낸 이는 독신보다 건강이 양호했으며, 유복한 기혼자들은 결혼하지 않고 동거만 한 커플보다 사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독신 LGBT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심신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사회적, 환경적인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좋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특히 남성은 파트너가 사망해 독신이 된 경우가 있었다.

미국에서 동성애 결혼이 연방 차원에서 합법화되면서 과거 이성애 부부만 누려왔던 세금 감면, 사회 안전 보장 혜택 등이 동성애 커플에게도 주어졌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일부 주에서만 허용되던 동성애 결혼을 합법이라고 판결한 뒤 동성애 결혼은 크게 늘어나, 2016년 한해에만 동거하던 동성애 커플의 결혼이 그 이전 평균보다 38%가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혜택이 모든 LGBT 커플에게 즉각 주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LGBT 노년층에게는 결혼이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LGBT 노년층은 법과 제도적으로 혜택이 배제된 시기를 겪으면서 이미 빈곤층이 된 경우가 많았다.

동성애 커플 가운데는 결혼을 기피하거나, 한다손 쳐도 시기를 늦추는 등 이성애 커플의 결혼관을 답습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성애 커플의 경우 동거는 하되 결혼은 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LGBT도 유사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즉 결혼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적인 선택 사항이라는 논리가 점차 확산된 결과로 해석되었다.

동성애 결혼은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 LGBT 공동체의 염원이었기 때문에 이를 합법화한 것은 역사에 기록될만한 의미 있는 사회적 변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사회적 차별이나 장벽 등으로 인해 동성애 커플이 결혼을 외면한다는 해석도 아래와 같이 제기됐다.

성적 지향에 대한 편견과 차별화 등으로 인해 LGBT가 겪는 개인적 고통이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여전하고, 특히 직장에서의 불이익 등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할 안전장치가 여전히 미흡하다. 이 문제가 시정되지 않는 한, LGBT는 이성애자에 비해 열악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1962년 이전까지 이른바 남색은 모든 주에서 중범죄였다. 이는 2003년 대법원 판결에 의해 백지화되었다. 동성애는 1973년까지 정신 장애로 인식되었으며,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LGBT 노년층은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을 감추려 했다. 결혼은 법적, 사회적 기록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성적 지향도 공개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LGBT 노년층은 새로운 제도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4월 현재 미국 국민 가운데 50대 이상의 연령층 270만 명은 자신이 LGBT임을 밝혔으며, 이는 2060년까지 두 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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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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