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3세 승계를 앞두고 지배구조를 뜯어 고친다. 현대모비스의 투자 및 핵심 부품 사업 부문이 지주회사가 된다. 아울러 주요 재벌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던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로 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는 방식이다. 이대로 된다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의 지배력은 강화된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 과정 비용 역시 막대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올해 3월 말을 재벌 지배구조 개편 마감 시한으로 정했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8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인적분할 뒤 합병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투자 및 핵심 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 또 현대글로비스 이사회는 현대모비스에서 분리된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과 합병하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총수 일가 지분은 29.9%다. 현재 정의선 부회장이 23.2%, 정몽구 회장이 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 구조에선 현대모비스가 핵심 고리다. 그런데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정 부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려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합병된 현대글로비스의 총수 일가 지분을 모두 기아자동차에 매각한 뒤,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모두 총수 일가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앞서 거론한 순환출자 구조는 끊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 방침에 부응하는 셈이다.
게다가 이렇게 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피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을 총수 일가 지분 비율 2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총수 일가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 가운데 10% 이상을 어차피 팔아야 한다는 것.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총수 일가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는데 쓰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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