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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당은 통합진보정당으로, 민주당은 야권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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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당은 통합진보정당으로, 민주당은 야권연대로"

[기고] 야권통합론을 비판한다

범 민주당 세력이 야권통합=야권단일정당 건설에 동참하라고 진보정당들을 압박하고 있다. 야권통합이 국민의 명령이며 2012년 총선, 대선 승리의 유일한 길이라면서 말이다.

영화배우 문성근 등이 주도하는 '백만 민란'의 "야! 합쳐"를 시작으로 몇몇 시민운동가들의 '내가 꿈꾸는 나라'에 이어 최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의 '(가칭)혁신과 통합'이 바로 그들이다. 이에 뒤질세라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8월 20일 희망시국대회의 연설을 통해 "팔을 내놓으라고 하면 팔을 내놓고 눈을 내놓으라고 하면 눈을 내놓겠다"며 제법 비장하게 야권통합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념도 가치도 정책도 문화도 방식도 다른 정당들이 하나로 합치는 게 바람직한가? 그리고 가능한 일인가?

우선, 이념에서 민주당의 중도자유주의+중도보수주의와 민주노동당의 진보민주주의, 진보신당의 사회민주주의, 참여당의 진보자유주의는 편차가 크다. 국가권력과 생산수단의 소유문제나 자본주의시장경제를 대하는 입장이 다르다.

둘째, 가치에서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은 노동존중, 자주평화, 보편복지, 생태환경의 실현 방도와 이를 가로막는 외세와 재벌에 대한 태도가 분명히 다르다. 지난 10년의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한계와 오류는 어려운 조건과 더불어 민중을 위한 철학의 빈곤에 기인 한 바 적지 않다.

셋째, 그리하여 정책에서 민주당은 98년 IMF의 강요에 따라 정리해고제를 입법화해 지금 한진중공업사태를 초래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자연유산을 미국의 대 중국 견제의 희생양로 삼아 평화, 생태, 공동체를 파괴하는 제주 강정 해군기지를 승인하고 집행한 바 있지만, 진보정당들은 그로 인해 피해 입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대변해 줄곧 싸우고 있다.

넷째, 조직운영원리에서 민주당은 당직-공직 후보로 출마하는데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까지 들고, 지역위원장이 대의원을 지명하고 그 대의원들이 다시 총선후보를 선출하는데 반해, 진보정당들은 돈 한 푼 없어도 출마할 수 있는 선거공영제를 실시하고 모든 후보를 당원들의 손으로 뽑고 당비로 운영한다.

다섯째, 활동방식에서 민주당은 4년 내내 다음 선거의 당선을 위해 득표 위주로 활동하지만, 진보정당들은 일상시기 민중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는 다양한 대중정치활동을 벌이면서 선거 시기의 득표활동을 결합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내 활동을 위주로, 진보정당은 원내외 입체투쟁을 자신의 활동노선으로 삼고 있다 할 것이다.

이렇게 당을 함께 하기 어려운 조건인데도 "야권연대로는 총선시기 후보단일화가 어려우니 야권통합당을 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파등록제에 기초한 야권통합당이나 야권선거연합당을 고안해 마치 진보정치의 정체성과 독자성이 보장되는 것인 양 호도하고 있다.

과거 평민연, 민연, 신민연, 통일시대국민회의 등 재야입당파, 386 인사들이 민주당에 숱하게 들어가 진보정파를 형성해 진보 목소리를 제대로 냈는가? 의원 뺏지를 달려고 뿔뿔이 흐터져 보수계파 수장 밑에 줄서지 않았는가? 비정규직법, 한미FTA, 이라크파병, 평택 미군기지 이전확장, 대북송금특검 등이 추진될 때 언필칭 그들 진보인사들이 무엇을 했는가?

정파등록제에 기초한 야권통합론은 반 한나라당을 명분으로 한 중도세력의 진보세력 흡수전략에 다름 아니며 진보정당을 보수야당내의 한낱 계파로 전락시키는 어리석은 짓이다. 97년 국민승리21 이후 지난 14년의 노동자,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역사를 부정하고 진보정치의 소멸로 귀결되는 한국정치의 명백한 후퇴이다.

진보정당들이 야권통합당에 합류하면 진보세력이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전혀 사실에 부합치 않는 장미 빛 환상이다. 현재의 정치세력관계에서 공고한 지역주의에 기반 한 민주당을 진보 주도의 야권통합당으로 일대 혁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구호로 외칠 뿐 보편복지, 자주평화와 관련한 정책이나 진보세력에게 파격적으로 양보한다고 자랑하는 정파등록제를 당론으로 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민주당 내의 어느 계파이고 2012년 총선후보 양보 의사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야권통합당으로 한나라당정권을 교체한다 하더라도 중도자유주의세력이 주도하는 그 집권여당은 향후 세계경제위기와 불안정한 동북아정세의 도래로 또 다시 고통 분담을 호소할 게 뻔하다. 이럴 때 강력한 진보야당 없이 어디에서 우리 민중과 민족의 요구와 이익을 온전히 대변할 수 있단 말인가.

진보정당들이 공식 거부하는데도 야권통합당을 계속 부르짖는 이유가 무엇일까? 시민사회 상층인사와 진보 개혁적 국민 층을 조금이라도 더 견인해 한나라당 대 민주당의 양강구도로 가겠다는 의사의 표현이다. 여기에 안타깝게도 일부 진보인사들이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또 다시 민주당에 대한 신 비판적 지지로 화답하는 것이 현재의 야권통합 움직임이다.

과연 온갖 이질성으로 말미암아 끊임없이 분열갈등을 일으킬 야권통합당 건설이 국민의 명령인가? 선거 때 1명의 반 한나라당 후보를 만들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 아닌가. 야권통합론은 2012년 총선 연대연합에서 민주당이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에게 지역구 후보를 양보하기 싫어 벌이는 정치적 사기다.

야권통합이 아니라 야권연대를 통해 얼마든지 국회 과반 의석확보도 정권교체도 가능하다. 관건은 민주당-친노그룹이 기득권을 버리고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에 2012년 총선후보를 일정하게 양보할 수 있느냐 이다. 대선구도 속의 총선이므로 대권주자들이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그렇지 않고서 야권연합-정권교체를 운운하는 것은 거짓에 가깝다.

민주당-친노그룹은 진보대통합을 인정하고 야권연대연합에 성실히 임해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진보적 정권교체의 길로 가기 바란다. 그 이전에 당면한 한진중공업사태 해결,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저지, 한미FTA 비준 반대 등에서 올바른 야권연대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낮은 차원의 공동대응에도 무성의하면서 어찌 당을 같이 할 수 있단 말인가.

민주노동당은 노동사회, 시민사회와 함께 진보신당과의 통합을 우선 추진하면서 성찰, 좌회전하는 국민참여당까지 합류시켜 강력한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할 것이다. 이를 기초로 민주당 등 중도자유주의세력과의 올바른 연대연합으로 2012년 총선에서 독자적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야권 전체의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대선에서 과거 민주당 정권 보다 발전된 진보적 정권교체를 반드시 실현할 것이다.

53년 체제, 87년 체제, 9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쟁에서 평화로, 형식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로, 신자유주의와 사회양극화에서 노동존중과 보편복지로 전환, 민생 민주 평화를 실현하는 2013년 체제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만이 아니라 정치혁신이 필요하다. 그 실현 경로는 야권통합당이 아니라 진보대통합당과 야권연대연합이 가장 바람직하고 현실적이다. 그런 점에서 진보가 주도해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참여당은 진보대통합의 대상이고 중도가 주도해 진보의 실종을 초래할 우려가 큰 민주당은 야권연대연합의 대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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