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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MB부인 명품백 3만달러,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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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두언 "MB부인 명품백 3만달러, 사실이었다"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 전후 상세 증언…"MB, 구속될 것"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과거 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이, 김윤옥 전 영부인의 '명품 백 뇌물'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 전 의원은 앞서 자신이 언급한 "경천동지할 일" 가운데 이 일이 포함된다고 인정했다.

정 전 의원은 2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MB 정부가 결국 이런 꼴을 보이고 MB가 구속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MB 정부 탄생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저는 책임이 있다"며 "저는 사실 사과드리고 싶고 또 면목이 없다"고 우선 자세를 낮췄다.

정 전 의원은 전날 <서울신문>이 보도한 김 전 영부인의 명품 백(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경천동지 할 일 3가지 가운데 하나가 맞다"고 했다. 전날 <서울신문>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김 전 영부인이 미국의 한 동포 사업가로부터 에르메스 가방과 현금(미화) 3000여 만 원 해당액을 수수했고, 이를 눈치챈 언론계 인사 등이 접근하자 당시 MB 캠프에 몸담았던 정 전 의원이 무마하기 위한 각서를 써줬다고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에르메스 가방인지는 그 당시 몰랐고 '명품백에 3만 불을 넣어서 줬다. 그것을 그냥 차에다 처박아 놓고 있다가 두 달 만에 조금 얘기가 들리니까 돌려줬다'고 제가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의원은 가방과 금품을 받았다가 돌려주게 된 경위에 대해 "벌써 저한테도 찾아왔으니까 말이 나오지 않았겠느냐"며 "(김윤옥에게 가방과 금품을) 준 사람이 뉴욕에 사는 교포인데 그걸 또 교회에서 떠들고 다녔나 보다. 그러니까 교회에 있는 사람들이 그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고 퍼져나갔을 것 아니냐. 그 얘기를 들은 뉴욕 교포, 신문 하는 사람이 그걸 들고 한국으로 와서 모 월간지 기자하고 같이 월간지에 쓰기로 한 것이고 그 월간지 기자가 캠프로 (나를) 찾아온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제가 판례를 보니 돈을 받았는데 5일 만에 돌려줬는데 받은 걸로 취급해서 몇 년 형을 산 경우가 있더라. (그런데 가방을) 두 달 후에 돌려줬다는 것은 돌려준 게 아니라 받았다고 법적으로는 해석"이 될 상황이었다며 "확인해 보니까 사실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게 보도가 나가면, 당시 경선이 끝나고 대선 와중인데 후보 부인이 명품백에 3만 불 돈 들어있는 것을 받았다고 하면 진짜 뒤집어진다(고 할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제가 등에서 식은땀이 나더라. 그래서 그 기자를 붙잡고 통사정을 하고 '원하는 게 뭐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동포 사업가와 월간지 기자 측의 요구 사항에 대해 "자기 사업 도와달라. 그리고 자기가 MB 캠프에서 못 받은 돈이 4000만 원 있다"는 것이었다면서 "일종의 협박을 하는 것이었는데, (4000만 원) 그것은 그냥 급하니까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줬고, 그것보다 더 큰 걸 요구했는데 '정권 잡으면 자기 일을 몰아서 도와달라'는 말도 안 되는 각서였다. 무슨 효과도 없는 각서인데 그냥 무마용으로 써줬다"고 했다.

그는 부당한 요구를 자신이 수락한 이유에 대해 "저는 선거에서 가장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인데, 선거에서 이기는 일이 제 일인데 선거에 질 일이 생겼는데 그걸 막아야지 놔두는 게 제 할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다만 MB 본인이 당시 상황을 알았으리라고 보는냐는 질문에는 "MB는 몰랐을 것 같다"며 "제가 당시 그 확인을 여사(김윤옥) 쪽으로 했다"고 답했다. 그는 "그날 밤 (월간지 기자가) 찾아왔길래 놀라서 일단 사실 확인을 해야 되니 (MB의) 사위(이상주 씨)한테 전화를 했다. '이거 이런 일이 있는데 한번 확인해 봐라'고 했더니 놀랍게도 한 2~30분 후에 전화가 왔는데 '사실입니다'라고 답이 왔다. 그러니까 제가 얼마나 기가 막혔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개념이 없는 것"이라며 "(김윤옥이) MB한테 숨겼을 수도 있다. 그걸 알면 MB한테 얼마나 야단을 맞았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대선 이후 동포 사업가와 월간지 기자 측에서 각서에 쓰인 대로 약속 이행을 요구해 왔다면서 "그 사람들이 저를 찾아왔다. '약속대로 정권을 잡았으니까 도와달라' 그래서 제가 '알다시피 나는 지금 개털이다.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전화를 해놓을테니 문체부 차관한테 한 번 가 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그들이) 신재민 차관한테 갔더니 신 차관이 적당히 해서 돌려보냈더라. '다 경쟁입찰 하는 거니까 특별히 줄 수 없다'고 돌려보냈다"며 "그런 다음에 이 사람들이 청와대로 찾아갔더라"고 그는 전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이 사건 외의 2가지 '경천동지할 일'이 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다물었다. 그는 '나머지 두 가지도 김윤옥 전 영부인 관련이냐'는 질문에 "그건 그렇지 않다"면서 "여기서 두 가지 일까지 또 얘기해가지고. MB 구속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거기서 더 이상 제 입으로 뭘 위해를 가한다는 것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그는 MB가 다음날(22일)로 예정된 영장실실심사에 불출석하기로 한 데 대해 "판단을 잘한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는 끝끝내 자기가 무죄가 될 거라고 어리석게 판단하신 것 같은데, MB는 유죄가 될 거라고 판단한 것 같고 그래서 스타일은 구기지 말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가서 일일이 자기가 또 변명하는 게 모양새가 되게 우습지 않느냐"며 "스타일 구기기 싫은 것"이라고 했다.

MB가 구속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은 이랬다. "네. 본인까지 안 나타나는데 그걸 갖다가 판사가 불구속하면 그건 정말 이상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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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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