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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누가 '새빨간 거짓말'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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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누가 '새빨간 거짓말' 하고 있나?

성추행 감추려 '대국민 거짓말' 했나?

정봉주 전 의원은 2011년 말 벌어진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프레시안> 보도에 대해 12일 기자회견에서 "새빨간 거짓말",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레시안>이 정 전 의원의 기자회견이 열린 직후 만난 과거 측근의 증언은 누가 국민들을 상대로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관련기사 : [단독] 정봉주 측근 "그는 12월 23일 렉싱턴 호텔에 갔다")

2011년 1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정 전 의원을 밀착 수행했던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카페지기 '민국파'(카페 닉네임) 씨는 "2011년 12월 23일 정 전 의원을 여의도 렉싱턴 호텔 앞에 내려줬다"고 당시 상황을 매우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이는 렉싱턴 호텔에 들렀던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한 정 전 의원의 주장을 뒤엎는 내용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 9일 자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실을 최초로 부인했다.

"2011. 12. 23. 저는 렉싱턴 호텔 룸을 간 사실이 없고, 렉싱턴 호텔 룸에서 A 씨를 만난 사실도 없습니다. 따라서 렉싱턴 호텔 룸으로 A씨를 불러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는 12일 기자회견에선 보다 강한 어조로 부인했다.

"저는 2011년 12월 23일(금요일)이건 2011년 12월 24일(토요일)이건 간에 A씨를 만난 사실도 성추행한 사실도 없고, 그 전후에도 A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의도 렉싱턴 호텔 룸에서건 카페에서이건, 레스토랑이건, 레스토랑 룸이었건 간에 A씨를 만난 사실이 없고, 성추행한 사실이 없습니다."

그러나 '민국파' 씨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정 전 의원이)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약속이 있으니까 가야 한다'고 해서 갔다. 도착한 시간은 1~2시 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렉싱턴 호텔에 머문 시간은 "30분 정도였다. 길게 잡아 40분 정도"라고 말했다.

'민국파' 씨의 증언은 정 전 의원이 주장하는 12월 23일 동선의 허술한 대목을 파고든다. 먼저, 정 전 의원이 주장하는 12월 23일 일정을 정리하며 다음과 같다.


"검찰은 제게 2011. 12. 23.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는 내용의 2차 요구를 하면서, 수사관 5명을 제 자택으로 파견하였습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 저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오전에 민변 사무실을 방문하여 변호사들과 회의를 하고,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3월 9일 자 보도자료)

"그런데 바로 이날 어머니가 쓰러지셔서 하계동 소재 을지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저는 오후에 민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계신 을지병원으로 바로 이동해 어머니를 뵈었습니다."(3월 9일 자 보도자료)

"이후 저는 계속되는 강제 구인 등 검찰의 이례적인 태도에 분노하는 한편 두려운 마음도 있어 주로 '나는 꼼수다' 멤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들과 같이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중 늦은 오후 명진스님이 찾아와 손수 쓴 글 '탈옥하라 정봉주'와 책, 편지 및 염주를 주고 간 사실도 있습니다. 이후 저는 '나는 꼼수다' 멤버들과 인근 고기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3월 9일 자 보도자료)

"프레시안 기사가 언급하는 시간은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가 확실해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밝힌 바와 같이 그 시간에 명진스님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당시 관련 기사에 의하면 저는 23일 오후 2시 30분경 홍대 인근에서 명진스님을 만났고, 늦은 오후까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염주, 영치금 등을 선물로 받았습니다."(3월 12일 기자회견)

정 전 의원의 주장을 요약하면, 12월 23일 오전 민변 관계자들과 회의, 오후 을지병원 방문, 오후 2시 30분 이후 명진스님 등과 만남으로 이어진 일정을 소화했다는 것이다.

'민국파' 역시 정 전 의원이 이 같은 동선에 따라 이동했음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정 전 의원이 12월 23일 오전부터 민변 관계자들과 만난 장소를 서초동 민변 사무실이 아닌, 합정동 인근 카페로 특정했다. 당일 정 전 의원의 일정은 모두 합정동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도중 정 전 의원은 어머니가 쓰러진 소식을 듣고, 상계동 을지병원으로 이동했다. 잠시 어머니 병문안을 마친 뒤, 다시 합정동 인근 카페로 복귀하던 길에 정 전 의원은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약속이 있으니까 가야한다"며 방향을 여의도로 틀었다. 렉싱턴 호텔에 들른 시간은 오후 1~2시. 머물렀던 시간은 30~40분 가량이다.

이처럼 여의도 렉싱턴 호텔 방문 사실은 차로 함께 이동했던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민국파' 씨의 증언은 정 전 의원이 9일 자 보도자료와 12일 기자회견에서 왜 오후 3시 이후의 일정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는지를 설명해준다.

특히 여의도와 합정동은 차로 이동 시 10~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여서 정 전 의원이 '알리바이'에 의도적으로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국파' 씨는 이같은 증언을 하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당시 상황을 상세히 알고 있는 입장에서 "호텔에서 누구를 만났는지는 내가 알 수 없으니 얘기해줄 게 없지만, 호텔에 간 것까지는 알고 있는데, 그걸 부인하니 곤혹스러웠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나와 지지자들에게 정봉주는 소중한 사람이었고, 지켜주려고 노력했다"며 "그런데 내가 지지하고 아꼈던 사람으로 인해서 불미스러운 일로 고통을 받고, 또 용기 있게 폭로를 한 후에도 피해자가 마녀사냥식 2차, 3차 피해 입는 상태가 된 데 대해 제가 사과할 입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사과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민국파' 씨의 증언은 정 전 의원이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감추려 감당할 수 없는 거짓말을 부풀려가고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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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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