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내정자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병역면제 과정을 비롯해 최근 제기된 각종 의혹을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장인 한 내정자는 18일 오후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 6층 회의실에서 70여분 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허리 디스크로 인한 병역면제 과정과 자녀 명의의 임야, 배우자 명의 아파트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털어놨다.
그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등 자신감이 넘쳤으나 작고한 선친을 떠올리는 과정 등에서 세 차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디스크 발병 및 수술 경위 = 병역 면제의 원인이 된 허리 수핵탈출증(디스크)은 고대 법대 재학시절 미국식 개척자 정신을 배우기 위해 시작한 미식축구에서 비롯됐다고 한 내정자는 설명했다.
"모든 운동은 밀거나 상대를 쓰러뜨리면 반칙인데 이 스포츠는 그게 아니라 전쟁 수준이었다. 과격한 운동인데다 선배들이 미8군에서 얻어온 낡은 보호장구를 착용할 수밖에 없어 부상이 많았다"고 그는 말했다. "허벅지 근육 파열, 팔 다리 골절 등을 입은 친구가 많았고, 나 역시 삐어서 침 맞으러 가는 건 다반사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리디스크가 발병했다는 것. 처음에는 다리가 조금 당기는 정도였지만 미식축구를 그만둔 뒤 사법시험 준비 막바지에는 다리가 저릴 정도까지 악화됐고,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는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고 했다. "발병이 미식축구와 관련 있고, 이게 점점 악화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1981년 사법시험 합격 직후 통증을 참지 못해 서울대병원을 찾아 X-레이를 찍었더니 의사가 "너무 심해 교정이 안 된다"고 진단을 내렸다고 한다. 한 내정자는 "당시는 디스크 수술을 하면 평생 정상생활을 못한다고 할 정도의 통념이 있던 때다. 하지만 잠을 못 잘 정도에 허리가 S자로 휘어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시험 합격 뒤라 어차피 승진, 호봉, 인사 등 경력이 인정되는 법무관으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군을 기피할 이유가 없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서울대병원에 기록이 다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딸 명의 임야는 선친 뜻" = 두 딸을 둔 한 내정자는 자녀 명의로 된 경기 가평 임야에 대한 의혹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변호사였던 부친이 4년 전 작고할 때까지 5년간 병상에 있으면서 손녀들에게 임야를 물려주면 커서 당신을 기억하지 않겠느냐고 했다"며 "액수도 얼마 되지 않는 것이어서 증여세 대상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배우자 명의의 서울 용산 아파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내정자는 "부인 명의 아파트는 장인이 이사하면서 딸에게 증여한 주택을 판 돈으로 매입한 것으로, '당신이 받은 거니 당신 명의로 하라'고 해 명의가 그렇게 된 것"이라며 "증여세도 납부했다"고 말했다. 한 내정자는 용산에 두 채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검사로선 드물게 '상법' 전공 = 한 내정자는 자신이 검사로 임관한 이후 검사로서는 드물게 상법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해인 1981년 고대 법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1986년 졸업했다. 사법연수생과 초임 검사 시절 대학원을 다닌 셈이다.
한 내정자는 "50년 넘게 변호사를 한 선친이 과거보다는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고 해 상법을 공부했고, 그 중 회사법을 했다"며 "나 역시 법률가는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며, 그게 검사생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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