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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기업이 황제냐, 왕족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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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기업이 황제냐, 왕족이냐"

한진重 청문회, 조남호-한나라당 불참으로 결국 파행

한진중공업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2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예상대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한나라당 의원 전원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앞서 국회 환노위는 여야 만장일치로 이날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열기로 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사간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전원 불참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은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면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85호 크레인에 전기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빨리 내려오게 하기 위해 내가 지시했다"며 "내 책임으로 전기 못 넣는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사장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서 책임범위 안에서 책임지겠다"며 야당 의원들의 전기공급 등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 요구를 끝까지 거부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도 "190일 간의 갈등 끝에 현안에 대해서 합의를 이룬 이 상황에서까지 크레인 농성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김진숙 위원의 농성에 대해 비난했다. 이 장관은 전기 공급 등 인도적 조치 요구에 대해서도 "전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검토하겠다"고 끝까지 약속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전대 후보 전원이 재벌총수의 국회 출석을 주장하더니…"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조남호 회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조남호 회장 청문회인데 주인공이 안 나왔다. 책임있는 대기업 총수라면 당당하게 국민들의 대표인 국회에 출석해서 한진 경영의 실태를 밝히고 정리해고 이유를 설득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재벌들의 이런 태도는 의회가 필요 없다는 거다. 국회에 대한 능멸"이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월급사장은 나오고, 장관도 나오고, 노조 간부도 나오는데 재벌 총수는 못 나온다는 거냐"며 "대기업도 법 앞에 평등하다. 대기업이 황제냐, 왕족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조남호 회장은 앞서 여당 간사에게 출석을 약속하고 해외로 갔다"며 "국민을 무시하고 제왕이나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여당의 차기 대표 후보들이 전부 출석하라고 하는데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국회를 능멸하는 것에는 믿는 구석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믿는 구석이 어디냐? 청와대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청문회 개최에 대해 합의했던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불참한 것에 대해서도 정동영 의원은 "직전 국회의장인 김형오 의원까지 나서서 국회가 조사해야 한다. 조남호 회장이 해외로 나간 건 명백한 도피라고 얘기하지 않았냐. 그래서 만들어진 청문회가 이 자리인데 반쪽자리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바로 어제 다음 당 대표와 지도부가 되겠다는 분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조남호 회장, 재벌 대기업 총수는 국회 참석해야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냐"며 "그런데 오늘 여기 한나라당 의원은 한 사람도 안 나온 건 뭐냐"고 지적했다.

"YH사태로 박정희 정권이 무너졌다"

한진중공업이 김진숙 위원 등 농성을 계속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인도적인 조치도 하지 않는 문제도 지적됐다. 홍희덕 의원은 "작년 쌍용차 사태 때도 마찬가지로 전기, 물, 음식공급을 다 끊었다. 하지만 그래도 쌍용차엔 여성 노동자는 없었다. 또 사람이 땅을 밟고 있는 상태였다"며 "노동부 장관에게 즉각적으로 인도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도 "제네바 인권협약을 보면 전쟁 포로도 이런 대우는 못한다"며 "여성인 김진숙 위원이 농성하고 있는 크레인 아래 땅바닥은 용역들로 점거돼 있다. 밤이 되면 전기가 끊겨 깜깜하고 비바람에 덜덜 떨면서 지낸다. 사고 생기면 이재용 사장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태로 재벌대기업의 노동관, 사회통합에 대한 자세, 인간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총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YH 사태로 박정희 정권이 무너졌다. 한진중공업 사태가 이보다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도 "노사합의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청문회를 열기로 한 본질인 정리해고 문제가 정당한가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조남호 회장은 청문회에 반드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도 "오늘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정족수가 안돼서 의결할 수 없지만 조남호 회장의 불출석에 따른 고발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다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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