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호 타워크레인 아래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통해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이렇게 절규했다. 하지만 크레인을 둘러싼 용역 직원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크레인으로 오르는 계단에 몸을 묶고 농성을 하는 30여 명의 조합원들을 차례로 끌어냈다.
그 모습을 공장 밖 8차선 도로 반대편에서 지켜보던 100여 명의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원회 회원들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하지 말라, 물러가라" 등을 외쳤지만 안타깝게 바라볼 뿐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일부 가족대책위 회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내 고개를 돌렸다. 김진숙 지도위원도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만 볼수밖에 없었다.
오후 5시께 용역 직원들은 농성 중인 조합원 중 70여 명을 끌어내렸지만 인명피해 가능성 등을 고려해 철수했다. 현재까지(오후 6시) 노조원들은 생활관(70명)과 85호 크레인(30명) 등 두 곳에 나눠져 농성 중이다.
ⓒ노동과세계(이명익) |
일부 조합원, 크레인 계단에서 농성 이어가
대규모 정리해고 문제로 6개월 넘게 총파업과 직장폐쇄 등으로 갈등을 빚은 한진중공업 노사가 27일 오후 1시께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내 식당에서 노사협의이행합의서에 서명했다.
노사가 합의한 것은 총 4가지. 해고자 중 희망자에 한해 정리해고 이전 회사에서 실시한 희망퇴직 처우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단 정리해고에 관한 사항은 노사가 향후에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사실상 노조가 그간 요구해온 사측의 대규모 정리해고 철회안을 철회하는 셈이다.
민·형사 및 진정 사건과 관련해서는 노사 쌍방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또한 징계 등 인사 조치는 조합원에 한해 면제하기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타임 오프 및 현안 문제 등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전향적으로 개선토록 노사가 계속 협의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과 관련해서는 노조에서 책임을 지기로 합의했다.
노사는 이 같은 안에 합의하고 이날 영도조선소 안 생활관에 머물던 노조원이 모두 퇴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정리해고 철회가 빠진 협상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거를 거부하고 계속 농성 중이다.
오후 2시 30분께 부산지법 집달관과 용역 직원 300명이 퇴거를 요구했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를 거부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30여 명의 조합원들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타워크레인 중간 부분에 텐트 등을 설치하고 장기농성에 돌입했다. '정리해고 박살내고 노동자 생존권 쟁취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내걸었다.
▲ 노란 모자를 쓴 용역 직원들이 밧줄에 몸을 묶고 농성 중인 노조원을 끌어내리고 있다. ⓒ노동과세계(이명익) |
ⓒ노동과세계(이명익) |
▲ 김진숙 지도위원. ⓒ노동과세계(이명익)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