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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재생에너지 예산 집행 패러다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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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재생에너지 예산 집행 패러다임 바꿔야

[햇빛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⑥

햇빛발전소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 설비'다. 온실가스를 내뿜지 않는 깨끗한 청정 햇빛 전기는 생산이 먼저고, 생산된 이후에야 생산자가 스스로 소비하거나 지역에서 소비한다. 물론 이같은 생산의 주체는 사람이다.

우리는 지금 사업의 주체, 경제활동의 주체가 사람이 아니라 법으로 만든 허깨비 인격, 즉 법인(法人)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은 그저 영리회사 법인의 돈을 벌어 주는 소모품 기계에 불과하다. 법인이 주인인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기괴한 일들, 극단의 양극화와 풍요 속의 빈곤 현실에 대해서는 더 설명하지 않겠다.

우리는 이제 이런 말도 안 되는 세상을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영리회사 법인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국민이다. 주인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영리회사 법인의 세상을 사람 세상으로 바꿔야 한다.

햇빛발전 등 해·바람·물·바이오가스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 예산 투자 또한 기후 독가스인 핵-화석연료 기득권 동맹의 법인 중심에서 직접 '생산자'인 인민으로 초점을 이동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민이란 말이 나오자마자 거부감부터 드는 사람이 혹시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바로 이 같은 거부감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유와 해방을 되찾아야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다. 인민이란 말은 대한민국 헌법 초안에서도 사용했고, 정부 수립 후에도 이승만조차 대통령 공식 담화문에서 버젓이 썼던 말이었다. 인민이란 말의 역사에 대해서는 2014년 8월 15일 자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 더 늦기 전에 한발짝 행동으로, 동무 만만세!)

햇빛발전은 '생산'이 주체가 아니라 '생산자 인민'이 주인 주체다. 당연히 햇빛발전은 '햇빛발전소' 용량의 숫자 증가 이전에 햇빛 생산자인 인민의 참여 숫자 확대를 목표로 삼는 것이 우선이다. 햇빛발전 '용량'의 확대는 인민의 '생산자' 참여 확산 결과다. 100% 재생에너지 체제로의 전환도 생산자 인민의 인식 전환과 행동 결과다.

에너지 주권자의 인식 전환부터

핵발전은 한 번 발전을 시작하면 고장이 나지 않는 한 중단할 수가 없다. 그래서 심야에는 핵발전 전기가 남아돌게 된다. 이처럼 낭비되는 심야 핵발전 전기를 활용하기 위해 한전이 만들어낸 사업이 양수발전 사업이고 심야전기 사업이다.

핵발전 심야 전기를 헐값으로 값싸게 공급하자 심야 전기 난방 가구가 급격히 늘어났다. 급기야 핵발전으로는 심야 전기 난방 수요를 채울 수 없게 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심야에 화석연료 발전소를 가동시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에너지 소비는 더욱 늘어났고, 심야 전기 요금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

소비에 초점을 둔 에너지 정책은 이런 기괴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아직도 이런 소비를 부추기는 정부 에너지 예산 투자 사업은 영화 터미네이터의 로봇 기계처럼 그저 프로그램된 관행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중앙정부의 주택투자 사업, 건물투자 사업, 지역투자 사업, 태양광 대여 사업 등과 서울시 미니태양광 사업 등이 모두 다 그렇다. 전기소비를 부추기는 실패한 사업임이 명백함에도, 정권이 바뀌면 '그린홈 100만호 사업'이 '주택지원 사업'으로 이름만 바뀌어 계속 이어진다.

생산에 초점을 둔 제대로 된 사업은 유일하게 공급의무화(RPS) 사업 하나뿐이다.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 냉난방하는 것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 관점에서는 미친 짓이다.

전기는 1차 에너지인 우라늄, 석탄, 가스, 석유 등을 태워 물을 데우고 터빈을 돌려 만들어내는 아주 고급의 에너지다. 열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1차 에너지의 3분의 1정도만 전기에너지가 된다. 나머지 3분의 2는 온실가스로 하늘로 날라가 기후변화를 일으킨다.

때문에 냉난방은 1차 에너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기후변화 대응 행동이다. 물론 단열과 에너지 효율화로 주택건물의 에너지 투입을 제로에 가깝게 하는 패시브하우스의 보급 확대가 우선이다.

문재인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지금, 우선 재생에너지 예산 집행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초고속 자살 열차에서 탈출해 수천만 개의 자전거로 바꿔 타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후재앙의 절벽을 향해 달려가는 기존의 구형 가속 열차에 헐레벌떡 올라타는 자살 탑승 정권 하나가 더 추가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제도에 에너지 주권자인 인민은 개념조차 없었다. 인민은 그저 '소비자 시민'으로 갇혀 있어야만 했다.

'3020 정책'을 초과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은 이미 갖추어져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에너지 주권자를 에너지 소비자에서 에너지 생산자로 해방시키는 발상의 전환부터 시급한 것이다.

햇빛 생산자도 늘리고 일자리도 늘리는 투자가 되려면? 사회적경제!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관료경제의 규모는 GDP(2017년 약 1.5조 달러)의 3분의 1(2018년 총예산 약 430조 원, 0.4조 달러)에 육박한다. 그만큼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정부 예산의 역할은 크다.사업자 법인을 중심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낡은 구체제 산업화 패러다임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파괴를 극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일자리를 만드는 새로운 경제활동 방식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회적경제다.

사회적경제는 사람이 주인 주체인 경제다. 사업 이전에 사람이 먼저이다. 실명의 인간관계, 인민의 연대를 기반으로 사업을 벌이는 사람 중심의 경제다.

사업이 망하면 주식회사 법인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가차 없이 해고된다. 사회주의는 체제 자체가 붕괴된다.

그러나 사회적경제는 어떤 특정 사업이 망하면, 조합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출자금을 다시 걷어 실패를 디딤돌 삼아 경쟁력 있는 새로운 사업을 벌인다. 이윤 극대화와 사업 초과 달성이 지상 목표가 아니라 사람 그 자체가 목표이기 때문이다.

정부 수립 70여 년 동안 한국의 관료조직과 관료경제는 경제성장과 산업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그래서 세계에서 손꼽는 산업화와 서구화를 이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법인 영리회사 중심의 국가 예산 집행은 이제 일자리도 늘리지 못하고 불평등도 개선 못 하는 말기 암에 걸렸고, 불임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세상은 변했고, 자본주의도 변했다. 이른바 글로벌 대기업 대표들이 앞장서서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세상이 되었다.

모든 경제활동의 중심에 에너지 문제가 있다. 에너지는 한 사회와 국가의 핵심 주춧돌이다. 지금 우리는 낡은 핵-화석연료 에너지 독재 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햇빛에너지 민주주의 체제를 만드는 출입구 앞에 서 있다.

문재인 정부의 '3020 정책'은 그런 햇빛 민주주의 체제의 출입구 문을 활짝 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전거를 촛불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법인 사업자 배만 불리고 일자리도 만들지 못하는 불임의 예산 투자와 행정 편의주의는 이제 중단해야 한다.

촛불로 만든 문재인 정부가 5000만 햇빛 생산자들의 자전거 물결과 함께 에너지 민주주의로 힘차게 나아가는 상상이 현실이 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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