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화재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이어져서 국민의 안타까움과 슬픔이 매우 크다"며 "안전을 뒷전으로 여기거나 비용의 낭비처럼 여겨왔던 안전 불감증이나 적당주의야말로 우리가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적폐"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안전 불감증'에 대해 "근본 원인을 따지자면 압축 성장에서 외형적인 성장에 치우치면서 안전을 도외시했던 우리의 과거에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룩한 고도성장의 그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 야당이 잇따른 화재에 대해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점을 염두에 둔 듯, 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안전한 나라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대두된 이후에도 우리는 안전을 강화하는 데 마음을 모으지 못했고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지자체, 국회, 정치권 모두 공동 책임을 통감하면서 지금부터라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마음을 모아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구체적인 안전 관리 책임이 지자체에 있거나 국회의 안전 관련 입법이 지체됐다 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최종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화재를 계기로 다중 이용 화재 취약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함께 화재 안전 대책을 새롭게 세워주길 바란다"며 청와대에 '화재 안전대책 특별 TF'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부처, 공공기관, 지자체,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TF는 다중 이용 화재 취약 시설에 대한 전수 조사 수준의 실태 조사를 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단기 대책으로 "정부 차원에서 시행령의 개정만으로 할 수 있는 안전 강화 조치와 이미 마련된 안전 관련 규정을 철저하게 시행하라"고 주문했고, 중장기 대책으로는 입법 과제를 검토하거나 국회에 입법 촉구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그밖에 강화된 화재 안전 대책을 기존 건축물에 소급 적용할 경우, 건물주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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