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가 '북한이 관여한 사이버테러'라고 공식 발표하자 한나라당은 '안보 무능론'이 불거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4일 공식 논평을 내고 "사이버상이지만 북한이 우리 측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공격을 해 온 것은 심각한 도전행위"라며 "우리는 먼저 북한에게 이같은 도전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행위가 되풀이된다면 이를 전쟁행위나 마찬가지로 간주해 응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대한민국 국가기관, 공공기관을 끊임없이 위협하던 북한의 사이버테러가 이제 일반 국민들이 거래하는 금융 전산망까지 침투하게 됐다는 점에서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한나라당은 북한의 사이버테러가 국가 안보는 물론이고 기업과 개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온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정부도 사이버안보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제2, 제3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특히 국가 기밀,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기관, 주요 핵심기관 관리자들에 대한 점검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안 대변인은 "정부와 군은 이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는 사이버 테러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사이버상에서도 물 샐 틈 없는 대북 경계태세를 갖추기를 거듭 당부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태 당시 반응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당시 한나라당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도 "추가 도발시 응징"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사태를 맞았다. 이 때도 추가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번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의 검찰 발표에 대해 "근거가 빈약하다"는 등의 반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북한 소행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추가 도발시 응징이라는 말만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검찰, 한나라당의 주장대로라면 우리 정부는 지난해 3월 천안함 침몰 사태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 셈이다.
못하는 게 없는 북한…"지미 카터의 북한 방문, 빈 라덴 제거 부탁?"
검찰이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지만 충분한 간접 증거와 정황을 확보했다"며 북한 소행으로 규정한데 대해서도 각종 패러디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여지껏 적화통일 안 된 게 신기할 뿐(210.183.***.135)", "일본 원전사고도 왠지 북한소행 같은데...(121.164.***.171)", "내가 북한이었으면 한국은행 마비시켰을듯 (220.68.***.240)", "전에 2차 DDOS 때도 북한 소행이라고 하는 바람에, 그 뒤에 수사가 멈춰버렸지 않나요? 진짜 원인을 찾아야 예방이 될텐데, 저렇게 북한 탓만 하고 넘어가면, 다음에 이런 일 안생길까요? 걱정이네요(180.231.***.101)"라는 식의 반응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지미 카터가 북한 방문한 게 빈 라덴 제거해달라고 부탁하러 간듯(118.32.***.209)"이라는 촌평을 해 실소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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