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최대 주주인 현대중공업이 울산 동구청장 보궐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원도지사, 김해을 보궐선거가 불법, 관권 선거 논란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울산에서까지 전직 여당 대표가 연루된 '선거 잡음'이 또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25일 "민주노총 등을 통해 들어온 제보를 종합해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사측이 관리자들을 앞장세워 노동자들에게 한나라당 후보 지지를 노골적으로 강요하는가하면, 부서장들은 직접 일 대 일로 노동자들을 면담까지 하며 한나라당 후보를 찍으라고 거의 협박하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이는 봉건시대에나 있을 법한 충격적인 일이다. '현대'란 브랜드명이 가증스럽기까지 하다"라며 "사측과 노동자를 머슴과 상전의 관계로 착각하지 않는 이상, 어떻게 민주사회에서 이런 전 근대적 행태가 버젓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대변인은 "현대중공업의 실질적인 오너가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란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며 "현대중공업 사측에 의한 조직적인 선거개입 의혹은 결국 한나라당의 실세의원 중 한사람이자,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에 대한 의혹으로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의혹이 더 커지기 전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즉각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며, 한 점 과오라도 있다면 동구주민들께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 동구는 정몽준 전 대표가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되기 전 내리 5선을 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정 전 대표는 이 지역에 기반을 둔 현대중공업의 최대 주주며, 현대중공업 노조는 한나라당 임명숙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발표된 코리아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울산 동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임명숙 후보(33.8%)와 야권 단일후보인 민주노동당 김종훈 후보(30.1%)는 오차범위 내(±4.4%)에서 다투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울산 동구청장 보궐선거는 전임인 한나라당 소속 정천석 전 구청장이 여론조사 조작을 위해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이뤄진 선거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