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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2연승, '실력'인가 '알박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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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2연승, '실력'인가 '알박기'인가

김진표 "유시민, 경기지사 선거 반면교사 삼아 통합 약속해야"

유시민은 유시민이었다. 협상 결렬의 위기를 여러 차례 겪으며 결국 국민참여당 후보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경남 김해을의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어냈다.

경선 방식을 놓고 민주당과 험한 줄다기리를 계속해 오다 끝내 자신의 당초 요구인 여론조사 100%를 얻어냈다.

오차범위 내에서 진 민주당 '패닉'

12일 이봉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자 민주당은 "경선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인다"고 논평했다. 공식적으로는 깨끗하게 승복한다는 것이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은 일관되게 야권연대에 임해왔던 자세로 이명박 정권 심판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야권의 단결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이백만 대변인은 "본선 당선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백만 대변인 역시 "참여당은 김해을뿐만 아니라 분당을, 순천, 강원 등 재보선 주요 4곳에서 야권의 연합후보가 모두 승리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공동 선거운동을 다짐했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민주당의 속내는 시끄럽다. 경선 결과에 크게 충격받은 분위기다. 민주당에서는 내심 곽진업 후보의 경선 승리를 조심스럽게 자신하는 분위기가 다수였다. 출발은 늦었지만 곽진업 후보의 인지도가 상승세에 있고, 협상 과정에서 유시민 참여당 대표 등이 보여준 모습에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발표한 정례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시민 대표의 지지율은 한주 전에 비해 3.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대선주자의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지만 리얼미터 측은 이를 놓고 "야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유 대표와 참여당의 고집에 대한 실망이 반영돼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여론조사 100% 경선"을 수용한 곽진업 후보의 기자회견 자리에 배석해 "(곽 후보의 결단을) 고맙게 생각하고 지지한다"고 말한 것도 민주당의 기대감을 높여 놓았다.
▲ 김해을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유시민 대표. ⓒ연합뉴스

그런데 졌다. 그것도 쉽지 않았던 야권연대 협상 과정에서 "알박기", "떴다방 정치", "분열주의자"라고 스스로 거칠게 비판한 유시민 대표에게 졌다. 점잖은 정치 스타일을 가진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협상 결렬의 위기에선 "욕망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유 대표를 공격했었다.

그것도 또 근소한 차이로 졌다. 시민단위 4곳과 야4당의 합의에 따라 김해을 경선에서 각 후보가 얻었던 구체적인 퍼센티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날 <연합뉴스>는 "이봉수 후보가 43%, 곽진업 후보가 40%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오차범위 내의 격차였던 것이다. 경선 관리위원장이었던 백승헌 '희망과 대안' 공동운영위원장도 "상당한 접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지사 경선 패배에 이어 '또 유시민에게 졌다'는 상실감이 민주당 내에서 증폭되는 이유다. 벌써부터 "김해을 선거가 단일화를 하고도 김문수 지사에게 졌던 지난해 6월 경기도지사 선거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김진표 민주당 후보와 유시민 후보의 격차는 0.96%포인트였다.

김진표 "유시민, 알박기 정치로는 큰 전쟁서 못 이겨"

스스로 '분열주의자'로 규정한 사람과 함께 손 잡고 국민의 지지를 호소해야하는 데 대한 민주당의 감정적 거부감은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드러난다. 김 의원은 김해을 단일후보 선출 이후 국회 정론관에 나와 "유시민 대표는 김해을 재보선의 확실한 승리를 위해 민주당과의 통합을 우선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유 대표를 향해 "(단일후보가 되고도 본선에서 졌던) 경기지사 선거를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유 대표는 '내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태도로 남의 탓이나 하기 이전에 패배의 원인이 스스로에게 진짜 없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의 정치'가 진정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며 '알박기 정치'로는 작은 전투에서는 이길지 몰라도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통 큰 정치가 '지면서도 이기는' 바보 노무현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여전히 유시민식 정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런 주장에 대해 민주당 내 공감대가 상당히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김해을 선거에 과연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정치는 결단이며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지도자가 아니"라고 압박했지만 김 의원의 주장대로 유시민 대표가 '통합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할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다.

야권의 단일후보 경선이라는 1차 관문에서 승리를 거머쥔 유시민 대표가 이런 악조건을 딛고, 끝까지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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