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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한파, 文정부 2년차는 '탈석탄 동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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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한파, 文정부 2년차는 '탈석탄 동맹'으로

[초록發光] 환경운동가 출신 장관, 시험대에 올랐다

북미 지역은 꽁꽁 얼어 버렸고 호주는 절절 끓고 있다. 미국의 한 지역은 체감 기온이 영하 70도에 달하고 있고, 지구 반대편 호주는 43도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이제는 전문가들이 나와서 그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한국도 이번 주 내내 엄청난 추위가 계속 될 것이라고 예보되고 있다. '자연의 복수'는 이제 뚜렷해지고 있고, 점점 무자비해지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심은 아직 멀리 떨어져 있다. 최근 모 대학에서 경제학 강의에 밀려 기후변화 강의가 폐강될 위기에 처해졌던 일에 충격을 받은 교수가 대학을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는 극적인 사례일지 모른다. 그는 언론을 통해서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문제가 기후변화라는 글을 기고했으며, 대학을 그만두면서도 다시 강조했다. 외부자의 시선에서 한국 사회를 관찰하고 냉철한 그러나 애정 어린 비판과 조언을 해왔던 경희대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였다.

그의 충격과 실망이 새삼스럽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익숙해지고 무감각해질 일은 결코 아니다. 지난 겨울 독일 본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에서 많은 국가들이 '탈석탄 동맹'을 결성하며 2050년까지 석탄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자리에 한국은 빠져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했던 신규 석탄발전소 9기 건설 계획을 재검토한 결과, 2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건설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오히려 석탄발전소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노후 석탄발전소를 폐쇄해도 그렇다. 또 그만큼의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역주행이다.

'촛불 혁명'을 통해서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탈핵 에너지전환을 내세웠을 때, 많은 이들이 놀라워하고 환호했었다. 또 그만큼 보수 진영으로부터는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 환호와 비난 모두에게서 간과되고 있는 쟁점이 있었는데, 한 쪽으로 치워져 있던 기후변화 이슈가 그것이다. 작년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 내놓은 100대 국정과제 중에 기후변화 관련 과제가 하나 포함되었다. 그 자체는 다행스러운 것이지만, 과제 목표를 보면 "상당한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이라고 모호하게 표현하였다.

모호한 표현 속에 스며든 고민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임기 내에서는 늘어나지만 점진적으로 핵발전소를 줄여나가겠다는 정책은 적어도 현재의 국면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전 정부는 2016년 말 2030년까지 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BAU란 추가적인 정책 도입 없을 경우에 예상되는 배출전망이다). 발전부문은 2030년 BAU 3억3300만 톤에 19.4%를 줄여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폐쇄해나가겠다는 핵발전소를 대신할 전원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그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 정부가 작년(2017년) 말에 발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8차 전기본)과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이다. 이 계획에 의하면 2030년에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망치(BAU)인 3억2200만 톤에서 26.4%가 줄어든 2억3700만 톤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이는 전원별 발전량 비중에서 원자력과 석탄이 각각 30.3%와 45.3%(2017년)에서 23.9%와 36.1%(2030년)로 줄어드는 대신, LNG와 신재생에너지가 각각 16.9%와 6.2%(2017년)에서 18.8%와 20%(2030년)으로 증가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핵발전소를 점진적으로 줄여가면서도 동시에 석탄의 발전 비중도 줄이고, 대신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증가시킴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한다는 전략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향은 바람직하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몇 가지 꼼꼼히 점검할 것들이 있다.

우선 8차 전기본이 각 년도별 발전량(혹은 비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변화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할 수 없다. 임기 안에 늘어나는 석탄발전소들 설비용량을 보면, 임기 안에서는 배출량이 증가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산업부가 발전량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예측치를 공개한다는 약속을 지켜서,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두 번째는 8차 전기본에서 제시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비율인 BAU 대비 26.4%가 과장된 것이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2030년 배출전망치인 3.22억 톤은 수요 전망이 과장되었다고 스스로 비판하고 있는 제7차 전기본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나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즉, 7차 전기본이 8차 전기본보다 최대전력 기준으로 11% 정도 과잉 예측되었고, 이에 따라서 조정된 8차 전기본을 기준으로 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도 낮아져야 한다.

필자의 대략적인 계산으로는 2030년의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 전망(BAU)은 2.76억 톤으로 추산된다. 산업부는 8차 전기본에서 2030년의 배출 목표량을 2.37억 톤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감축량은 0.39억 톤, 그리고 감축율은 14.1%에 불과하다. 정부가 제시한 0.85억 톤, 26.4%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런 과장을 몰랐다면 정부의 무능이고, 알아도 그랬다면 기만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과장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이유는 2016년에 발표된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서 제시된 과잉 전망된 BAU을 아직 바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정․보완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명확히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가 2016년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의 요약문만 공개하고, 아직까지도 원본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얼마나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정부 밖에서 독립적으로 감시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 점도 하루 속히 바로잡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앞서 추산해본 0.39억 톤(감축율 14.1%)가 최선인가 하는 질문을 생각해보자.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기후변화의 혹독함이나 기후변화 파리협정이 목표로 삼은 2℃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중에 중단기적 차원의 한 방안이 LNG 발전을 늘리고 석탄 발전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8차 전기본에서 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는지는 의문이다.

2030년의 각 발전원별 연평균 가동율(추산)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부정적인 답을 얻게 된다. 총 39.9GW 용량의 석탄발전소는 65.0%의 가동율이 예상되는 반면, 총 47.5GW 용량의 LNG의 가동율은 28.4%에 불과하다. LNG발전의 가동율이 석탄발전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다(아래 그림 참조). 참고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LNG 발전의 가동율을 60%까지 증가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석탄발전에 비해 가스발전의 단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절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석탄발전량을 줄이고 LNG 발전량을 늘인다면 중단기적으로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크게 감축시킬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LNG 발전의 가동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발전원간의 상대가격의 조정을 포함하여)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전력수요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이용 비중을 더욱 확대해야겠지만.

문재인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의 2년차, 이제는 온실가스 감축 문제가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다.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그리고 기후변화 전문가가 장관과 차관으로 입각한 환경부의 투지와 실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관련하여 최근 2050년 에너지전환의 비전을 내세운 충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국 석탄발전소의 절반을 가지고 있는 충남은 온실가스 배출 문제 이외에도 미세먼지와 초고압 송전선로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래서 205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쇄한다는 비전을 세우고 세부 정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한국 내에서 충남과 같은 광역지자체 등을 포함하여 '탈석탄 동맹'을 결성하는데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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