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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당파 앞세운 한국당 혁신위, 홍준표 전위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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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당파 앞세운 한국당 혁신위, 홍준표 전위부대?

구보수와 차이 없는 신보수주의 선언, 국정농단 사태 진지한 반성 빠져

28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신보수주의 선언'을 발표하며 제2기 출범을 알렸다. 류석춘 1기 혁신위원장에 이어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김용태 의원이 2기 혁신위를 이끈다. 친박계의 몰락이 뚜렷한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 신주류로 떠오른 복당파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다.

당내 세력 교체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의 '신보수주의 선언'이 구보수와의 결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보수주의 선언 역시 "1948년 건국"이라는 뉴라이트 역사관을 강조하거나, 촛불로 대표되는 광장 민주주의를 "다수의 폭정"이라고 빗대어 논란이 된 지난 8월의 '혁신선언문'과 다르지 않았다.

▲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기자실에서 류석춘(왼쪽) 제1기 혁신위원장과 김용태 제2기 혁신위원장이 2기 혁신위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태 위원장과 함께 단상에 선 류석춘 제1기 혁신위원장은 "나태와 안일, 용기 박약과 도전 회피가 구보수의 민낯이었다. 통렬한 반성과 고백이 있어야만 신보수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핵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것도, 내부 싸움에 골몰하다 분열에 이른 것도, 속절없이 권력을 넘겨준 것도,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 폭주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스스로 초래한 보수정치 실패의 결과"라면서도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의 원칙 첫째가 '긍정적 역사관의 정립'이라며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 이래 자유민주 진영이 피와 땀으로 일구고 지켜온 나라"라고 규정했다. 지난 8월 발표한 '혁신선언문' 역시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이 옳고 정의로운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1948년 건국'을 주장하는 뉴라이트의 시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류 혁신위원장은 이어 촛불 집회 등 광장 민주주의를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이라고 봤다. 그는 "대의제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고, 다수의 억지와 폭압에 따른 개인 자유의 침해를 방지하며, 시민적 덕성의 함양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가장 확실한 제도적 장치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지난 8월 '혁신선언문'이 광장 민주주의를 "다수의 폭정"으로 규정한 것과 동일하게 이번에도 "다수의 억지와 폭압"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용태 2기 혁신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방식으로 결코 시대적 도전을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것"이라며 "신보수주의에 입각해 다음 세대가 잘 살수 있는 국가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2혁신위는 정책혁신에 방점이 있다"며 "당내에 아직도 앙금들이 남아있지만 정책혁신에 초점을 맞춰 해나갈 것이고 제1혁신위가 추진했던 보수통합의 정신을 물려받아 미진한 부분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바른정당 흡수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지난해 11월, 당시 새누리당을 선도 탈당한 후 '새누리당 해체, 친박 결별'을 누구보다 강도높게 주장했던 인사다. 이런 이력 때문에 친박계가 여전히 온존한 한국당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아 '보수 통합'을 일성으로 내세운 점이 모순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반성을 담지 않아 논란이 됐던 지난 8월 혁신선언문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그는 "탄핵 사태에 불복이라는 것은 헌법재판소에서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서 재판을 한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 지금 저희가 논하는 것 이미 의미가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고만 말했다.

'박근혜당'에서 '홍준표당'으로 변해가는 한국당에서 혁신위가 구보수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홍준표 대표의 전위부대 역할에 그칠 거란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제1기 혁신위원장이 지난 8월 한국당 당사에서 '혁신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류 위원장 오른쪽부터 혁신위원인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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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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