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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업체' 사장에게 '용돈' 1천만원…"'스폰서 총장'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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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Y 업체' 사장에게 '용돈' 1천만원…"'스폰서 총장' 아닌가"

세금 탈루 의혹 '눈덩이'…'애매한 답'으로 회피 급급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세금 탈루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21일 오전에도 세금을 수정 신고하고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고, 모 사기업 사장에게 1000만원 가량의 '용돈'을 받은 사실도 털어놓아 논란은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 정 후보자는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고, YES 24 고문 겸직을 통해 9500여 만원의 수입을 올린데 대해서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가능성은 인정했으나 "영리 활동은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 과정에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YES 24'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사례를 받았지만 급여는 받지 않았다", "제가 알기로 세금을 낸 것으로 안다"는 등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해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 ⓒ프레시안

'Y모자 업체' 사장에 1000만원 받아…"대가성 뇌물? 최소한 증여세 탈루"

정 후보자는 모자 제조 업체인 'Y사' 백 모 사장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000여 만원의 '용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이 "지난 3년간 정 후보자의 소득에 비해 지출이 3억 6000만원에서 4억원 이상까지 많은 것으로 나와 있다"고 지적하고, 신고하지 않은 수입에 대해 묻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정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형제같은 사람이다. 해외에 나갈 때 한 두번에 걸쳐 가서, 너무 궁핍하게 살지 말라고 소액을 준 적은 있다"고 시인했지만 강 의원은 "세법상 서민의 경우라면 증여세에 해당한다"고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대가성이 있었을 경우 '뇌물죄', 혹은 직무상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

강 의원이 "공무원들이 뇌물 받고 '형제같은 사이였다' 그런 해명이 있을 수 있느냐"며 "총리가 되면 여기 저기서 용돈도 받겠네요"라고 질문하자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강 의원은 이어 "후보자가 서울대 총장 시절 'D 그룹' 오너로써 지원을 받았다"며 "후보자와 막역한 사이인 김종인 전 의원이 증언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정 후보자는 "제가 '두산'으로 부터 받은 돈은 한푼도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스폰서' 논란을 일으켰던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를 거론하며 "정 후보자도 스폰서 총장 아니냐"고 직격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나는 스폰을 받은 적 없다. 스폰서라는 말은 빼달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마추어 화가인 부인이 비싼 값에 그림을 판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최재성 의원은 "아마추어 화가인 부인이 5점의 그림을 점당 1200만원 꼴로 받고 팔았는데, 한 점에 이렇게 받는 화가가 제 주변에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운태 의원도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부인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했지만 주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정 후보자는 또 해외 강의, 세미나 등의 명목으로 올린 수입을 종합소득세에 합산하지 않고 신고해 결과적으로 탈루한 1000만원 갸량의 세금을 이날 오전에 납부했다. 또한 강 의원이 "대만의 성공 대학에서 자문료 미화 2000달러를 받았는데 종합소득세 신고를 안했다"고 지적하자 "잘 기억이 안난다"며 "확인해서 나중에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강 의원은 "이미 두 차례나 수정 신고하지 않았나. 수정 신고하면 다인가. 그러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마디로 탈세 했다가 적발 되면 그 때 수정 신고하면 되겠네요"라고 질문하자 정 후보자는 "잘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지출이 많이 계상된 것과 관련해 "3년간 지출 총액중 상당 부분이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등에서 중복되서 그렇다"고 해명했지만 "그런 설명으로 3억 6000만원에 대한 해명이 다 끝난 것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기본적으로 자료를 주길 바란다"며 "제 3자로부터 받았다면 증여세로 계산하면 6800만원 정도, 대가성이라면 1억 7400만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해명자료가 있다. 드리겠다"고만 말했다.

"방위 제도 있는지 몰라"…"어머니도 미국에 '꼭 가라'고 했다"

병역 기피 의혹도 증폭됐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부선망 독자'의 '병역 연기' 혜택은 정 후보자가 숙부에게 양자로 입적한 66년에도 이미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병역을 연기하고 시간을 번 후 유학을 떠났다는 것. 마이애미 대학교 입학 원서에 '면제'라고 기재한 것 역시 "(병역 기피를 위해) 입학 원서를 조작해서라도 가야하는 상황이었던 것" 때문이라는 말이다. 백 의원은 "70년도는 수만명이 월남전으로 끌려가던 시기"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백 의원은 또 "후보자 모친이 73년도에 사망했는데도 정 후보자는 귀국하지 않았고 이후에 묘소도 찾지 않았다"며 "이는 귀국하면 정 후보자가 병역 미필자로 출국이 금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기피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72년도에 미국으로 출국해 78년 귀국할 때까지 한번도 일시귀국을 안했다. 70년대에 비행기표라는 것은 한국은행에서 1년 반 동안 받은 월급과 비슷해 엄두를 못낼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미국 유학중이던 77년도에 '고령'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정 후보자는 또 "의도적으로 병역을 기피한 것이 아니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혹시 미국에 유학을 갈 때 기왕이면 8개월 방위니까 그 의무를 하고 가는 게 좋지 않았나"고 질문했지만 정 후보자는 "저는 방위 제도가 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하면서 "당시에 문과 학생이 미국에 유학가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 어머니도 (어려운 가운데) 꼭 가라고 했다. 조순 선생님도 유학을 꼭 가라고 했다"고 설명하는 등 감정에 호소해 눈총을 샀다.

이정희 "정운찬, YES24 광고모델 한 것"

인터넷 서점 'YES 24' 겸직이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는 사실은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의 추궁에 결국 "지금 말씀한게 확실하다면 그렇지(위법이지) 않겠느냐"고 '법 위반 가능성'을 시인했다. 그러나 "법적 지식이 없어" 법 위반 가능성은 있어도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영리 활동은 하지 않았다"며 "YES 24가 하는 업무는 인터넷 서점 아니겠느냐. 제의가 왔을 때 제가 좋아하는 책을 보급하는 것(때문에 수락했고), 그리고 이것이 교육 연구하고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례를 받은 일은 있지만 급여를 받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아니라고 해서 아닌게 되지 않는다"며 "인터넷 서점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동영상 강의 등을 제공하는 등 사교육 업체다. 2008년 12월에는 본격 역점 사업으로 인터넷 사교육에 진출했고, 이 시점에 후보자가 급여를 받고, 후보자 주장대로 자문도 한다. 결국 오프라인으로 따지면 대형 입시 학원에 급여를 받고 활용당했거나, 이를 용인했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이 사기업은 서적 외에, 화장품, 선물 등을 파는 곳"이라고 거듭 지적했지만 정 후보자는 "'YES 24'를 저는 인터넷 책방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사업 다각화 과정을 통해 다른 일을 한모양이지만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나중에 그 회사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저는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며 "지나친 확대해석은 안해주셨으면 고맙겠다"고 답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YES 24 사이트에 들어가면 인터넷 첫 화면에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의 얼굴이 나오고 추천하는 책이 나온다. 클릭하면 매출이 올라간다"며 "실제로는 광고모델을 한 것이고 보수건 아니건 연간 5000만원 가량의 돈을 받은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일반인들은 '국립대, 서울대 전 총장 좋기는 좋구나. 특별히 하는 것 없어도 사인회 하고 책 한번 골라주면 광고모델로 수천만원을 받는구나'라고 하는 심리와 (정 총장의 해명은) 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도 넘은 '지원 사격'…나성린 "질문하는 사람도 탈세 했을 수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한나라당 나성린, 권경석, 이혜훈 의원 등이 야당 의원의 지적을 맞받아 '대리 해명'을 하는 등 노골적인 '정운찬 살리기'에 나서면서 눈총을 받았다.

정옥임 의원이 "흠집내기, 인격 모독 등을 자제하는 품격있는 청문회가 되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나성린 의원은 세금 탈루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 강운태 의원을 향해 "질문하는 분도 탈세를 하고 있을 수 있다"고 '도발'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이에 발끈한 강 의원이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다. 속기록을 삭제하고 사과하라"고 하자 나 의원은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권경석 의원은 "당시는 병력 자원이 꽤 많았다. 70년도에는 47%가 면제를 받았고, 77년에는 무려 67%가 병역 연기, 면제를 받았다"고 정 후보자의 '병역 기피' 의혹을 '대리 해명'했다.

나성린 의원은 공직자법 위반과 관련해 "(이정희 의원의 말이 맞다면) 위반했을 수 있다"고 한 정 후보자의 발언을 해석, "위반을 했다는 것은 아니고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법 위반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이정희 의원이 맞다면 그렇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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