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북핵 대화론자로 꼽히는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별대사가 "북한이 자멸하는 것이 아니라면 좋은 군사적 선택은 없다"며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강조했다.
1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세미나 '미국의 한반도 전략'에 참석한 갈루치 대사는 "제재를 가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프로그램이 중단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며 "북한은 어떻게든 우회해서라도 무기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북핵을 해결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1994년 1차 북핵 위기가 최고조로 달했을 때, 북한 강석주 전 협상대표와 함께 북미기본합의를 도출해냈다. 최근 그는 10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한 조언을 한 적이 있다.
그는 "94년에도 북한은 100개의 핵무기를 개발할 역량이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2001년 부시 대통령 때 북핵은 정확히 0개였다"고 했다. 제네바 합의가 주는 핵 억지력이 2001년까지는 유효했다고 평가 한 것이다.
덧붙여 그는 "북한이 결국 제네바 합의를 어겼음에도 협약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기만할지라도 협상으로 얻을 수 있는 점이 있고 상황이 더 나아질 거라면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美 대북정책 혼선, 갈루치 "틸러슨 발언 신뢰"
갈루치 전 대사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 발언에 대해 백악관이 부인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엇박자와 관련해 "착한 경찰과 나쁜 경찰을 나눠 하듯, 백악관이 문제를 만들면 국무부가 좀 더 좋은 얘기를 해서 혼동시키기 위한 의도는 없다고 생각된다"며 "메시지 전달에 있어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백악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경우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의심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갈루치 전 대사는 "나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더 많은 신뢰를 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는 서로의 입장에 대해 명확히 일관된 입장이라고 보기 어렵고, 입장은 변하고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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