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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욱 목사, 6년만에 '국보법' 족쇄를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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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욱 목사, 6년만에 '국보법' 족쇄를 벗다

[언론 네트워크] "평화운동 가로막는 국보법 시효 다 했다"

백창욱(56.전 대구평통사 상임대표) 대구새민족교회 목사가 6년여만에 국가보안법 족쇄에서 벗어났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국보법 위반(찬양·고무)', '일반교통방해',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유죄·2심 무죄 판결을 받은 백 목사에 대해 "원심 판단(2심)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상고 주장과 같이 국보법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없다"며 "상고를 기각한다"고 5일 선고했다. 국보법 위반 혐의에 유죄를 판단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한 것이다.

이로써 백 목사는 2012년 9월부터 시작된 국보법 위반 누명을 6년여만에 벗게 됐다.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인사 9명 모두 무죄 확정을 받게 됐다. 앞서 이명박 정권 말기 검찰은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을 포함해 전국 평통사에 대한 전방위적 공안수사를 펼쳐 지탄 받았다. 당시 대구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국보법 사건으로 백 목사 가택도 압수수색했다. 이후 대구지검은 이적물소지·이적동조 등을 이유로 백 목사를 기소했다.


검찰 공소장에는 백 목사가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협정을 주장하는 평화운동을 하면서 이를 가로막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이 "국가 존립,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한다"고 나와 있었다. 또 북한 선전물 등을 소지한 부분도 혐의로 기재됐다.

▲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법원 무죄를 선고 받은 백창욱 목사. ⓒ백창욱

1심 재판부인 대구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 1일 1심에서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미 나와 있는 자료를 취합한 정도, 연구목적 등으로 이적 목적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1심을 뒤집고 무죄를 판결했다. 이 기간 동안 백 목사는 꼬박 5년 3개월, 햇수로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10차례 넘게 검경에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치뤘다.

백 목사는 "긴 병 앞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긴 재판 앞에 의인은 없었다. 양심을 침해 받았던 시간이었다"고 힘들었던 지난 세월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지난 6년간 보인 행위는 굉장히 저열했다"며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해 평화협정 체결, 한미전쟁연습 반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 북한에 동조한다고 몰아가 죄를 뒤집어 씌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는 평화운동을 가로막는 국보법의 시효는 다한 것 같다"면서 "반정부 활동을 하는 이들을 국보법으로 재갈 물리고 인신 구속하는 낡은 수법으로 정권을 지키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평통사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국보법 사건 관련 9명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며 "6년여에 걸친 싸움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은 평통사 활동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최종 확인한 것으로 사필귀정의 결과"라며 "공안기관의 시대착오적 인식의 개혁과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는 공안기구 개폐 논의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또 "냉전성역으로 금기시된 미군철수와 한미동맹 폐기, 외교안보 영역에 대한 성역없고 자유로운 토론과 공론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 대구지방경찰청 앞 "국가보안법 철폐" 피켓팅(2012.5.25) ⓒ평화뉴스(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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