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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안가에서 MB 지시받아 '개헌 숙제'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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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안가에서 MB 지시받아 '개헌 숙제' 하려나?

지도부, '개헌 논의' 감췄다 들통…이재오는 여전히 '마이웨이'

25일로 예정됐던 한나라당의 '개헌 의총'이 설날 이후인 8일로 미뤄져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던 개헌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23일 급작스럽게 진행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 사이의 만찬 회동에서 이 대통령이 당에 개헌 논의를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무성 "MB, 개헌 슬쩍 지나가는 말로 했다"

전날 "23일 당청 회동에서 개헌 얘기는 안했다"고 했던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대통령은 평소에 해오던 (개헌에 대한) 생각을 가볍게 언급했고, 개헌은 회동의 주제가 아니었다"고 뒷수습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제대로 해달라"고 당에 주문한 발언이 이날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난 뒤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대통령이 슬쩍 지나가는 말로 말씀했고 평소 하던 말씀이었는데 왜 이런 기사가 나갔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보도는 정말 옳지 못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대통령은 이날 "개헌은 당 중심으로 해야 할 일이다. 청와대는 일체 말하지 말라"는 말을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비밀회동'과 관련해 기자들의 취재를 회피한 뒤, 회동 내용이 공개되자 "기자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지만, 개헌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었다"고 부인했었다. 그러나 일부 언론 보도로 김 원내대표의 연이은 '거짓말'이 들통나자 "이명박 대통령이 왜 비밀 회동을 통해 당에 '개헌 논의를 제대로 해달라'고 주문했을까"하는 데 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상한 당청 회동, 더 수상한 개헌 논의

실제로 23일 당청회동은, 회동 자체에 수상한 낌새가 많았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에 "당일 만찬에 참석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말 그대로 '긴급 회동'이었던 셈이다. 이후 당 지도부가 삼청동 안가를 들락날락 하는 것을 일부 기자들이 보고 '취재'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물론 초기에는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회동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의구심이 커지고 파장이 일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 쪽에서 당에 "도저히 밝히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해와 안상수 대표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밝히게 됐다.

당은 '벌집'인데 '개헌 전도사' 이재오는 한결같은 행보

당은 벌집을 쑤신듯 시끄럽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가는 인사도 있다. 야당으로부터 '개헌 전도사'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이 장관은 전날 사단법인 푸른한국이 개최한 '이제는 개헌이다' 토론회에 나가 "(대한민국이) 몸집은 커졌는데, 옷은 옛날 옷(87년 헌법)을 입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장관의 의지가 곧 이 대통령의 의지"라는 해석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당이 이 대통령의 발언을 낮춰 해석하는 등 파문 확산을 막고 있고, 이 장관은 외곽지대부터 개헌 동력을 서서히 모으고 있는 형국이라는 해석이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정권 말기에 개헌하자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 뿐 아니라 홍준표 최고위원, 나경원 최고위원, 서병수 최고위원 등 선출직 지도부 모두가 "개헌은 불가능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비밀리에 이뤄지는 개헌 논의가 동력을 받을리 만무하다. '안가'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로 추진되는 개헌 논의를 두고 "정략적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고 입을 모으는 비판자들이 다른 곳도 아니고 한나라당 내에도 적지 않다. 게다가 청와대에 "다 (내가) 잘못했다"며 납작 엎드려 "당 우위" 공약을 스스로 팽개친 안상수 대표가 받아온 '개헌 숙제'를 함께 해 줄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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