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MB '포괄적 개헌론', '1타 3피' 욕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MB '포괄적 개헌론', '1타 3피' 욕심?

[김종배의 it] 한술 더 뜬 MB 개헌론

한술 더 뜬다. 정치인 다수는 '원포인트' 개헌조차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포괄적' 개헌을 하자고 했단다.

'조선일보'가 그렇게 전했다. 지난 23일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개헌 논의를 시작하게 되면 단순히 권력구조 같은 문제만 논의해서는 안 된다"며 "기본권 조항이나 여성, 기후변화 등 헌법 조문 전체에 걸쳐 바뀐 세상에 맞는 구조와 내용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단다.

궁금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말 성사될 수 있다고 보는 걸까? '원포인트' 개헌, 즉 권력구조만 손대는 개헌조차 여건이 무르익지 않은 마당에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포괄적' 개헌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설사 성사가 되지 않더라도 진지하게 논의해서 그 성과를 남기는 것이 여당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라는 뜻으로 말했단다.

그럼 뭘 얻을 수 있을까? "설사 성사가 되지 않더라도 진지하게 논의"하면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걸까?

세 가지가 있다. 구도와 전선과 판이다.

'포괄적' 개헌 논의에 불을 당기면 나라가 들끓는다. 입장과 이념으로 갈려 갑론을박, 아니 죽기살기로 싸운다. 보수 대 진보 구도가 뚜렷이 형성되고 정치적 갈등은 극심해진다.

나쁠 게 없다. 친이계 입장에선 굳이 마다할 구도가 아니다. 갈수록 원심력이 커질 계파 사정을 상쇄할 수 있는 계기다. 친이 주도로 '보수의 궐기'를 유발하면 그 결기는 온전히 친이계의 정치적 자산이 된다.

전선의 성격도 바뀐다. '포괄적' 개헌에 불을 지피면 모든 걸 빨아들인다. 여야 간 자잘한 정치쟁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정치권 화두를 평정해버린다. 물론 현재 정치권을 휘감는 '복지' 담론도 그 대상이 된다.

나쁠 게 없다. 친이계 입장에선 굳이 마다할 전선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의 공과에 대한 평가를 뒤로 물리면서 보수의 방어막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다. 이명박 정권이 상수가 되는 여야 대치전선을 다른 차원으로 돌릴 수 있다.

그 뿐인가. '포괄적' 개헌 논의에 시동을 걸면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낼 수 있다. 국가 대강을 다시 짜는 대사에 대해서마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뒷짐 질 것이냐는 여론을 조성해 그를 정치갈등의 한복판으로 끌어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비슷한 말을 했다고 하지 않는가. "단순히 권력구조 논란에 붙잡혀 자신들의 유불리만 따져 가며 논의를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다)"고 했다지 않는가.

나쁠 게 없다. 친이계 입장에선 굳이 꺼릴 판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를 정치갈등의 한복판에 끌어들이면 보통 정치인과 비슷한 '얼룩'을 묻힐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의 '보수 정체성'을 문제 삼을 수도 있다. 설령 그의 '보수 정체성'을 문제 삼지 않더라도 친이계가 논의 주도권을 쥐기만 하면 그를 하위 고리로 '격하'할 수 있다.

오독일까? '이왕 (개헌 논의를) 할 바에는'이란 단서가 달린 원론적 발언을 '오버'해서 해석한 걸까?

'조선일보'가 전한 다른 내용에 따르면 그렇지가 않다. 지난주에 별도 협의를 했다고 한다. '개헌 전도사'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 그리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따로 만나 긴 시간 별도 협의를 했다고 한다. 원론적 발언 치고는 너무 공을 들인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7일 청와대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월례회동을 갖고 있다. ⓒ청와대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