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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이 '방탄의원단'이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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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이 '방탄의원단'이 되려고 한다

홍준표 "특검 아니면 검찰 수사 협조하지 말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의원의 소속 정당인 한국당은 이번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했다.

최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공정한 수사가 담보되면 언제든 가서 당당하게 의혹을 풀겠지만, 공정하지 못한 수사에는 협조하기 어렵다"고 검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을 뜻을 밝히며 "특검법 발의 등 공정한 수사를 받을 제도적 장치를 당에서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터무니없는 정치 보복성 수사에 정상적으로 임할 수 있겠는가"라고 그는 말했다.

최 의원은 자신에게 겨누어진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았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음해"라며 "저는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를 죽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검찰을 비판하며 "이번 수사는 목표와 기획을 갖고 일사천리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전날 당 동료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라며 "이 모두가 박 전 대통령님을 잘 보필하지 못해 우리 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결과로 벌어지는 일들이라 저 자신,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해도 해도, 털어도 털어도 아무 것도 안 나오는데도 이 정권은 저를 향한 정치보복의 칼날을 거두기는커녕,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수수라는 듣도보도 못한 터무니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는 일까지 벌이는 지경"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편지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총액으로만 편성되는 예산으로 기재부 장관이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게다가 저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사람이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라는 점은 저를 더욱 경악케 만든다. 초등학생도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몰상식한 주장이다. 이 전 원장은 2007년부터 박 전 대통령을 주변에서 함께 도와온 사이인데, 그 사람이 만약 그런 일이 필요하다면 전화 한 통화면 될 일이지 무슨 뇌물을 주고 로비를 한단 말이냐"고 해명했다.

최 의원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최 의원에 대해 '오는 28일 검찰에 출석하라'는 요지의 소환 통보를 보냈지만, 최 의원이 불응 방침을 밝힘에 따라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최 의원이 현역 의원인 만큼, 정기국회 회기 중에는 본인이 소환을 거부할 경우 불러다 조사할 방법이 여의치 않다. 만약 강제 수사를 위해 최 의원을 체포·구속하려면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헌법 44조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불체포특권). 국회는 현재 정기회를 진행 중이며, 정기국회 회기는 다음달 9일까지다. 최 의원을 11월 28일에 불러 조사하겠다는 검찰의 계획은, 영장 청구와 국회 체포동의안 통과라는 장벽을 넘지 않고는 최소한 열흘 이상 차질을 빚게 됐다.

한국당 역시 최 의원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검찰은 최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암호를 풀기 위해 국회 본청 메인서버까지 뒤졌다"며 "지금껏 어떤 정권도 영장 없이 국회 메인서버를 뒤진 적은 없다"고 검찰에 날을 세웠다.

정 원내대표는 "정치보복 광풍이 전임 정권, 전전임 정권 대통령은 물론, 한국당과 공영방송을 넘어 국회까지 들어오고 있다"며 "검찰이 전방위적 제왕적 검찰권 행사로 검찰 공화국을 만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베트남 방문 후 감기몸살로 의원총회에 불참한 홍준표 대표도 김태흠 최고위원을 통해 "검찰이 청와대 지시를 받아 특수활동비 문제를 표적 수사하는 것은 공정성·형평성에 어긋난다. 관련 수사를 검찰에 맡겨서는 안 된다. 반드시 특검을 통해 '검찰 특수활동비 법무부 상납' 사건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대표는 특히 "특수활동비 문제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면서 특검이 아닌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말 것을 최 의원뿐 아니라 소속 의원 전원의 행동 방침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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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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