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온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 설의 근거지로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내부를 꼽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임 실장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12.31 개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인 출신이 청와대 비서실장, 수석을 맡고난 뒤 성공한 사례가 있냐"며 "유일하게 성공한 사람이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문희상 전 국회 부의장"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이 대통령 뿐 아니라 본인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용퇴'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박 원내대표는 "경기지사 공천을 받으려면 3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당에서 대통령실장 했다고 공천 자리를 남겨놓는다는 보장이 있냐"며 "차라리 4월 재보선을 통해 (원래 지역구인) 분당으로 돌아오면 길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 수석도 '공천이야 안 주겠냐'고 하던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두 사람이) 계속 버티면 모든 것이 대통령 책임이 되고 한나라당에서도 결국 '대통령 때문에 한나라당이 죽었다'고 하면 어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면종복배(面從腹背. 겉으로 복종하는 체하면서 내심으로 배반함)라고 권력은 끝나면 그만이고 아무리 막으려고 노력해도 세월이 곧 레임덕"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거짓말? 청와대 큰코 다친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아들의 서울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의 제보자가 청와대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조사하는 척 하다가 결국 '박지원이 또 거짓말했다'고 하겠지만 그러다 큰 코 다친다"고 말했다.
이미 몇 차례나 있었던 박지원 원내대표와 청와대의 '진실 게임'은 안상수 대표의 아들로 인해 다시 촉발되는 분위기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이날 박지원 원내대표를 지칭해 "모략의 대가"라고 주장하며 "박지원 원내대표의 '야바위 정치'를 아직도 믿는 사람이 있냐"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주장이 허위로 드러날 경우 엄중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박 원내대표는 "이석현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 근무하는 분의 발언 내용이 녹취 돼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거짓으로 판명난 '안상수 아들 부정입학' 의혹의 제보자로 청와대를 지목했다.
청와대는 사실 여부와 경위 등을 놓고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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