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자진사퇴 요구로 이명박 대통령의 본격적인 레임덕과 함께 당청 간의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안상수 대표는 11일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심을 수렴해야 하는 당의 입장에서 국민여론이 국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난 3년간 우리 당은 정부의 정책에 잘 협조해왔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협조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연설문 초안에 담겨 있던 "불가피할 경우 견제할 것은 제대로 견제하고 보완해나가겠다"는 문구는 회견 직전 삭제됐다. 청와대가 여당 지도부에 대해 공식적인 유감을 밝히는가 하면 "이제 안상수 대표와도 결별이다", "안 대표의 보온병에 뒤통수를 맞았다"라는 등 적지않은 불만을 표시한 대목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해갈 것이며, 이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거듭 '여당 대표'로서의 메시지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개헌론에도 재차 힘을 실었다. 안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지금은 권력구조만이 아니라 기본권, 삼권분립의 문제 등 시대적 요청에 따른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대화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안 대표는 "선거제도 관련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며 "여야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지역 석패율제 등 국민 화합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실질적 무상의료'를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을 향해서는 '무차별적이고 무책임한 복지'라고 규정하며 반발했다.
안 대표는 "고소득층까지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 복지는 서민이 낸 세금으로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향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표를 얻기 위한 '복지표 장사' 전략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안 대표는 "정치적 계산으로 무책임한 복지를 남발하는 것은 '칼 끝에 묻은 꿀'을 핥는 것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다"며 "순간은 달콤하지만, 결국 파국에 치달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안 대표는 "한나라당은 서민과 중산층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맞춤형 복지정책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며 "일자리를 하나 더 늘리는 것이 최상의 복지라는 차원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더욱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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