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단속 뚫고 3000억대 위조명품 유통한 밀수조직

국내 포워딩 업체 통해 '4년 동안 범행'...세관 "물품 제대로 확인 안해" 지적

인천항을 통해 4년간 3000억 원 상당의 위조명품을 밀수입해 국내에 판매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2대는 상표법,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판매총책 중국인 김모(25)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밀수조직원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지난 2012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위조명품 3000억 원 상당을 제조해 인천항으로 밀수입한 후 SNS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2857억 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경찰이 압수한 위조명품. ⓒ부산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제조·판매 총책, 수입통관·운송책, 국내보관 및 배송책 등 각 역할을 분담한 밀수입 조직으로 위조명품을 밀수입하는 과정에서 국내 포워딩 업체를 이용해왔다.

포워딩 업체는 운송을 위탁한 고객을 대리해 화주의 화물을 통관, 입·출고, 집화, 환적, 배달해 화주가 요구하는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업체로 위조명품을 밀수입할 때는 혼재화물에 섞어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세관의 단속마저 피해왔다.

경찰 조사결과 포워딩 업체는 국내에 들어온 위조명품을 보세창고에서 인계받아 국내 택배업체를 통해 도매상들에게 배송했으며 판매총책인 김 씨는 불법자금 세탁 방법 중 하나인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외화를 거래하는 '환치기' 수법을 사용해 물건값을 정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항 세관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서류검사와 수량을 확인해야 하지만 인력부족 등으로 제대로 된 검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4년 동안 이들의 범행이 발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하게 밀수입하는 방법과 관련 포워딩 업체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 씨 등이 밀수입해온 물품을 보관하는 경기, 대구, 거제 등지의 보관창고를 수색해 위조명품 총 6335점, 201억 원 상당을 압수하고 환치기 계좌 명의자 32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