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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내니 '세금 먹는 회충'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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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내니 '세금 먹는 회충'이라고 하네요"

'직장갑질119'' 제보 내용 공개..."욕하고, 밤새 일시키고, 돈 안 주고"

노동전문가 241명으로 구성된 '직장갑질119'에 연일 자신의 직장에서 당한 '갑질' 관련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1일 출범 이후 6일만에 300건이 넘는 제보 및 상당 요청건이 이어졌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 직장 내 갑질, 더는 안 돼!...'직장갑질119' 나선다)

익명이 보장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이메일을 통해 들어온 제보에는 공휴일에 직장 대표 가족 결혼식에 직원들이 선물 나르고 축의금을 접수했다는 사연부터,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직장상사가 욕설과 폭력을 휘두르고, 견딜 수 없는 모욕과 인격모독을 했다는 사연까지 다양했다.

또한, 제보 대상자들은 국가기관 소속 노동자에서부터, 간호사, IT업계 노동자, 콜센터 직원, 사회복지사, 어린이집교사 등 다양한 직업군 노동자들이 줄을 이었다.

'직장갑질119'는 신고된 갑질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고용노동부 진정, 인권위 제소,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공익적인 사건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지원도 진행할 계획이다. 전태일 열사 47주기인 11월13일을 맞아, 제보 사례를 토대로 '2017년 시다들의 직장 갑질 보고서'도 발표할 계획이다. (☞ 직장 내 갑질 제보하기 : gabjil119.com )

아래는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제보 내용 중 일부.

[용용] 일요일 저녁 열한시에 (직장 상사의) 전화를 안 받았다고 썅욕 먹었습니다. 살려주세요. 매일 야근 기본 12시까지 하고 간혹 새벽 4~5시까지도 합니다. 야근수당 없고요. 한번은 쉬지도 않고 37시간 일한적도 있네요. 금요일 아침에 출근해서 토요일 저녁 열시 넘어서 퇴근했어요. 얼마나 피곤하냐면요. 일 끝나고 너무 졸려서 운전 못할 것 같아서 술도 안 먹었는데 대리기사님 종종 불러 집에 가요. 조그만한 회사에서 설계해요. 대리비는 사비로 씁니다. 청구해봐야 안 주기 때문이죠. 법인카드로 천 원 쓰는 것도 샹욕 먹어요. ㅎㅎ 업무상 부품사러 나간 건데...
[디자인에이전시] 정말 나라에서 광고, 디지털에이전시 한번 조사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정말 사람 갈아 넣어서 성장한 회사에요. 정시퇴근이 한 달에 10번 있을까 말까하고 야근은 밥 먹듯이 하거든요. 포괄임금제로 계약해서 일 하고 있는데 포괄임금제라도 주5일, 총 12시간을 넘기면 안 되는데 여기는 야근하면 새벽 4시, 심하면 다음 날 정오 12시에서 오후 2시에 집에 가기도 해요. 그런데도 돈으로 치면 정말 최저시급도 못 받는 돈으로 일하고 있어요.

한 달에 정시퇴근이 10번이면 정말 많은 거에요 보통 평균 6~7번이고 전부 야근하거든요 심하면 토요일과 일요일에 나오기도 해요 이렇게 일하는데 1년 연봉이 2400도 안 넘어요 정말 조사하면 무더기로 걸릴 업체 많을 겁니다. 다들 피해가고, 여기 업계가 좁다보니 몸 사리는 분위기예요. 불만은 많지만 소리는 못내는 상황이네요. 꼭 좀 바꿔 보고 싶네요 저희 회사는 3개월 수습평가동안 월급의 85프로 주면서 야근은 겁나 시키고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바로 짜르더군요 어제는 9시30분에 출근해서 새벽2시에 퇴근했습니다. 이게 저희 회사에선 일반이네요. 어제도 한명 수습 3개월 채우고 짤려서 나갔네요.

[사회복지사] 저희 사회복지법인은 '법정공휴일을 제외한 국경일(삼일절, 어린이날 등의 빨간날)을 개인연차로 대체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라는 명문 조항에 서명하라는 근로계약서가 있습니다. 정말 무시무시하더군요, 겪어보지 않는 사람들은 그게 가능하냐고 얘기하시는데, 직원 과반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개정했다고 하셨지만, 대체 누가 그런 것에 동의를 했는지 신입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법인이 개인 사유물이 되는 사회복지법인이 저희만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합법이라고 얘기하는 것에 더 어이가 없습니다 :) 저희는 "ㅇㅇ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명문조항 때문에 어떠한 수당도 없이 근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법인 이사장의 권한이 막강한지라 법망을 피해가며 사회복지사들의 권리를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아지맘] 전 지방종합병원에서 외래 간호사입니다. 2명의 아이를 두고 있고 육아휴직 쓰면서 간호부장 및 한 원장님께 찍혀 휴직 들어갈 때 복귀 시 병동3교대 한다는 서약서를 쓰고 들어갔다가 결국엔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병원이 여러 명의 원장단으로 꾸려진 병원이라 다른 원장님들의 추천으로 재입사 해 병동3교대 3개월하고 외래로 부서 이동을 했는데, 앞으로 승진이 없는 조건의 부서이동이었습니다. 아이가 9살, 6살이라 교대근무는 형편이 안 됐기 때문이죠. 경력이 이 병원만 교대, 외래를 합쳐 13년 정도 되는데 승진 및 해외연수 모두 제외되네요.


간호부장께 찍힌 게 육아휴직 내는 것과 들어가면서 연차 개수를 노동부에 알아 봤다는 것이었습니다. 일개 직원이 노동부에 (연차 개수를) 알아본다고, 세금 먹는 회충이라는 소리도 듣고... 이런 게 현실이네요. 애들을 위해 포기한지 오래네요. 저보다 아래연차는 승진하고 육아휴직자들은 병동복귀라고 병원규칙 정해놓고 보란 듯이 외래 복귀시키고... 여기 채팅방도 조금은 조심스럽기도 하네요. 이런 게 현실이란 것을 알려주고 싶을뿐. ㅜ ㅜ
[새날이 올때까지] 고생들 많으십니다. 저는 회사의 자진퇴사에 대항에 22개월째 싸우고 있는 사람입니다. 양대 노동위(서울,중앙)로 부터 복직 판정 받았지만 10개월간 강제로 지방 공장 근무하다 다시 서울로 온 후에도 회사는 직원들로 부터 격리시키고 있습니다. 회사는 노동위 상대 행정 소송했다가 스스로 취하했으나 원직복직을 시키지 않아 이제는 장기전이 될 민사소송을 제가 직접 시작했습니다. 그사이 회사가 불법으로 강등, 감봉시키려 취업규칙의 중요사항인 급여규정을 임의 변경한 것을 발견해 고용노동청에 신고 했고, 대표이사는 형사 입건되어 곧 노동청 소환될 예정입니다. 벌금구형도 받을 것 같습니다.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어려운 싸움이지만 회사의 불법 노동행위가 제대로 심판 받고 근로기준법이 준수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출근해 싸우고 있습니다. 서울 돌아와 10개월째 화장실 앞에 앉아 있네요. 서울 다시 올라 왔을때 두 가지 선택권을 주더군요. 여자 화장실과 남자 화장실 앞. 그나마 남자 화장실 앞이 나아서 그리 했더니 그것도 제가 선택 한 거고 그 당시 자리가 없어서라고 변명하며 10개월 째 이러고 있죠. 가족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팁니다. 이제까지 모두 이겨 왔죠. 노동위 두 번, 행정소송 한번. 이제는 민사 진행하고 있고요. 한2년 더 걸릴 거 각오하고 버티고 있습니다. 그때쯤이면 이런 결정한 인간들 정년퇴직 하겠죠.
[힘들다] 상사가 실수할 때마다 돈내라고 강요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퇴사신청 했는데 아직 3주나 남았습니다 너무 괴로워요. 일단 1 번 냈습니다. 그 전에는 막말하다가 2주전부터 돈 내라고 강요합니다. 녹음도 했는데 혹시 신고 가능한가요. 정확하게는 돈으로 지급하라고가아니라 카페에서 차 같은 음료 사오라고 지시하는데요. 편의점에서 샀다가 카페에서 안사왔다고 막말하는 것을 녹음했습니다. 서류 작성할 때 생기는 실수들이요. 팀장님이 아니라 대리님이 그러세요. 팀장님께 말씀은 드렸는데 대리님이 사람 없는 곳으로 불러서 그러니까 아무도 몰라요. 그리고 요즘은 핸드폰도 압수하려고 해서 녹음도 못하네요. 또 야근할 때 저녁시간에 밥 먹고 오겠다 하면 10분~15분 내로 안 오면 전화 계속하고 카톡하고 그래요. 저번에 너무 힘들어서 친구랑 전화하면서 밥 먹었더니 밥 먹고 오는척하고 하면서 전화한다고 난리치고... 또 저번에 7시에 회사식당이 끝나는데 밥도 못 먹게 계속 일만 시켜서 몰래 먹고 왔더니 허락 안 받고 간다고 난리치고. 점심시간 빼고 다 업무시간이니까 보고하고 가라고... 그런식이에요. 정말 이상한 상사가 한둘이 아니네요. 문제는 대리랑 하루 종일 거의 같이 붙어서 일 해야 돼서 제거 퇴사하기 전에 싸우면 저만 힘들어질 것 같아서 참고 있어요.

[소울] 저는 강제로 리니지게임도 했고요. 캐릭터 죽는 날에는 어휴..... 그런데 저한테 근무태만, 능력부족으로 퇴사켰네요. 그래서 초과수당 받으려고 노동청에 신고했더니 손해배상청구 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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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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