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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서푼 연봉 탐닉하나…합쳐서 메이저리그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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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마이너리그 서푼 연봉 탐닉하나…합쳐서 메이저리그 가라"

[진보의 재구성, 길을 묻다②]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20년 만에 돌아온 정치의 해, 2012년 야권에서 최고의 화두는 누가 뭐래도 '연대'다. 선거연합이냐 통합이냐, '오른쪽 끝'과 '왼쪽 끝'은 어디까지인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야권의 단일화가 대선 승리의 기본 조건이라는 공감대는 날이 갈수록 확산되는 모양새다.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의견들이 하나로 모아져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정치대통합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성희 최고위원이 관련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주자들을 만나 릴레이 인터뷰 '진보의 재구성, 길을 묻다'를 <프레시안>과 함께 진행한다. 이 릴레이 인터뷰는 진보대통합을 둘러싼 다양한 주장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관련 논의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시도다.

정 최고위원은 조국 서울대 교수를 시작으로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이수호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세균 진보정치세력의 연대를 위한 교수연구자 모임(진보교련) 상임대표 겸 서울대 교수, 이학영 한국YNCA전국연맹 사무총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을 만날 예정이다. <편집자>


"이명박 정부 지배집단은 최소한의 자각조차 없는 '확신범' 같다"

정성희 : 대표님께서는 모든 대책위를 책임지는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셔서 진보운동 내에서 대표님 직업을 집행위원장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요즘 근황부터 얘기해주시죠.

박석운 : 집행 책임자 자리는 작년에 내려놨습니다. 현재는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업에 있어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정성희 : 요즘 관심 갖고 활동하시는 분야는 어떤 분야인가요.

▲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민주노동당
박석운
: 우선 진보정치 대통합을 통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승리하는 비정규직 투쟁 사례를 하나라도 만들어 비정규직 투쟁에 희망을 만드는데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비정규직 관련 법 등 노동악법 재개정 운동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밖에도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에 맞서 KBS 수신료 인상을 막아내는 것, 진보정당 기초단체장이 당선된 3곳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것,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운동 등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성희 :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최근 밀실협상, 추가양보 문제로 한미 FTA가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 총괄적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박석운 : 한마디로 총체적 역주행을 입체적으로, 전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 20-30년 동안 이렇게 견제가 약하고, 권력이 집중된 사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국회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고 조중동 등 메이저 신문 뿐 아니라 방송까지 친정부 일색입니다. 비판적 견해,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목소리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형식적으로 억압이 강력했지만 한편으로 억압에 참여하고 있는 지배집단이 그것이 틀렸다는 자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지배집단은 완전히 확신에 차 행동하고 있는 '확신범' 같습니다. 이것은 자본의 힘이 매우 압도적으로 강력해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광우병 촛불집회를 거치며 일종의 학습효과 때문인지 이명박 정부는 지난 지방선거 참패직후 난데없는 서민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서민 죽이기를 하고 있으면서 표면적으로는 서민 살리기를 계속 이야기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4대강 녹슨 삽질이 환경을 파괴하고 녹색성장과 정면으로 배치됨에도 불구하고 녹색성장이라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이 친서민, 상생, 녹색 성장 등 가치를 표현하는 용어를 나름대로 선점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악된 언론을 통해 일정정도 먹혀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야당들은 거짓 서민행보, 상생, 녹색 성장 등의 본질을 돌파하는 실효성 있는 진짜배기 진보, 민생 정책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년의 민주정부, 삼성이 제기하는 아젠다의 포로였다"

정성희 : 평가하신 것처럼 이명박 정부는 민생, 민주주의, 남북관계 등 우리 사회를 총체적으로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등장은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간 잘한 것도 있지만 잘못한 것도 많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를 살리겠다는 헛된 공약에 속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의 공과에 대해 평가해주십시오.

박석운 : 먼저 615 남북공동선언, 10.4 선언 등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진전시킨 성과가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권위주의를 상당부분 약화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나름대로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해 적극적 대응을 시도한 점, 뒤늦게라도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나름의 노력한 점은 성과적 측면으로 봅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 실질적 민주화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전면적으로 도입해 결과적으로 자본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해지게 됐습니다. 구체적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금융실명제가 일부 훼손됐고, 토지 공개념이 일부 훼손됐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초기 아파트 원가 공개 공약을 뒤집어 부동산 투기를 촉발했습니다. 또 씻을 수 없는 역사적 과오로 한미 FTA 추진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외 대연정 추진, 평택 군 투입 등 과오가 있었다고 봅니다.

정리하면 총체적으로 민생, 복지가 지난 정부들보다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민주정부에 대해 기대하는 수준에는 턱없이 미흡했습니다.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포로, 대표적으로 삼성 아젠다의 포로가 된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그것이 국민적 지지를 잃은 가장 결정적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 분당만 없었다면 2008년서 원내교섭단체 됐을 것"

정성희 : 2012년 권력 교체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고통 받는 노동자, 농민, 서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를 실현해야 합니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보다는 발전된 진보적 정권교체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박석운 :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영역에서 혁신입니다. 그 핵심은 '진보정치대통합'과 '진보세력과 민주개혁세력 선거연합'의 투트랙을 확고하게 성사시켜 가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진보정치대통합' 문제가 진보, 민중세력의 기본적 과제라면 '진보-민주개혁 선거연합' 문제는2012년까지 주요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사실상 분당되면서 진보정치세력이 진보적 대중들에게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냉소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동자, 민중, 서민에게 진보운동진영이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대혁신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진보정당만이 아니라 진보민중운동 세력 전체가 총결집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상층 정치협상을 넘어 노동자, 민중, 서민들이 주체가 되는 범민중, 범시민운동을 통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와 함께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진보세력과 민주개혁세력이 선거연합을 해야 합니다. 선거연합을 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한나라당 정권이 재창출될 위험이 매우 큽니다. 그럴 때 가장 고통 받는 사람은 바로 노동자, 민중, 서민들입니다. 따라서 진보민중운동세력은 한나라당 재집권을 막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하지만 자칫 잘못 하면 보수야당들한테 몸 대주는 것 아니냐, 무조건 지지 또는 비판적 지지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우려는 선거연합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거연합을 통해 다수세력인 이른바 자유주의 개혁세력은 직접 집권의 길로 나갈 수 있는 성과를 챙기고, 소수세력인 진보정치세력은 제도정치권에서 교두보 확보 즉 원내교섭단체를 확보하는 성과를 이뤄내야 합니다.

진보정치세력은 이 교두보를 통해 서민들에게 희망의 상징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진보정치세력이 국정을 맡으면 서민들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제로 샘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 없이 좋은 정책, 좋은 구호를 내세우기만 하면 국민들 마음이 바뀐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입니다.

현재 상황은 진보정당이 여전히 마이너리그에 머물고 있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 1등 해봐야 메이저리그 정당이 될 수 없습니다. 메이저리그에 등장해서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는 것이 현재 진보정당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단적으로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무상급식, 혁신학교 등을 현실로 샘플을 보여주니 진보적 정책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국민들이 인식하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적 교육감이 대거 당선됐습니다. 우리가 이 교훈을 놓치면 안 됩니다. 메이저리그로 들어가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어 국민들에게 진보정치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줘야 합니다.

현재까지 진보정치세력은 아마추어였습니다. 예를 들면 민주노동당 지난 10년간 가장 큰 한계 지점으로 2가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2008년 분당 사건입니다. 분당은 씻을 수 없는 역사적 과오였습니다. 만약 분당을 하지 않았다면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수 있는 결정적 찬스를 스스로 무산시켰습니다. 두 번째로 지난 10여년의 과정에서 울산 동구와 북구에 구청장이 2번씩이나 당선돼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진보정당이 지방행정을 맡으면 서민들 삶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 각인시키는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 ⓒ민주노동당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했었다"

정성희 : 진보정치대통합과 진보세력과 민주개혁세력 간 선거연합 두 가지를 강조해주셨습니다. 대표님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5+4 협상의 실질적 설계자, 집행자로 활동하셨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의 선거연합에 대해 평가해주십시오.

박석운 : 저는 지난 지방선거는 절반의 성과라고 평가합니다. 다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이 성사됐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평가입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은 실패했습니다. 1단계에서 민주당의 합의 파기와 진보신당의 무리수, 2단계에서 국민참여당의 헛발질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던 절호의 찬스를 놓치면서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과 밖에 안 됐습니다. 그나마 부분적 선거연합이 실현됐던 인천, 고양, 경남, 부산 등에서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만약 제대로 된 선거연합을 진행했으면 서울시장, 경기지사를 비롯해 기초의회도 모두 승리했을 것입니다. 현재 기초의회는 한나라당이 장악한 지역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성남을 들 수 있습니다. 성남의 경우 민주노동당이 양보해서 시장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져 개혁적 시장이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시의회는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선거연합이 안 됐기 때문입니다. 인천만 하더라도 기초의원은 선거연합이 안 됐습니다. 기초의원은 완승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5+4 협상을 하며 진보정치세력이 너무 약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연합후보로 선정되어도 본선에서 당선될 수 있는 수준에 올라가지 못한 지역이 많습니다. 유력한 후보가 없다는 것이죠. 후보들을 확인해보는데 지방으로 갈수록 후보군이 없었습니다. 진보가 약하다, 시민사회, 풀뿌리 단체가 약하다, 지역이 약하고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도 허약한 체질 가지고는 상층 협상만으로는 돌파가 안 된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진보정치세력이 통합을 해서 확실한 응집력을 갖춰야 선거연합도 가능합니다. 선거연합은 세계 정치사적으로 보더라도 기본적 방법입니다. 정당투표제가 실시되는 독일, 북유럽의 경우 선거후 연합을 합니다. 소선거구제인 이탈리아는 선거전 올리브 동맹이라는 선거연합을 합니다. 올리브 동맹이 성사가 잘 되면 집권하고 그렇지 않으면 보수세력이 집권합니다. 세계정치 현실을 비춰보더라도 선거연합은 피할 수 없는 필연입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절반의 심판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부분에 도취되어서는 안 됩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진보정치대통합과 진보세력과 민주개혁세력간 선거연합이 더욱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지난 지방선거의 교훈점입니다.

"7.28 재보선 전, 정세균 대표 태도에 시민사회 경악했었다"

정성희 : 2012년 총선은 대선 구도 속 총선이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대선주자가 여러 명 나와 자기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그럴 경우 총선에서 진보세력에게 쉽게 양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총선에서 선거연합이 가능할까요.

▲ ⓒ민주노동당
박석운
: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 전에는 민주당이 배가 고팠는데 선거가 임박할 수록 배가 불러졌습니다. 지방선거 끝나고 난 이후에는 민주당이 자만에 빠진 상황입니다. 제1야당 프리미엄을 민주당이 만끽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명실상부한 선거연합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7.28 재보선을 앞두고 6월 민주포럼에서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를 초청해 정세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정세균 대표에게 왜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정세균 대표가 "박석운 대표가 너무 협상을 잘해서 민주당이 받을 수 없는 안을 합의를 하게 돼 협상안이 파기가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7.28 재보궐선거에서 선거연합에 대한 여론이 높은데 민주당이 무엇을 양보할 수 있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정 전 대표가 "은평을은 후보단일화를 논의해 볼 수 있으나 나머지 6곳은 민주당 외 야4당에 유력한 후보가 없으니 선거연합이 어렵다"고 답해 그 자리에 참석했던 시민사회 선배 그룹에서 경악을 했었습니다.

결국 은평을에서 참패하고, 인천 계양에서 민주노동당과 같이 출마해서 민주당이 낙선하고, 철원에서도 낙선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2012년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진보정치세력이 대통합을 통해 국민적 감동, 희망을 만들어내고 만약 선거연합 깨지면 독자출마 하겠다는 실력을 명확하게 갖추지 못하면 민주당이 양보할 리 없을 것입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합의했던 것도 깼던 민주당입니다. 그 때는 배가 고프기라도 했지만 지금은 배가 부른 상황입니다. 단독출마해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정성희 : 진보정치세력이 단결해서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가지고는 국민들이 믿지 않습니다. 진보세력이 단결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선명하게 가치와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그것을 실현할 세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서 진보정치대통합은 가치연대이면서 세력연대이기도 합니다. 진보정치대통합의 가치, 비전, 세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석운 : 진보정치세력이 서민들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것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은 복지인데,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본질적 문제입니다. 구체적으로 교육 개혁, 의료 문제, 주거(부동산) 문제, 비정규직 문제, 일자리 문제, 보육, 노후 문제 등 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에서 자유주의 개혁정당이 결코 할 수 없는 대안을 내놓고 실현시키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에 대한 반대와 대안은 진보세력과 개혁세력을 가르는 경계선이 될 것입니다. 진보정치대통합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에 반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정치세력을 총망라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과 민주노총, 전농 등 기층 민중조직 그리고 진보연대, 진보교연 등 제반 정치사회 단체와 각 부문의 진보적 인사들을 총망라하는 대통합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참여당의 경우 적극적으로 제안해야 하고, 그들을 쳐내는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민주노동당 단독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 큰 착각이다"

정성희 : 진보양당 당원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은 노무현 정권 시기 장관이었던 사람이 이끄는 국민참여당은 그 시기 과오에 대해 성찰하는 모습과 반신자유주의를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함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박석운 : 진보정치대통합은 진보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당연히 국민참여당은 진보적 가치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참여가 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진보정치대통합에 국민참여당이 참여하는 문제는 신자유주의세계화 정책에 대해 그들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인 셈입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진보민중세력이 총출동해 대단결해서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면서 국민적 감동과 희망을 만들고 아울러 민주개혁세력과 선거연합을 하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민주노동당이 잘하면 단독적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희망 섞인 전망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큰 착각입니다. 아마추어도 그런 아마추어는 없습니다.

만약 진보민중세력이 통합된 상황에서 좌파 자유주의 세력의 지지까지 받으면 제1야당도 가능할 것입니다. 여기에 중도 자유주의 세력까지 지지를 받으면 집권도 가능할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진보민중세력이 대단결해 국민적 감동을 만들고 희망을 만드는 진보정치대통합이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확장이 가능한 것입니다.

정성희 : 진보정치대통합의 원칙과 경로는 어떻게 될까요.

박석운 : 진보정치대통합 관련해 잘 되겠냐는 회의론이 상당히 있습니다. 특히 내부 상층 정치에 밝은 사람일수록 비관론이 더 많습니다. 왜냐하면 상층 정치게임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민주노동당도 표면적으로 내세우지 않지만 실제로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사람들이 다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진보신당 내부에도 그러한 세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순탄하게 내부 조직적 결의만으로 통합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진보정치대통합을 하더라도 선거가 있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합니다. 2012년 봄에 있는 총선에서 성과를 내야합니다. 선거는 최소한 1년 이상 준비해야합니다. 준비하지 않고 낙하산처럼 내려가 주민활동을 해봐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1년도 짧은 시간입니다. 내년 봄이 적기입니다. 아무리 늦어도 내년 가을에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내년 가을을 넘기면 실패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백병전 방식으로 전선을 밀고 올라가는 방식도 해야 하지만 과감한 상륙작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감한 상륙작전을 통해서 진보정치대통합을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만들고 노동자, 농민, 서민이 대중적으로 참여하는 제2의 진보정당 건설운동 바람을 일으켜야 합니다. 지금 문성근 씨가 주도해 진행되고 있는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을 잘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운동을 아래로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보정치대통합에 동참하는 모든 세력이 모두 동참하는 방식의 대중 운동을 제안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희망을 만드는 진보정당, 감동을 주는 진보정당운동이 가능합니다.

"마이너리그 서푼어치 연봉 탐닉하다 진보정당 분당됐다"

정성희 : 진보정치대통합 과정에서 혁신 지점이 있습니다. 또한 분열분당의 원인이 됐던 패권주의 분파주의, 대북관점, 범야권연대 등 몇 가지 쟁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석운 : 핵심은 패권주의와 분파주의입니다. 진보정치대통합과 선거연합 관련해 노동자들에게 강연을 하면서 제가 "진보정당들이 마이너리그에서 1, 2등을 다투면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노동자가 "마이너리그에도 연봉이 나오지 않습니까"라고 하는 것입니다. 정곡을 찌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마이너리그에도 나오는 서푼어치도 안 되는 연봉에 탐닉하다가 분당이 된 것입니다.

또다시 분열분당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직후보 선거나 당직 선거에서 소수의견에 대해 확실히 배려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시스템이 독식이 안 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공직후보 선출에서는 민중경선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2007년 대선 후보 선출과정에서 민중경선을 했으면 분당 안 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중경선을 했다면 흥행도 되고 바람이 일어나고 결과도 달라져 분당할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서민 대중의 마음 속에서, 민중의 바다 속에서 함께 호흡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민중경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혁신의 핵심은 소수의견을 배려할 수 있는 확실한 제도적 장치, '페어플레이'가 가능한 시스템, 민중경선제 도입 등입니다. 그 외 나머지 문제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 반대, 6.15 공동선언지지 등 주요 정책에 대한 동의가 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 민주정당이라면 북한에 대해서도 금기 없이 비판과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당연합니다.

"빅텐트론, 시작은 선의였을지 모르나 결과는 진보정당 죽이기다"

정성희 : 마지막 질문입니다. 과거에는 진보대연합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습니다. 최근에는 진보진영의 선거연합과 공동실천을 진보대연합이라고 표현하고 조직통합까지 포괄한 의미를 진보대통합이라고 합니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2012년 총선, 대선까지는 공동실천, 선거연합까지 하고 대선 지나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자는 주장을 합니다. 한편으로는 빅텐트, 제3지대 백지신당을 만들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진단해주시죠.

박석운 : 2012년까지 진보대연합하고 그 이후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자는 주장은 전형적인 아마추어들이 하는 주장입니다. 진보정치 대통합이 안 된 상태에서 선거연합을 시도하면, 민주당이 배가 고픈 상태에서 진행된 지방선거 당시의 '5+4'에서 얻은 성과보다 훨씬 더 밀릴 것입니다.

지방선거는 당선자가 4000명이나 됩니다. 반면 총선은 299명이고 대선은 1명입니다. 총선,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양보할 여지가 훨씬 더 없을 것입니다. 강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각개약진해서는 될 수가 없습니다. 분할통치 되고 각개격파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방선거에 비해 당선자 숫자가 훨씬 적고 또한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의 프리미엄을 탐닉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보다 훨씬 어려울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자, 민중의 가슴에 희망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진보정치세력이 냉소의 대상이 됩니다. 각개약진하면 진보정치 지지자도 제대로 못 챙깁니다. 분당된 이후 진보정치세력은 민중들에게 심판받고 있습니다. 2012년까지 연합만 해서는 유실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정당비례대표 유실되죠, 더 중요한 것은 진보민중들 가슴속에 냉소만 커지게 됩니다. 희망과 변화의 감동을 만들 수 없습니다. 감동을 못 만든다면 선거 하나마나입니다.

빅텐트론은 그 사람들은 선의로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진보정당 죽이기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불가능합니다. 다만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운동'에 대한 벤치마킹입니다. 감동과 희망을 만들어내고자 아래로부터 힘을 모으는 것은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또한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은 선거연합을 하는데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보민중운동세력의 중심이 형성되어 있어야 벤치마킹도 할 수 있고 또 선거연합도 가능한 것입니다. 현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설사 진보정치대통합해도 잘못하면 주변화 될 수 있습니다. 진보정치대통합은 진보정치세력이 메이저리그, 중심부로 진입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너무나 뻔한 이런 진실을 외면하다가는 마이너리그 1,2위 하는데 그치게 되거나, 시간이 가면서 그마저도 놓치게 될 것입니다.

정성희 : 2012년 비전과 진보정치대통합에 대한 소중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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