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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남상태 사장은 왜 나를 해고했나?"

[인터뷰] 대우조선에 13억 소송 당한 신대식 전 감사실장

대우조선해양이 "남상태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의 몸통이 김윤옥 여사"라고 주장한 민주당 강기정 의원을 8일 검찰에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또 한 사람을 고소했다.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신 전 실장을 상대로 형사 고소 및 13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신 전 실장은 대우조선해양 감사실 근무 중 회사 내부 사업의 부당성 등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감사실을 없앤 후 대기발령을 낸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해고에 가까운 일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준 공기업' 대우조선해양이 감사실을 일방적으로 폐지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 문제다.

감사실을 없앤 과정에 대해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이며 대우조선해양에 관리 책임이 있는 산업은행 민유성 회장을 상대로 국정감사에서 "부당한 방법에 의한 감사실 폐지"라고 지적했었다.

우 의원은 당시 "신대식 전 감사실장이 대우조선해양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임천공업의 선급금 과다지급 등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 지난 8월 23일 이재오 특임장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는 신대식 전 감사실장 ⓒ연합

신 전 실장은 9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자신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데 대해 "황당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남상태 사장이 정치권에서 로비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초조하고 불안하니까 힘 없는 나같은 사람을 걸고 넘어진다"는 것이다.

신 전 실장은 감사실장 재직 시절 대우조선해양과 이창하 씨의 '수상한 관계'(☞ 대우조선해양과 건축가 이창하 씨의 '수상한 관계')에 대해 문제지적을 했고, 검찰의 '표적'이 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비리와 관련된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임천공업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이 임천공업 자회사 등과 관련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을 했었다.

신 전 실장은 지난 8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오 특임장관 청문회에서 자신이 해고당한 이유 및 정황, 대우조선해양에 이재오 특임장관의 측근이 고문으로 들어온 과정 등에 대해 증언을 했었다.

다음은 신대식 전 감사실장과 인터뷰 전문

"남상태 왜, 어떻게 '準공기업'에서 '주인 행세'를 했나"

프레시안 :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어떤 입장인가?

신대식 : 아직 관련 내용을 못 받아 봤다. 받게 되면 변호사와 상의를 해보고 말씀드려야 하겠다. 어제 언론 보도를 보고 한마디로 '황당하고 억울한 일이 생기는구나' 생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준(準)공기업이다. 대표이사사장이 관리자로서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런 것을 저버리고 (남상태 사장이) 사실상 주인 행사를 했기 때문에 (의혹 제기 등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상태 사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된 로비 의혹과 관련해 초조하고 불안하니까 과잉 대응을 하고, 자꾸 일을 크게 벌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자꾸 힘없는 저 같은 사람을 고소하고 그런것 아니겠나.

프레시안 :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신 전 실장이 회사에 대한 근거없는 음해성 소문을 퍼뜨리고 다녔고 이런 제보들이 최근 제기된 각종 의혹과 소문의 진앙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더라.

신대식 : 내가 아무리 감사실장으로 근무했다고 해도 개별 회사의 비자금 마련 여부, 남 사장의 로비 여부 등을 전혀 알 수가 없다. 그것은 국세청 조사나 검찰 수사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음해를 하나. 내가 사실상 해고를 당한 게 2008년 9월이다. 언론 보도에 나오는 남상태 사장 연임 로비 의혹은 2009년 일이다. 일개 감사실장이 그런 것을 어떻게 아나.

프레시안 : 감사실장 재직 시절 어떤 문제들을 지적했었나?

신대식 : 언론에 나오는 부분, 공시자료에 나오는 부분 등 건전한 상식으로 봤을 때 의심이 가는 부분들 뿐이었다. 남상태 연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신대식이 다 (의혹을) 제기했다? 언론에서 접촉해 와도 나는 내가 아는 사실 이외에는 절대 말하지 않았다. 정말 의혹이 있다고 하면 남 사장을 (검찰이) 조사하면 되고, 아니면 남 사장이 의혹이 없도록 사람들은 납득시켜야 하는 일 아니냐. 왜 나를 걸고 넘어지는지 이해가 안간다.

프레시안 : 대우조선해양의 사업 방식 등에 대한 문제점은 어떤 것인가?

신대식 : 내가 감사를 한 부분은 감사 보고서에 담겨 있다. 그러나 (남 사장이 벌인) 신규 사업 등의 부분은 사전에 검토할 여력이 없었기에 제대로 못했다. 대우조선해양 이사회가 투자 규모가 200억 원 이상이면 의결이 필요한데, 그 이하의 투자 부분에 대해서는 (남 사장이) 결정하면 끝나는 구조다.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언론이나 공시 자료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의) 문제점이 다 나온다.

예를 들면 이창하 씨 관련 의혹의 경우, 공시 자료 등을 보면 명백하게 (남 사장이) 이창하 씨에게 사업 물량 등을 몰아주는 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재벌 그룹을 보면, 삼성이라든지, 현대라든지, 재벌 오너들이 개인 회사를 만든다. 그래서 물량을 몰아주고 키워준다. 현대의 경우 글로비스가 될 수 있고, 삼성의 경우 에버랜드가 될 수 있다. 이런 일을 (준 공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내가 감사위원회에 지적해 보고서에 올린 것도 있다. 그런데 이창하 씨는 검찰 수사를 받아 협력업체로부터 공사 청탁 대가를 받은 혐으로 처벌까지 받았지만, 언론보도에 의하면 지금도 오만에서 관련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것들을 (남 사장이) 해명하면 될 것 아닌가. 이 역시 신대식 혼자 아는 내용이 아니다. 언론 등에 다 나온 내용이다.

"남상태 사장이 나를 눈엣 가시로 여겼던 것 같다"

프레시안 : 대우조선해양은 왜 신대식 전 감사실장을 해고했나?

신대식 : 그 날이 2008년 8월 27일이다. 그 때 청와대에서 (해임하라는) 연락이 왔다고 산업은행 임원이 내게 알려줬다. 나에게 그 말을 전한 사람이 나와 산업은행에서 30년을 같이 일한 분이다. 그 사람이 나한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일반적으로 사회 생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면 다 알 수 있을만한 정황이다. 그런 정황으로 보면 (청와대 외압이) 맞다. 정권 바뀌고 2008년 봄부터 공기업들, 일반 회사 등에 인사 순환이 물갈이 차원에서 많이 이야기가 돼고 있었다. 그리고 (청와대 해임 압력을 들은 후) 남상태 사장과 산업은행 관계자가 만나 신대식 혼자 나가는 게 아니라 다른 고문 둘과 나가는 것을 협의했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부당하다'는 뜻을 표시하니까 그들이 '쉽게 안 나가겠구나'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래서 한 것이 (감사실장) 자리를 없앤 것 같다. 이후에 세 명(오동섭, 함영태, 정하걸 대우조선해양 고문, 이 중 오동섭 고문은 이재오 특임장관 측근)이 들어왔다.

프레시안 : 해고 과정에서는 어땠나?

신대식 : 저도 직장 생활을 오래 했는데 어떤 일이 일어나면 앞뒤를 잘 아는 사람이다. 나는 임원 규정에 따라 급여를 지급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안 된다고 했다. 남상태 사장이 '오버'를 한 것이다. (애초에) 산업은행에서 감사실을 설치하라고 했는데, 어떻게 (폐지에 대한) 산업은행의 동의가 있었겠나. 내가 감사 업무를 하면서 (남상태 사장이) 불편한 점이 많고 눈엣 가시같으니까...CEO라 하면 그런 점도 포용해야 하는데, 내가 투명 경영을 위해 지적한 문제들을 불편해 했던 것 같다.

프레시안 : 해고 당할 당시의 주변 정황은 어땠나? 남 사장이 연임 전인데?

신대식 : 그 해에 '연말까지 매각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이후 한화그룹 등이 매수자로 나섰었다. (한화그룹은 2009년 2월 매수에 실패했다.) 매각 작업이 진행되는데 주인(산업은행에서 한화 등 다른 기업으로)이 바뀌면 한 두 사람이 아니고 세 사람(오동섭, 함영태, 정하걸 대우조선해양 고문, 이재오 특임장관 측근) 자리를 마련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당시 청문회 때 얘기한 것들이다. 남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영향력이 있을 때 (나를 해고를) 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매력적인 곳이다. 삼성 등 대기업에 비해 보수는 약하지만 다른 공기업보다는 좋다. 그래서 그 자리(고문)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겠나 하는 추측을 한다.

프레시안 : 현재 해고 무효 및 퇴직금 등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신대식 : 1심에서는 패배를 했다. '신용카드 부당 사용' 등 해고 사유, 양형의 타당성 등만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2심에 들어가서는 갑자기 감사실을 폐지하는 등 합법적이지 않는 방식을 동원한 부분, 그리고 부당하게 대기발령을 낸 부분 등 해고를 한 원인에 대해 집중해서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 (감사실을 부당하게 폐지하는 방식 등) 해고의 전제 조건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에서 나를 내보내라고 했다는 사실이 있었다. 왜 산업은행과 협의도 없이 마음대로 감사실을 폐지하느냐. 그런 절차 위반을 지적하고 있다. 감사실을 폐지한다고 해서 반드시 (감사실장을) 대기발령 내야 하는 것도 규정에 없다. 1심에서는 내가 예산을 초과해 법인 카드를 썼다고 구실을 삼았는데, 거기에서도 숫자가 조작된 부분이 있다. 또 다른 임원의 사용 내역과 비교를 해봐야 하는데, 그런 자료를 대우조선해양 측에서는 자료를 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법원이 '다른 임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제시하라'고 결정했다. 지금은 2심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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