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조현오 경찰청장이 시위대 해산용으로 "시민과 소통을 위해" 도입하려던 음향대포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야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에서도 음향대포 도입 반대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김정권 의원은 10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경찰청에서 도입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음향대포가 주변 상인들 등에게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음향대포 도입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불법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기 전에 해산을 하기 위해 경찰청은 별 것이라도 다 도입을 하고 싶어하겠지만, 음향대포 시연 등에서 봤듯 검증되지 않은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한나라당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도 "음향대포 도입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대다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당 내에서도 음향대포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청와대도 음양대포 도입 유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도입 유보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저녁 확대 당정청 회의에서 이 문제를 안건으로 올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민주당은 물론이고 여야 모두 반대하는 음향대포를 조현오 청장만 고집하는데, 강희락 전임 청장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했던 것"이라며 "음향대포는 안전성을 검사받지 않은 불법무기이며, 경찰직무집행법 위반이다.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음향대포 도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조현오 청장이) 정 들여올 것을 고집한다면 전국 각지의 농가에서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멧돼지 퇴출기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음향대포 도입은 유보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나라당은 G20 회의를 앞두고 야간 집회 금지를 골자로 하는 집시법 개정안 처리를 공언하고 있어 여야간 긴장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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