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굴욕' 정세균, 첫 최고위 회의 불참

손학규 "기득권 안주하지 않고 혁신하자"

손학규 민주당 신임대표는 4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 자신을 혁신하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며 변화와 쇄신을 다짐했다.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새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갖고 한 목소리로 '변화'를 약속했다. 이 회의에 정세균 최고위원은 참석하지 않아 눈길을 모았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직전 당 대표로, 가장 탄탄한 조직력으로 평가받았으나 본인은 '빅3' 가운데 꼴등에 그쳤고, 정세균 측이 밀었던 최재성 의원은 유일한 탈락자가 됐다.

민주당은 정 최고위원의 불참에 대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며 과도한 해석은 경계했으나, 정 최고위원이 당 대표 때 임명한 당직자까지 이날 회의에 모두 나타나지 않아 '썰렁한' 첫 회의가 됐다.

손학규, 정동영, 이인영, 천정배 "변화와 쇄신" 한 목소리

손학규 대표는 "이제 우리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의 눈으로 보고 국민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며 "국민을 무시하는 이 정부의 반칙, 반서민, 반평화 정책에 결연히 맞서서 민주, 민생, 평화의 기치를 높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를 이날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거론하며 "박지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서민 생활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이 정부의 경제흐름 왜곡이나 반평화 정책을 적극 저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국민과 당원은 근본적인 변화를 민주당에 주문했다"며 "변화가 말로 그치지 않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변모된 노선과 정책을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인영 최고위원 역시 "(전날 전당대회는) 민주당이 건강하고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라며 "고단한 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삶의 진보, 복지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당명만 빼고 다 고치는, 통째로 바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 '개혁과 진보'라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확립해야 한다"며 "대선 준비기구를 당장 만들어 대대적인 논의와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지도부 가운데 정세균 최고위원과 함께 다시 지도부에 입성한 박주선 최고위원은 "수권정당을 만들지 못하면 직무유기 내지는 당원기만죄로 구치소에 간다는 자세로 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꼴지를 했지만 당규에 따라 여성 몫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내정된 조배숙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가 비싸니 양배추를 먹겠다고 했는데 양배추 값도 만만치 않다"며 "요즘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댄 명투아네트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며 정부 비판에 나섰다.

지도부 재입성 성공한 박주선 "내가 들어와 통째로 못 바꾸겠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는 정세균 체제에서 임명된 당직자들은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정세균 최고위원을 비롯해 전병헌 정책위의장, 이미경 사무총장, 윤호중 수석사무부총장 등이 불참하면서 회의장의 절반이 빈자리로 남았다.

직전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냈고 턱걸이로 지도부 재입성에 성공한 박주선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통째로 바꾸자고 했는데 내가 (지도부에) 들어와서 안 될 것 같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