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민주당 새 대표에 손학규…"집권하는 민주당 만들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민주당 새 대표에 손학규…"집권하는 민주당 만들겠다"

'486 단일후보' 이인영 4위 '파란'…탈락한 1인은 최재성

민주당 새 대표에 손학규 전 대표가 선출됐다. 손학규 대표는 이로써 2년 만에 다시 민주당의 수장의 자리에 서게 됐다.

3일 치러진 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서 손학규 대표는 21.37%의 득표율을 올려 1위에 올랐다. 대권 후보 경력을 가진 정동영 상임고문은 19.35%,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분위기 몰이에 나섰던 정세균 전 대표는 18.41%의 득표율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하위권의 순위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다. 4위는 '486 단일 후보'였던 이인영 후보가 차지했다. 5위는 탈락 가능성까지 점쳐졌던 천정배 후보가 차지했다. '빅3'를 제외하고 가장 안정권으로 분류됐던 박주선 후보는 간신히 턱걸이로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486 단일화' 약속을 배신하고 완주를 선택한 최재성 후보는 지도부 입성에 실패한 유일한 1인이 됐다. 조배숙 후보는 득표율은 꼴찌였지만,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들어간다.

손학규 21.37% vs. 정동영 19.35% vs. 정세균 18.41%

인천광역시 문학경기장에서 치러진 민주당 제2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민주당은 앞으로 2년을 책임질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현장 대의원 투표 70% + 사전 당원 여론조사 30% 합산' 방식으로 치러진 투표에서 손학규 대표는 총 득표수 1만1904표, 득표율 21.37%로 1위를 차지했다. 손 신임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집권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승리의 대장정을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 민주당 새 대표에 손학규 전 대표가 선출됐다. 손학규 대표는 이로써 2년 만에 다시 민주당의 수장의 자리에 서게 됐다.ⓒ연합뉴스

2위 정동영 후보(득표수 1만776표, 득표율 19.35%), 3위 정세균 후보(득표수 1만356표, 득표율 18.41%)와 2~3%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1위에 올라 초박빙 선거였음을 증명했다.

'빅3'를 제외한 하위권 1위는 이인영 후보였다. 이 후보는 6453표, 11.5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위로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이 후보의 뒤를 5598표, 10.05%를 올린 천정배 후보가 이었다. 지도부 입성의 마지막 티켓은 박주선 후보가 가져갔다. 박 후보는 5441표, 9.7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탈락한 최재성 후보는 4051표, 득표율 7.27%였고, 여성 최고위원으로 이미 지도부 입성이 결정된 조배숙 후보는 1216표를 얻어 2.1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선거에서는 전체 1만2195명 선거인 가운데 1만145명이 투표에 참여해 83.2%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원 여론조사는 3만5199명의 표본 가운데 1만7702명만이 응답해 응답률 50.3%로 나타났다.

정세균 "지방선거 승리" vs. 정동영 "공천 참여 보장" vs. 손학규 "몽둥이 되겠다"

투표에 앞서 진행된 마지막 연설에서 후보들은 모두 각자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른바 '빅3'는 각각의 약점을 해명하고 보완하는데도 상당한 열의를 투자했다. 각종 여론조사가 '박빙'으로 나오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만큼 후보들의 연설 경쟁은 더 뜨거웠다.

정세균 후보는 연설 초반부터 지난 6.2 지방선거로 당선된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의 숫자를 언급하며 "이명박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당 대표는 바로 정세균"이라고 자랑했다. 정 후보는 또 "19대 총선에서는 전북이 아니라 수도권 격전지에서 당의 승리를 위해 온 몸을 바쳐 싸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동영 후보는 '담대한 진보'의 구체적 내용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정도영 후보는 "민주당은 이제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노후연금 제도와 부유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19대 총선 공천에 여러분의 참여 기회를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통일부 장관 출신인 정 후보는 또 "남북문제를 민주당이 주도해야 한다"며 "아직 건재할 때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후보는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가 상처 받아서는 안 된다'며 이번 전당대회 출마를 많은 분들이 말렸지만 그것은 손학규의 길이 아니었다"며 "몸을 던져 당을 살리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경력 때문에 손 후보는 "민주당의 진짜 일꾼이 되겠다"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 손 후보는 "나를 거꾸로 가는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는 몽둥이로 써 달라"고 호소했다.

▲인천광역시 문학경기장에서 치러진 민주당 제2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민주당은 앞으로 2년을 책임질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연합뉴스

이인영 "내가 민주당의 미래" vs. 최재성 "내가 제일 열심히 했다"

두 번째 표를 얻기 위한 하위권 후보들 간의 경쟁도 치열했다. 선거 전 '빅3'를 제외하고 가장 탄탄한 조직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았던 박주선 후보는 정세균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후보는 "(정세균 지도부는) 한나라당이 분열하기만 학수고대하는 무기력한 지도력, 존재감 상실한 지도력"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후보는 "(이런) 무력한 민주당이 정권을 되찾을 수 있겠냐"며 "'빅3' 중 한 명이 대표가 되면 민주당의 뛰어난 자산 2명이 상처를 입는 만큼 내가 당 대표가 되어야 3명 모두에게 영광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과 같은 47세에 당의 지도부가 되었음을 거론하며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이 민주당의 현재라면 이인영은 민주당의 미래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젊은 지도자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연설에 앞서 다른 후보들에게 꽃다발을 선물한 천정배 후보는 "지지율 2~3%밖에 되지 않았던 노무현을 홀로 키워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던 내가 민주당을 확 바꿔서 우리 지도자도 키워내고 새로운 인물도 키워내겠다"고 약속했다.

최재성 후보는 "2년 6개월 동안 민주당에서 내가 가장 열심히 일했다"고 주장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정동영 후보가 들고 나온 '부유세'를 놓고 "단순한 논리"라고 비판하며 "집권하지 못하는 진보가 아니라 집권하는 진보인 똑똑한 진보, 스마트 진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정당 통합에 반대하진 않지만 총선 연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지도부 입성이 확정됐던 조배숙 후보는 "당당하게 선출직으로 들어가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조배숙 후보는 "내가 선출직으로 들어가야 여성 최고위원도 한 명 더 생기고 여성 공천 30%도 관철시킬 수 있다"며 "한 표는 남성에게 주고 또 다른 한 표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위해 여성인 저에게 달라"고 주장했다.

빨간 비행기·계란 날아다니고, 비까지 오락가락한 전당대회

○…누가 당 대표가 되는가와 함께 이날 전당대회에 앞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바로 날씨였다. 대회 장소가 하늘이 열려 있는 야외였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내 뿌리던 비는 행사 시간이 되자 활짝 개였다. 대회장이 있는 인천의 시장인 송영길 시장은 환영사에서 "인천에서 전당대회를 하는데 비가 오지 않을까 어제 밤새 노심초사했는데 비가 그치고 해가 떠올랐다"는 말로 안도감을 표시했다.

○…각 후보들이 내건 선전 문구(캐치프레이즈)도 특색 있었다. 이른바 '빅3'는 각각 "판 키워서 대선승리(정세균)", "강력한 정통 민주당(정동영)", "잃어버린 600만표를 찾아 오겠습니다(손학규)" 등 자신의 강점을 강조한 구호를 내세웠다.

박주선 후보는 "경선혁명", 천정배 후보는 "선명야당"을 내세워 변화를 강조했다. 또 최재성 후보는 "최재성이 필요하다", 이인영 후보는 "민주당의 새로운 심장", 조배숙 후보는 "변화하는 민주당의 힘" 등의 구호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각 후보의 지지자들도 손 피켓, 단체 티셔츠, 수건 등을 활용해 분위기 몰이에 나섰다. 과열된 선거전은 허위 여론조사 유포로까지 이어졌다. 한 캠프에서 미리 진행된 당원 여론조사 결과를 알리고 다닌 것. 당 선거관리위원장인 김충조 의원은 본격적인 선거에 앞서 "이는 흑색선전이고 맹랑한 날조 술수니 현혹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한 후보 지지자들은 투표 종료가 선언되자마자 "이겼다"를 연호하며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각 정당 인사들은 물론이고 주한 외국 대사관에서도 인사차 현장을 찾았다. 청와대에서는 정진석 정무수석이, 정부에서는 이재오 특입장관이 참석했다. 정의화 국회 부의장,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김창수 자유선진당 사무총장과 민주노동당에서는 이정희 대표와 권영길 원내대표가 자리를 함께했고,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와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도 참석했다. 이정희 대표는 5시간 넘게 진행된 행사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주한 외국 대사관에서는 남아공 대사와 타이페이 대사가 자리했고 중국·뉴질랜드 대사관에서는 서기관이 참석했다. 미국 대사관에서는 한국인 국내정치담당관 두 명이 참석했다.

○…마지막 유세를 위해 연단에 오른 후보들 뿐 아니라 지지자들 사이의 열기도 뜨거웠다. 정세균 후보가 연설을 하는 동안에는 한 참석자가 무대 근처에서 연단을 향해 2~3개의 계란을 던졌다. 천정배 후보의 지지자들은 천 후보가 단상에 오르자 빨간 종이비행기를 단체로 날렸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발표에 앞서 개표 결과가 <연합뉴스>를 통해 타전되는 일도 벌어졌다. <연합뉴스>는 5시 59분 "민주당 대표에 손학규"라는 긴급 기사를 내보냈다. 때문에 손학규 지지자들은 당의 공식 발표에 앞서 환호하면서 손 대표의 1위를 자축했다. 민주당의 공식 개표 발표는 6시 20분 경 나왔다.

민주, 15년 만에 '중도개혁' 삭제하고 '좌클릭'

한편, 민주당은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선언에서 도입했던 "중도개혁주의" 노선을 15년 만에 버렸다. 대신 "보편적 복지국가" 등 보다 왼쪽으로 한 걸음 자리를 옮겼다.

이날 개정된 강령·정책에서 민주당은 "중도개혁주의" 용어를 삭제했다. 새로 만들어진 강령·정책에는 "무상교육 확대", "무상의료 현실화", "차별 없는 공정한 노동시장 구현"과 같은 보편적 복지의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당헌에서도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를 당의 목적으로 새롭게 정립했다. 또 당헌 1조에는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제2항을 추가해, 당내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새로운 강령과 당헌을 확정하면서 내놓은 '민주당 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은 민주정부 10년의 연장선인 민주, 평화, 복지의 길임을 다시 확인한다"며 "민주진보세력의 연대와 통합, 획기적인 당의 체질 개선과 자기 혁신"을 강조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