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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신실한 기독교인이 전분야로 가야한다 취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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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신실한 기독교인이 전분야로 가야한다 취지로..."

김경수 "왜 비판하는지 생각해봐"…권칠승 "차라리 질문하지 말까 생각"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핵심 단어는 예상대로 '뉴라이트'와 '창조과학'이었다. 해당 논란의 성격상,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박 후보자를 적극 방어하기는커녕 싸늘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른바 '친문(親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의원들도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강하게 드러냈다.

11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역사관에 대한 지적은 오히려 여당 의원들과 국민의당 의원들로부터 나왔다.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박 후보자가 작년 11월 '뉴라이트 대부'로 불리는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세미나를 연 것과 관련해 "이것은 촛불 정신을 배신한 행위"라며 "청와대가 봐도 박 후보자는 적임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선임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이 교수 초청은 작년 8월에 완료됐다. 10월에 국정농단 사태가 있어서 교수들과 학문의 자유에 대해 디베이트(토론)가 있었고, 기본적으로 학생들은 듣지 않는 것으로 했지만 (강연을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진행하게 됐다"며 "이 교수에 대해서는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이메일로 초청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또 2014년 변희재 씨를 창업 관련 행사에 강사로 초청한 데 대해서도 "선배 교수가 최초 초청했고, 기술창업교육센터에서 일정·비용을 담당했다"며 "제가 많은 사람을 초청했는데, 3년 전에 한 분, 1년 전에 한 분을 초청한 것으로 제 역사관이나 이념을 평가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두 분 다 딱 1번씩밖에 전 생에서 못 봤던 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박 후보자의 이런 답변 내용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들뿐 아니라 여당, 특히 여당 내 친문계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정무특보를 지낸 권칠승 의원은 "후보자 지명을 축하드리지만, 민주당 청문위원들은 상당히 곤혹스럽게 생각하고 있도 저도 (입장이) 어렵다"며 "청문회에 나오며 '차라리 질문하지 말까' 생각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권 의원은 "촛불집회를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나", "문 대통령 당선을 본 소회는?" 등의 질문을 한 뒤, 뉴라이트 인사들이 했던 발언들을 소개하며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내용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후 "여론이 안 좋은 것 알고 계시죠?"라고 물은 뒤, 박 후보자가 "네, 알고 있다"고 답하자 "이상 마치겠다"며 질의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경수 의원도 간접적으로 비판적 의식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왜 변희재 씨를 강연에 초청하는 연결을 후보자가 한 것이냐?", "포항공대 내부 게시판에 모 교수가 '박 후보자가 역사 교과서 등의 부분에 대해 확신에 찬 태도로 상대방을 설득하려 했다'는 글을 올렸다" 등의 질의를 한 뒤 "업무 적합성을 높이 평가받아 장관에 지명됐을 텐데, 거꾸로 역사관 등에 대한 비판이 많이 나오는 것이 왜 그렇다고 생각하느냐"고 점잖게 물었다.

김 의원은 "장관직, 정무직이라는 게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생각해 봐야 하지 않느냐. 일은 잘 할 수 있다. 정책 실무 능력은 저도 인정할 수 있고, 대부분 의원들도고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역사관 등의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장관이란 결국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으로 어떤 시기에 들어섰는지 등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문제 제기가 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훈 의원도 "그냥 선배가 (추천)하니까 강연에 초청했다는 것인데, 변희재 씨가 어느 정도 편향적 인물이라는 것은 공론화된 상황 아니었나"라며 "교수로서 비판적 사고를 못 했다. 지식인으로서 그런 책임 의식이 전혀 없었나?"라고 비판했다. 김병관 의원도 이영훈 교수 초청과 관련해 "학생들이 이 교수 생각을 들어보면 좋겠다고 판단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에게 소개할 때는 좀더 깊이 알아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가 "이 교수가 어떤 주장을 해왔는지 깊이 조사를 못 한 상태에서 초청을 결정했다"는 취지로 밝힌 데 대한 비판이었다.

김병관 "지구 나이는?"…朴 "신앙적·과학적 달라, 저는 신앙적 믿어"

창조과학 논란도 되풀이됐다. 박 후보자는 김병관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창조과학이 아니라 창조론을 믿는다. 창조과학에 대해서는 국민으로서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추가 논란을 예고했다. 박 후보자는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에 동의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창조과학자들이 과학적 방법론으로 전문가들에 의해 입증된 부분은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비과학, 반과학이라는 입장은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에 김병관 의원이 물었다. "지구의 나이가 몇 살이라 생각하나?" 박 후보자의 답은 이랬다. "신앙적 나이와 과학적 나이가 있다. 창조신앙 입장에서는, 교회에서는 6000년이라 얘기하고 있다. (반면) 과학자들이 탄소 동위원소 등으로…(측정한 나이는 다르다)"고 했다.

박 후보자의 답변이 끊긴 것은 김 의원의 추가 질문 때문이었다. "창조과학자들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지구 나이가 6000년이라고 하는데 이에 동의하느냐?"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저는 신앙적으로 믿고 있다"는 말을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자는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성경적 창조론으로 무장된 사람들을 교육, 언론, 행정, 기업, 정치 등 모든 분야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한 자신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질의하자 "신실한 기독교인들이 전 분야로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은 맞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처럼 뉴라이트, 창조과학 관련 논란의 많은 부분은 야당이 아닌 여당 의원들에 의해 지적되고 비판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박 후보자의 부동산 다운계약서 문제, 장남 위장전입 관련 유관업체 대표와의 관계, 소상공인 정책 숙지 여부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홍 의원은 박 후보자가 다운계약서 의혹을 인정하며 "잘못했다"고 사과하자 "2006년 이후 다운계약서는 국회에서 엄중하게 다루는데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청와대에 인사검증 당시 이 사실을 말씀드렸나?"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박 후보자가 어제 위원장 허락 없이 청문회장에 와서 '청문회 리허설'을 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당 소속 장병완 위원장이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일이지만 지금 후보자에게 사과 말을 듣는 게 큰 의미가 없다"며 "그 문제는 위원장으로서 경고하겠다. 회의는 계속 진행하자"고 달랬지만, 손 의원은 자신의 질의 순서에서 이 문제를 다시 거론했고 결국 박 후보자로부터 "죄송하다"는 사과를 받아냈다. 손 의원의 지적대로, 국무위원 후보자의 '청문회 리허설'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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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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