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사드 잔여 발사대를 7일 성주 기지에 임시 배치하기로 한 것과 관련, 정치권은 대체로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보수 야당은 "다행", "환영"이라고 했고, 국민의당도 사드 배치 찬성 기조를 유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임시적 조치"임을 강조했다. 의석 수 6석의 원내 5당 정의당만 반대 성명을 내고 정부를 비판했다.
정의당은 6일 오후 김종대 원내대변인 겸 '평화로운 한반도 본부장' 명의로 성명을 내어 "사드 배치 졸속 강행, 절대 안 된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정의당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및 대통령 당선 초기, 전 정부에서 강행 추진된 사드 배치의 진상을 규명하고 사드 배치의 외교·안보·경제적 타당성과 대책 등에 대해서 국회의 동의 등 충분한 공론화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미국에 가서 '사드 배치는 주권사항'이라고 규정지어 중국과 척을 지더니,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하자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공언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주민 참여 하에 4계절 전략환경영향평가도 정부가 공언했었다"며 "문제점 점검과 민주적 절차는 환경영향평가로 제한되더니 그마저 요식적 소규모영향평가로 대체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사드가 대한민국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이 사드 보호를 위해 총동원되었다"며 "북의 단거리미사일로부터 사드 체계를 보호한다며 패트리어트 포대, 신형방사포를 막는다며 아이언돔, 무인기를 막는다며 국지방공레이더 등 사드가 우리를 방어하는지, 우리가 사드를 방어하는지 모를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민생과 일자리 창출에도 치명적 타격이 예상된다"며 "지금도 중국 보복으로 위기에 처한 우리 영세상인과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김 원내대변인은 "성주 소성리 할머니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강행 배치를 온몸을 던져 막겠다고 한다"며 "물리적 충돌, 아니 수천 명의 경찰에 의한 압도적 물리력의 행사가 예측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혹시 불상사라도 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더 큰 비극과 아픔을 초래하기 이전에 임시배치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집권 초 3대 약속(사드 배치 진상규명, 국회 공론화, 전략환경영향평가)부터 실시하고 임시 배치는 무기한 연기하라"고 요구하며 "왜 임시 배치를 강행하는지 그 이유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계속 미국과의 밀실 외교에서 사드 문제가 처리된다면 정기국회에서 정부 안보 관계자들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보수 정권과는 다른 외교안보 정책 추진으로 '대결에서 평화로'의 전기가 마련되기를 바랐던 시민들은 실망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가 미국산 전략무기의 전개 및 도입을 앞세운 강대강 대결로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길에 나서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원내 1당인 민주당은 여당이라는 처지와 사드 배치에 비판적인 당내 분위기 양쪽을 감안해 "분명한 것은 이번 사드 배치가 한미동맹과 한반도 긴장 고조에 따른 임시적 조치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제윤경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이번 사드 임시배치는 지난 3일 북한의 추가 핵실험으로 인한 안보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능력이 과거와 다른 수준으로 발전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단 민주당은 "정부는 미군 측에 공여하기로 한 전체 부지에 대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철저하게 한 뒤 그 결과를 반영해 최종 배치를 결정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일은 이번 조치와 별도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임시배치와 최종배치는 전혀 다른 문제임을 분명히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국민의당도 "불가피한 조치"라는 민주당의 입장과 궤를 같이했다. 국민의당은 이행자 대변인 논평에서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북핵 실험으로 사드배치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며 "정부는 사드배치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흔들림 없는 대북정책과 한미동맹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고, 또한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줄이는데 외교적 역량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그동안 사드 배치 관련 오락가락 대응이 안타깝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그 동안 일관되고 확실한 입장을 보여 왔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수 야당은 더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이라며 "사드의 추가 배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추가 도입 논의도 바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성주 주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시위에 대해서도 "국민 생명과 국가 안위를 위한 일이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배치해야 한다"며 "사드 배치와 관련해 더 이상의 논란은 없어야 한다. 사드의 배치와 정상 가동을 방해하는 시위대는 엄단해야 한다"고 강경론을 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사드 배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북한의 핵 위협 앞에서는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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