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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책, 10년을 내다보고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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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책, 10년을 내다보고 세워야

[코리아컨센서스] 문재인 정부 100일 평가와 제언 : 미세먼지 ①

(사)코리아컨센서스연구원(KCI, 원장 : 백준기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과 <프레시안>이 '문재인 정부 100일'을 맞아 그간 보여진 정부 정책 역량과 국가 전략의 체계성을 가늠해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 100일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일 수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적폐' 중 당장 시급한 문제들을 걷어내는 작업이 국가 전략 구상과 함께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KCI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의지'를 평가함과 동시에 향후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과제와 관련된 '제언'에 집중해 보았다.

지난 8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과 함께 연 '문재인 정부 100일 주요정책 평가' 세미나를 통해 발표된 전문가들의 견해를 지면에 소개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여러 정책분야 중 비교적 주목을 받고 있는 세 분야(환경·에너지/경제·일자리/외교안보·남북관계)에 한정하여 각 분야별 두 편씩 총 6회에 걸쳐 평가하고자 한다.편집자

일기예보와 함께 미세먼지 예보를 챙겨보는 것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국민은 우리 생활과 건강에 직결되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전부터 미세먼지 대책 공약을 발표하였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대기환경기준의 WHO 권고기준 강화, 측정망 보강 및 예·경보제 강화, 취약계층 및 다중이용시설 기준 및 관리 강화, 사업장의 총량관리 확대,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청정에너지 확대, 경유차 축소 및 친환경차 확대 등 주요 공약들은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공약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실현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될지 고민하게 되고, 공약 이행에 앞서 해결해야할 사항이 많아 보인다.

미세먼지는 자연적인 발생원과 인위적인 발생원에 의하여 아주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성·소멸되는 특성을 지닌다. 주요 선진국에서 오래전부터 연구를 진행하였으나 아직도 과학적인 원인 규명과 정책 도출을 위해 막대한 시간과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진단 단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실정을 파악하여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 수단을 모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경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나, 이 또한 현 상황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의 환경기준치를 적용하더라도 국내 대부분의 도시에서 미세먼지는 기준치를 초과한다. 미세먼지 환경기준치를 강화하면 도시뿐만 아니라 교외 지역까지도 기준치를 초과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과연 무작정 환경기준치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책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환경기준치에 대한 의미 부여와 정책방향 설정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도 필요하다. 현재와 같이 환경기준 만족 여부에 대한 규제적 측면은 별개로 하고, 환경기준을 목표치로의 의미만 부여할 것인지 환경기준 미달성에 대한 정책 수단을 강화하여 달성지역과 차별된 관리 개념을 가져갈 것인지에 관해 명확한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 측정망 보강은 지역 대표성을 고려하여 교체하거나 확대하되, 측정망 위치 적합성과 측정망 수에만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 메커니즘과 위해성 분석을 위한 성분분석 측정망을 늘리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동일한 PM 2.5 농도라 하더라도 그 구성성분에 따라 위해성은 매우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예·경보제 강화와 함께 국민에게 체감할 수 있는 예·경보제 실시 전달 방안과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알리는 것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사업장 관리의 경우 총량관리제 확대 방안도 필요하나 전국 사업장의 배출량 전수 조사부터 실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최근 화력발전소, 경유차 등이 미세먼지 주범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으나, 국내에 약 5만여 개 이상에 달하는 소규모 사업장 배출 정보는 없다.

작년 미국 NASA와 실시한 한미 대기질 합동연구 중간결과에서도 국내 사업장의 배출량이 약 3분의 1 정도로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나 사업장 배출 정보 확보가 시급하다. 지역별 정확한 배출자료 구축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배출원별 배출량 전수조사 및 관리 권한을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이양 또는 위임하는 방안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사업장 총량관리는 체계 구축 및 운영이 쉽지 않으므로 국가산업단지 및 미세먼지 유발 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하여 실효성을 확보한 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또한 정부는 대기관리를 위하여 권역별 관리정책을 추진 중에 있으므로 사업장 총량제를 실시할 경우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사전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시행된 통합환경관리제도와는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관련 법안 정리에 관한 선결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할 것이다.

▲ 정부의 환경 대책은 단기간 기한으로 수립될 수 없다. ⓒ프레시안(최형락)

석탄발전소 관리 대책을 살펴보면, 지역전력 공급을 위하여 중단할 수 없었던 호남발전소 1, 2호기를 제외한 총 8기의 노후 석탄발전소를 한 달간 운영 중단한 사례가 있다. 비록 미세먼지 저감 성과는 크지 않았으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일환으로 첫 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석탄발전소의 일시적인 폐쇄,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 등의 공약보다는 국가 에너지수급계획과 연계한 전력수급기본계획 로드맵 마련이 더 필요하다. 점진적으로 석탄사용을 줄이고 LNG 연료로 대체하면서 장기적으로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다. 이에 대한 로드맵을 정부가 보여주지 않고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경제성을 기반으로 에너지원을 선택하였으나 사회적 비용은 상당부분 저평가된 상태로 고려했다. 그러나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고려한다면 지금과 같은 값싼 에너지원을 더는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석탄발전소에만 국한하여 고민하기보다는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시 국가 에너지수급계획의 장기 로드맵을 바탕으로 단기, 중기, 장기 에너지원을 계획하고 국가 전반에 미칠 대기환경을 사회적 비용과 함께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을 지나면서 미세먼지보다는 오히려 오존 문제가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다. 미세먼지와 오존 심각성은 계절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오존은 여름철의 강한 일사량과 질소산화물(N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단시간 노출로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다행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 SOx, NOx, VOC를 주로 저감하는데, 오존을 줄이기 위해서도 주로 NOx, VOC의 저감이 필요하므로 미세먼지 대책 마련 시 오존 대책을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세먼지 대책과 오존 대책을 함께 수립하여 관리하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대기 흐름과 미세먼지 생성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국내 여건을 고려한 단기-중기-장기 정책 로드맵 마련이 절실하다. 그 사이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역할 정립 등 세부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문제는 단시간 내에 해결할 수 없고 신정부 기간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보다는 최소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계획하고 준비해야 어느 정도라도 해결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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