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단체인 '환경산업기술원' 간부의 자택이 이 기관에서 인증을 주관하는 '녹색건축'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합당하지 않다"고 문제를 인정하고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상돈 의원(국민의당)은 23일 "환경산업기술원 김모 경영기획단장의 자택이 '셀프 인증' 의혹이 있다"며 "환경부 장관의 눈과 귀를 가리는 세력이 있다. 그래서 무슨 개혁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전날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김은경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김모 단장 소유의 소형 주택이 올해 1월 '녹색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을 받았고, 이는 최우수 등급을 받은 건축물 중 유일한 소형 주택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소유주인 김 단장은 경영기획단장으로 녹색건축 인증 제도를 관장하는 자리에 있었다"며 "김 단장은 본인 소형주택을 심사하기 바로 전까지 인증평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자기 집을 (심사)할 때는 빠지고 정모 씨라는 다른 직원을 내세워서 통과시켰는데 정 씨는 작년에 유일하게 (환경산업기술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이라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김 단장은 정 씨의 (정규직 전환 시험) 면접관으로 배석해, 정 씨는 김 단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라며 "평가 당사자와 인연이 있는데다, 불미스런 일로 국무조정실로부터 징계를 받는 등 도덕적 결함이 있는 자에게 심사를 맡기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이 의원이 '기관 간부가 자기 기관이 운영하는 인증제도에서 인증을 받은 것이 합당하냐'는 취지로 따져묻자 "합당하지 않다"며 "지적 사항을 정밀히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김 단장 자택 건 외에도 과거 골프 향응 수수 혐의로 징계를 받은 환경부 공무원 윤모 씨가 현재 김 장관의 비서관으로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김 장관에게 '비서관 윤 씨가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바 있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이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지금 장관 차관 두 분이 다 외부에서 왔는데, 지난 10년 세월 동안 (환경부 내에) 이런 폐단이 있었다"며 "장관의 눈과 귀를 가리는 세력이 있다. 환경부 내부 개혁이 급하다"고 질타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감사하다"며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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