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던 조현오가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특검팀이 구성되면 협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고, 검찰의 명예훼손사건 수사에 대해서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참으로 해괴한 이중 태도다. 국민 대의기관의 추궁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수사기관의 수사엔 성실히 임하겠다고 하니 그렇다. 국민의 공복이 국민 대의기관보다 수사기관을 더 중히 여기니 그렇다.
그래도 분명해졌다. 조현오 후보자는 경찰청장 자격이 없다. 국민에 복무하지 않고 국민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는 경찰청장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음이 청문회를 통해 분명히 밝혀졌다.
조현오는 머리를 숙였다.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묘소를 찾아가 사죄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프레시안 (최형락) |
참으로 망측한 이중 플레이다. 사죄를 하겠다면서 사죄를 해야 하는 이유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점에서 그렇다. 마치 중대한 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것처럼 흘리면서도 그 대상자에 대해 머리를 조아린 점에서 그렇다.
그래도 분명해졌다. 조현오 후보자는 경찰청장 자격이 없다. 오로지 법치를 구현하는 데 진력해야 할 사람이 정치인들이나 보일 법한 이중 플레이를 보인 점에서 그는 경찰청장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음이 청문회를 통해 분명히 밝혀졌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조현오 후보자는 자신의 첫 번째 낙마 사유로 거론되는 사안에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 물타기를 했다고 자평할지 모르지만 그건 착각이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낙마해야 하는 근본 사유를 부각시켰다. 오로지 객관적 사실에 충실하고 법과 원칙을 근거해야 하는 경찰 본연의 태도에서 일탈해 있음을 확인시켰다.
착각해서는 안 된다. 혹자는 '조현오 청문회'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한, 실패한 청문회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건 착각이다. 오히려 청문회는 성공했다. 조현오 발언의 실체적 진실은 밝혀내지 못했지만 조현오 개인의 실체는 또렷하게 드러냈다. 경찰청장직을 맡기기에는 그가 너무 정치적이고 무책임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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