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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도 '박근혜 대통령'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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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MB도 '박근혜 대통령' 원한다"

[고성국의 정치in]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은 솔직하고 겸손했다. 누구보다도 자기 주장이 강한 정치인이련만 서 의원은 자신을 객관화시켜 설명했고, 과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무게가 느껴졌다.

"최고위원 당선을 축하한다."
"감사하다. 처음 도전해서 가까스로 됐다."
"가까스로 됐나?"
"그렇다."
"그래도 친박 후보들(이성헌, 한선교, 이혜훈 의원) 중에서는 가장 유력하지 않았나?"
"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는 그랬는데 나중에는 그렇지 않았다. 처음에는 친박에서 두 사람이 나가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있었다. 영남에서는 내가, 수도권에서는 이성헌 의원 얘기가 많았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야기를 했는데, 직접적인 권유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나가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안다. 1+알파로 할 경우 저를 상수로 놓는 컨센서스도 있었는데, 막상 출마 선언을 하고 나니 양상이 좀 달라졌다."
"양상이 달라졌다고 했는데, 4명이 나온 상황 자체가 박 전 대표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잘 안됐던 것 같다."
"우리끼리 얘기할 때 상황과 국민들 눈에 비치는 이른바 친박 의원들의 모습이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우리는 딱히 계파 모임이라고 하는 게 없다. 당대표 선거 때도 계파 모임 안했고, 어떤 이슈가 있을 때 박근혜 전 대표가 친박 의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하자' 하는 것도 없었다. 다만 생각이 비슷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걸어가는 길이 좋아 자연스럽게 모인 것이다. 이번 경선에서도 박 전 대표가 '어떻게 하라'고 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조정은 될 수 있지만, 논의 기구라는 것이 없다. 그런 실태가 이번에 드러난 것이다. '친박'이라는 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 ⓒ프레시안(최형락)

친박계 후보 난립이라는 일견 곤혹스러운 문제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어렵지 않게 정리하는 방식이 돋보였다. 친이계에 대한 얘기도 말은 모나지 않게 하지만 말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친이계 계파 모임, 없애는 것이 맞다"

"홍준표 최고위원의 '계파 해체' 같은 얘기를 들으면 어떻나?"
"친박 입장에서는 못마땅하다. 그러나 국민들이나 다른 정치권에서 보는 시각이 친박이라는 계보가 있다고 하니 동의한다는 의사 표명을 했다. 당이 억지로 강요할 수 없지만 상징적인 차원에서 권고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친이계도 그런가?"
"친이계의 경우에는 사실 문제가 되는 단체들이 좀 있지 않나. '함께 내일로'라든지, 국민통합포럼, 동행 같은 모임이 있더라. 나는 이런 데 관심이 없어 뭐가 있는지 몰랐다. 이런 모임들은 대체로 정치적 목적 하에서 모인 단체가 아닌가. 없애는 것이 맞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정책 연구모임이나, 생각이 비슷한 정치인 몇 사람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것이야 뭐라고 하겠나."
"이번 최고위원들은 다들 개성이 강한 것 같다."
"비중 있는 인물이 없어 '군소 후보들'이라고 하던데, 회의를 해보니 다르더라. 상당히 활발하게 변화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확실히 움직일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최고위원들 각자가 가진 개성도 투영돼 제대로 된 집단지도체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 "박근혜,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 한다…물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때문에 조금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면서 우리도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전대 과정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를 둘러싸고 친이계 내부 다툼이 있었다. 친이계 정두언 의원과 친박계 이성헌 의원 사이에서도 '해당 행위' 논쟁이 있었다."

"11명이 경쟁을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저도 곤혹스럽게 생각했던 점이 그 점이다. 불법 사찰 문제로 친이계 내부에서 논란이 있었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과거부터 있어왔던 일종의 권력 투쟁과 같은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그것이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 바람직하지 못했다."
"남경필 의원 부인에 대한 사찰 의혹으로까지 확대됐다."
"집권당 중진 의원에 대한 사찰이 이뤄졌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고 표현하는 것 보다는 이것은 국민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특정 부처에서 그 부처의 권한을 벗어난 활동을 하면서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불법 사찰 하는 것은 과거로 역행한다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아닌가. 그런 것은 철저히 조사해 그 뿌리를 완전히 뽑아야 하지 않겠나."

"박근혜, 대통령 된다. 돼야 한다"

3선의 서 의원은 친박계 의원 중에서도 '중진'으로 꼽힌다. 박 전 대표가 당대표를 할 때 재해대책위원장, 정책조정위원장, 정책위의장을 차례로 거쳤다. 박 전 대표의 신뢰가 그만큼 깊다는 뜻이리라.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박근혜 전 대표가 2년 후에 대통령이 될 것 같나?"
"된다고 본다. 돼야 한다고 본다."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있나?"
"저는 반드시 된다고 본다. 박근혜 전 대표가 가진 진정성, 국민을 향한 자세, 오로지 국민만을 보고 정치를 하겠다는 애국심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 현재 정치지도자들 중에서 그만큼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정치인은 없다. 물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때문에 조금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면서 우리도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반드시 해야 하고, 할 수 있고, 할 것이다."
"어떤 점이 단점인가?"
"원칙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아무래도 스킨십이…정치는 나와 생각이 다르고 서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울려서 뭔가를 만들어가는 그런 것이다. 더 많은 분들과 접촉하고, 특히 현역 의원들, 당협위원장들과 (접촉해나가는) 그런 일들이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
"언제쯤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는 게 좋을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년 이맘 때(2011년 7월~8월) 쯤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별히 프로그램을 짜서 움직이는게 아니기 때문에 정치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이 곧 있는데, 두 분의 신뢰관계가 어떻게 회복이 돼 박 전 대표가 어떻게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겠나."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관계 회복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하는 친박계 의원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서 의원의 이런 언급은 좀 의외였다. 그만큼 의미 있는 발언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좀 더 파고 들었다.

"친이계가 '박근혜 대통령'을 받아들일까?"
"글쎄, 항간에서는 박 전 대표가 원칙론 적인 것을 견제하고 있고, 그래서 호불호가 뚜렷하기 때문에 집권을 하면 자기들을 내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쉽게 접근 못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보면 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라도 가슴으로 안고 포용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원칙에만 맞으면 니편 내편 가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우리들이 한나라당에서 약자의 입장이지 않나. 그러나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가면 니편, 내편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새로운 입장에서 볼 것이다."

"박근혜, '신의' 넘어서 '포용력'을 보여줘야 한다"

▲ "박근혜 전 대표는 대권을 향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간적 차원을 뛰어넘는 사고가 필요하할 것이고, 그것이 그 분에게도 능히 가능할 것이다." ⓒ프레시안(박세열)
필자는 요즘 '박근혜 공부'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2012년으로 가는 한국정치에서 최대의 상수이자 변수라 보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면서 다시 느낀 것 중 하나는, 박 전 대표가 정치적 신의와 신뢰를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라 나름의 경험 속에서 '체화된 가치'라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인간적·정치적으로 '배반'당하면서 담금질해왔던 '내면화된 가치'라는 것이다. 그래서 박 전 대표는 한 번 '배신을 당했다'고 느끼면 다시는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설사 그것이 '포용'을 경시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 문제를 친박계 의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잠시 침묵) 글쎄 그런 성향이 다소 있다고 보긴 봐야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입장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치 지도자고, 대권을 향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인간적인 차원을 뛰어넘는 사고가 필요하고, 그 분도 능히 관리를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적 신의를 넘어서는 포용력을 보여달라는 얘기를 박 전 대표에게 직접 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그래도 해야 한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나?"
"있다. 때로는,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박 전 대표에게) 껄끄러운 얘기가 되겠지만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친이계는 박 전 대표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사람이라고 비판하던데?"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분이 지금 여기까지 왔겠나. 개별적인 접촉과 만남과 대화가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한 오해다. 앞으로 박 전 대표가 스킨십을 강화해 나가면서 의원들과 자주 접촉한다면 그런 오해는 불식될 수 있을 것이다."
"6.2 지방선거 후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대권 도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있다. 친이계 측에서 볼 때 딱 마음에 드는 '박근혜 대항마'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어떻게 보나?"
"어차피 대권으로 가려면 당 내에서 치열한 경선을 거쳐야 하지 않나. 김문수 지사 뿐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훌륭한 분이 나올 것이고, 그 상황에서 선의의 경쟁을 해서 후보가 돼야 하기 때문에 꼭 김 지사라기보다 어느 누구와도 경쟁해서 뛰어넘을 수 있는 전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YS는 '현직 대통령은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누구를 안 되게는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친이계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
"대통령을 포함해서 친이계에서도 누구는 된다 안된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런가?"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표가 현재로서는 강력한 미래의 후보고 잘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그 때까지는 대통령이 관여 하지 않겠죠. 그렇다고 특정한 후보를 밀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밀지 않겠나. 그렇게 듣고 있다."
"청와대나 친이계에서 그런 얘기를 하나?"
"(웃음) 여하간 저는 그렇게 듣고 있다."
"특정인을 밀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특별히 따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표나 한나라당의 정권재창출이 가장 큰 목표니까 그것을 위해서는 다 같이 가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의 생각이 진짜로 그렇다면, 그런 생각만 정확히 확인되고 공유돼도 상당히 많은 오해가 해소되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만난다면 그 만남이 정말 중요한 것 같은데?"
"(웃음)"


"이명박-박근혜 회동, 이번에는 뒤끝 생기지 않았으면"

자연스럽게 '지방선거 전후'로 예정됐다는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만남으로 화제가 옮겨졌다.

"대통령과 박 전 대표 모두 원론적으로 '안 만날 이유가 없다'는 입장뿐인 것 같은데?"
"박근혜 전 대표는 '언제든지 이 대통령이 만나자고 할 때는 기꺼이 만났다. 대통령이 만나자고 하는데 안 만날 수도 없고 안 만날 이유도 없지 않나. 앞으로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당연한 것 아니겠나. 다만 이전에도 서너 차례 만남이 있었는데 걱정되는 부분은, 만나고 난 뒤 뒤끝이 (생겨)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번에도 만나서 또 그런 결과가 도출되면 문제 아니냐. 그래서 이번에는 만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생각을 하고 연구를 해서 국민들에게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만나는 시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뭐가 중요한가?"
"내 생각이지만 결국 일을 통해서 만나야 하지 않겠나. 예를 들면, 어떤 이슈가 있을 때 이 대통령이 이것은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간다면, 한번 만나서 이렇게 역할을 해달라. 이런 식으로 신뢰관계가 회복이 되고 그래야 동반자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 아니겠나. 그냥 '소주 한잔 하고 다 풀어버리자. 잊고 앞으로 잘하자' 이런 식으로 해서 신뢰관계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 "이명박-박근혜는 일로 만나야 한다. 그냥 '소주 한잔 하고 다 풀어버리자. 잊고 앞으로 잘하자' 이런 식으로 해서 신뢰관계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프레시안(최형락)

"기재위로 간 박근혜, 거시 경제 정책 이해도 높일 수 있을 것"

박근혜 전 대표는 18대 국회 전반기를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했다. 후반기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로 옮겼다. 복지, 그리고 경제. 박 전 대표의 요즘 관심사가 그대로 읽힌다. 박 전 대표는 얼마 전 경제와 복지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근본적인 비판을 하기도 했다. 서병수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기재위로 오기 전에 기재위원장을 지냈다.

"박 전 대표가 기재위에 간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하나?"
"과거 기획예산처가 재정부로 들어가면서 기획재정부가 됐다. 기획재정위원회에 가면 예산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예산이라는 게 경제 전체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박 전 대표가 좋은 자료들을 만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재위는 국가 경제 전체, 금융, 실물을 다뤄 정책을 생산하고 조정하는 곳이기 때문에 기재위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거시 정책에 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국가 경제에 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기획재정위원회를 선택했다?"
"그렇다. 이전에 보건복지위를 했었고 이번에 기재위를 선택했는데, '전반적인 경제 흐름과 사회 정책에 대해 들여다볼 기회를 가져야 하겠다' 이런 생각에서 택한 것 같다."
"그 동안 콘텐츠가 약하다는 비판이 계속 있었는데?"
"경선 이후에는 그런 비판이 없어지지 않았나? 박근혜 전 대표는 콘텐츠를 충분히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다만 말로 설명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고 맥을 짚는 사람도 있다. 박 전 대표는 후자 쪽이다. 박 전 대표는 판단력,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과거에 그런 통찰력을 보고 몇 번 놀라기도 했다."
"그런 판단을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나?"
"거기에 대해서는 다른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궁금하다."
"그 정도 판단이 되려면 아주 잘 작동되는 시스템적인 보좌를 받든지 본인이 깊은 통찰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저도 잘 모르겠다.(웃음) 박 전 대표가 '네트워킹이 좋아야 한다. 언제든지 필요할 때 단추만 누르면 해답과 정보가 나오는 그런 네트워킹이 있어야 한다' 이런 말을 두 세 번 한 적이 있다. 본인도 많은 공부를 하고 있지만 주변의 많은 분들이 부정기적으로 (자문을) 하는 것 같고, 본인도 필요하면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그때 그때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네트워킹은 준비가 돼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MB정부, 대기업 위주 정책…중소기업 중심으로 가야 한다"

▲ '과거와 같은 대기업 위주, 수출 위주의 경제 성장이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도 계속 됐다. …앞으로는 중소기업에 포커스를 맞춰서 경제를 살리는 상생의 구조를 만드는데 정부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서 최고위원은 경제통, 정책통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통이라고 하기는 조금 그렇고, 아무래도 정책 쪽에 있어서 정책을 많이 다뤘다. 전공은 경제지만 학교를 떠나서 경제 분야에 대해 연구를 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국회 와서 많이 배웠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한 얘기가 트리클 다운(trickle-down) 효과다. 투자를 통해 성과를 내고 그 성과가 자연스럽게 중산층과 서민에게 흘러들어가는 방식의 경제 성장 정책을 기조로 했다. 그리고 2년 반이 흘렀다. 그러나 서민들이 살기 좋아졌다는 느낌을 별로 못 갖는 것 같다. 왜 그런가?"
"정부의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쪽에서 간과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 70, 80, 90년대까지 고도 경제 성장을 이룰 당시에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작았다. 자원, 자본이 없었기 때문에 대기업, 재벌기업 위주로 수출 주도형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하면, 경제 성장과 더불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일반 국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경제 규모가 커졌는데, 아직 그런 의식에 젖어 있는 것 같다."
"현재 상태를 진단한다면?"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으로는 기업의 투자가 설비, 자본으로 쏠리고 일자리 창출은 안 된다. 과거와 같은 대기업 위주, 수출 위주의 경제 성장이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도 계속 됐다. 물론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에서 빠져나온 것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섰지만, 대기업 위주로 가다보니 오히려 중소기업은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은 어떤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자체 능력이 있다. 반면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어렵다. 상대적인 박탈감도 있다. 또 중산층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앞으로는 중소기업에 포커스를 맞춰서 경제를 살리는 상생의 구조를 만드는데 정부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파이를 먼저 키우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것인가?"
"그렇다. 이제는 그런 구조가 작동하기 힘들게 됐다."
"어떻게 해야 하나?"
"대만의 경제 성장 초기 사례들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한꺼번에 몰아쳐서 중화학공업 등에 집중해 크게 파이를 키워나가면서 전반적인 경제 성장을 이뤘다면, 대만 쪽은 중소기업 위주로 하면서도 대외적인 수출 산업을 구축해왔다. 지금 우리 경제구조 쯤 되면 과거 대만의 경제 성장 패턴을 잘 연구해서 접목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서 의원의 진단을 들으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한 배경이 이해되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문제제기가 일회성 문제제기가 아니라는 것이 더욱 분명하게 느껴졌다.

"김무성 스스로는 아직 '친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이번에 '서병수' 하니까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더라. 그런 중에도 언론계나 정치권에서 서 최고위원에 대한 평은 '신사적이고 합리적이다'라는 긍정적인 얘기가 대부분이었다. 나쁘게 말하면 갈등 일으키는 일은 피했다는 말 같기도 하고. 3선을 하면서도 별로 눈에 띠지 않았는데 왜 그런가?"
"이번에 전당대회 출마를 하면서 그런 점(인지도 부재)을 많이 걱정했다. 당직은 거의 계속해서 맡아왔다. 원내부대표부터, 재해대책위원장, 제1정조위장, 정책위부의장,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소장, 그리고 부산시당위원장까지 했다. 그런데 주로 정책 파트에 있다 보니 대외적인 인지도를 높이는데는 불리한 점이 있었다. 그런 것을 선거운동 과정에서 많이 느꼈다. 제 정치 스타일이 홍보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 뉴스메이커 역할보다는 일을 통해 평가를 받자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 서병수 최고위원과 고성국 박사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 전 대표와 인연은 어떻게 맺어졌나?"
"박 전 대표와 나이는 같지만(52년생), 학교는 내가 (서강대) 71학번으로 1년 후배다. 박 전 대표는 70학번이었다. 학교 다닐 때 나야 박 전 대표를 잘 알았지만 박 전 대표는 나를 몰랐겠지.(웃음)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들은 적도 있다. 수학 과목이었다. 당시 학내에서 교련 반대 같은 데모가 격렬했다. 우리는 최루탄 가스 맡으면서 격렬하게 데모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는 인기가 좋았다. 잔디밭에서 학생들과 도시락도 까먹고, 카페에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지냈다. 여학생회가 회장으로 추대까지했다. 본인이 고사해서 성사는 안됐지만."
"그 때 여학생회 회장 했으면 데모도 해야 했겠네?"
"(웃음) 그렇게 인기가 좋았다. 경호원 두 명이 있었는데 눈에 안 띄게 조심했다. 한 사람은 정문 앞에 있었고, 한 사람은 저 멀리서 지켜봤던 것 같다. 2000년 구청장 선거 때, 서강대 동문 인연을 앞세워 박 전 대표에게 무작정 연락을 했더니, 내려와서 도와줬다. 그리고 탄핵 정국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 부산에 내려와 도와줬다. 고마운 마음이 있다. 박근혜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을 맡았었다. 그래서 인연이 깊어지고, 옆에서 가까이 모시다 보니 정치 스타일, 가치관, 애국심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계속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제 친박이 아닌가?"
"(웃음)대단히 곤혹스러운 질문인데, 친박이냐 아니냐는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조직의 명단이 있어서 거기에서 빠졌다고 친박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김무성 원내대표도 여전히 박근혜 전 대표를 바람직한 정치 지도자로써 차기에 가장 유력한 대통령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자기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김무성 원내대표는 나이도 있고, 4선이고, 정치 경력도 풍부하다. 자기 정치를 할 만한 위치에 있고, 그러다보니 박 전 대표와 의견이 맞지 않아 몇 번 오해도 불러일으키고 했다. 현재 두 분 사이가 가까운 편은 아니다. 그러나 김무성 원내대표 스스로는 아직 친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서병수 의원은 인터뷰를 끝내면서 '제대로 잘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기 홍보를 해 본 적이 별로 없는 정치신인처럼 쑥스러워 하는 빛이 역력했다. 그렇다고 '잘 써 달라'는 상투적인 부탁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의 말에서 진정성을 느끼게 되는 이유가 이런데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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