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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맞은 청주시, 매뉴얼 안지켜 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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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맞은 청주시, 매뉴얼 안지켜 화 키웠다

290㎜넘는 폭우 쏟아지는데 관계당국, 재난대응매뉴얼 무용지물

충북 청주시 안전정책과에 설치된 모니터 중 일부가 정상작동되지 못하고 있다.

충북 청주지역에 시간당 강수량이 91.8㎜, 총 290.1㎜에 이르는 폭우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청주시 안전담당부서 공무원들이 재난대응매뉴얼대로 안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일부 시민들은 재난에 대비하라는 문자를 받고도 대피준비를 하지 않고 오히려 재난 현장에서 구경에 나서 복구에 지장을 준 것으로 밝혀져 비난을 받고 있다.

청주시는 풍수해로 인한 인명 또는 재산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지역대책본부에서 추진해야 할 상황판단회의와 현장 책임자 전진배치 등 재난대응임무를 종합적으로 정한 '2017 여름철 대비 재난상황대응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인명피해를 최소화시키고 한발 앞선 재난대비 및 행동계획을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 매뉴얼에는 풍수해가 발생하는 경우 풍수해 대응 표준절차에 따라 예비특보단계부터 철저한 대비를 하도록 원칙을 정하고 있다.

이 매뉴얼에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으로 재난발생이 예견되거나 인명 또는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지역본부장이 직접 언론브리핑을 실시하도록 돼있다.

재난 발생이 예견되는 경우에는 위험지역 주민 대피 및 유관기관의 협조를 당부하고 인명이나 재산피해가 발생하면 사전에 준비된 언론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피해상활과 대처계획 등을 발표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재난취약지역은 가두방송, 마을 앰프,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재난 정보를 전달하고 기상특보 단계별로 특성화된 내용을 마련해 반복적으로 재난 관련 예보와 경보를 발령하도록 하고 있다.

인명피해 발생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대책으로 지역방송과 라디오, 자동음성통보, 문자전광판, 대량문자전송서비스인 크로샷 등을 활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청주시가 만든 재난대응매뉴얼에 재난 예고 및 발생시에 대비한 자세한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정작 이를 적용해야 하는 공무원들은 매뉴얼 책자를 가지고 있지 않는가 하면 내용도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잘못된 대응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재난대응의 최일선인 안전정책과에는 재난안전대응매뉴얼 책자가 단 한 권밖에 비치돼있지 않고 담당 과장과 팀장도 이 책자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 이번 폭우 발생 당시 대응기준과 대피 지시 시점조차 모호하게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교통정보를 감지하는 65대의 CCTV와 하천 감시용 CCTV, 상당구 산성터널 인근, 산불감시용 CCTV 등 수십여대의 CCTV를 운영하면서 폭우로 인해 도로가 끊겨 통행에 지장을 받는 상황에서도 이에 대한 안내를 전혀 하지 않음으로써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켰고 이로 인한 불만이 터져 나오게 했다.

실제로 상당구 명암저수지와 내덕동 일원의 무심천, 서원구 가경동 가경천, 청원구 미호천과율량천 등이 범람하면서 인근도로로 물과 흙이 넘쳐흐르고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에서도 시는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한 안내방송이나 통장들을 통한 방문, 차량을 이용한 가두 방송 등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주일을 맞아 교회에 가던 시민들은 곳곳에서 차를 돌려 다른 길을 찾기 위해 우왕좌왕했으며 심지어 다시 집으로 돌아간 시민들도 속출했다.

시민 박 모(여·42·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씨는 "교회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도로 침수로 차량들이 서있는 것을 보고 이리 저리 다니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왔다"며 "먼저 외출한 남편으로부터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전화를 받았으나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고 답답했던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명암저수지가 범람해 집 근처도로에까지 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시에서는 관리사무소를 통한 아무런 안내도 하지 않았다"며 "시내 곳곳에 설치돼있는 불법주정차단속용 CCTV를 활용해도 물이 찬 도로를 알 수 있었을텐데 왜 이런 안내는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7월1일자로 인사발령을 받아 근무한지 2주밖에 되지 않았고 담당부서 직원 중 1명만 제외하고 모두 교체돼 업무를 제대로 아는 직원이 없다"며 "매뉴얼대로 대응하지 않은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한편 청주시에서는 지난 2014년 발생한 대규모 단수사태 때도 매뉴얼대로 안내를 하지 않아 시민들의 피해를 키웠으며 이 책임을 지고 당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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