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년간 '이명박근혜' 정권 하의 농정은 반(反)자연·환경, 반(反)국민소비자, 반(反)농민 정책 일변도이었다. 바꾸어 말해 친(親)자본, 친(親)기업, 친(親)산업 위주의 반(反)생명 농정이었다. 친환경 유기농업은 억압받거나 축소되었고 대신 GMO(유전자조작)식품과 제초제 농약 등 화학의존형 농업이 주류를 이뤘다. 해외농산물과 화학재료 의존형 식품산업과 해외의 맘모스 화학기업 대행회사들의 로비가 우리나라 먹거리 정책을 좌지우지 하였다.
하버드 대학의 저명한 제프리 삭스 교수는 "미국의 정치가 국민의 필요와 이익 그리고 서민의 견해를 반영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신자유주의 천민자본주의가 맹위를 떨치면서 민주주의 본래의 비젼은 사라지고 정치와 경제 언론 등 사회구조는 온통 대기업들의 로비와 영향력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 놀음장으로 변했다"고 개탄하였다. 민주주의 비전을 대체하는 이른바 '대기업자본주의 지배(Corporatocracy)'의 시대로 전락하였다. 우리나라는 지난 정권 미국식 대기업 자본의 아바타로서 탈친환경 농정을 시행해왔다.
'문재인 농정' 역시 불안하다
박근혜를 대체한 '문재인 농정'은 장관만 바뀌었을 뿐 친자본 반생명 GMO 장학생 관료들은 여전하고 몬산토, 신젠타, 듀퐁 등 농약세력들은 여전히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 농촌진흥청에 뿌리 깊이 똬리를 틀어 죽음의 농정을 주도하고 있다. '죽음을 생산하는' 몬산토(Monsanto)사 등 초국경 초대형 식품회사가 국내외에서 양산해내는 GMO(유전자변형물질)라는 프랑켄슈타인 농축산물과 괴물 가공식품이 이명박근혜 정부의 비호 아래 한국인의 식탁을 완전 점령하기 직전에 이르렀으며, 도처에 자폐증 환자와 기형아와 불임 현상과 치매 종양 등 각종 질병이 속출할 위험이 날로 커지고 있다.
세계 제1의 식용 GMO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바야흐로 GMO 수입 콩과 옥수수, 유채(카놀라)와 아스파탐, 올리고당, 성장촉진제 등 첨가제의 공세 앞에서 꼼짝을 못한 증거가 있다. 올 초여름 친환경 농업의 메카인 강원도 홍성과 태백산 유채꽃 축제에서 밀수 GMO 유채꽃이 만발해 중도에 무산되는 난장판이 벌어졌다. 광화문에 우뚝 솟은 몬산토사와 CJ를 주축으로 하는 식품산업협회, 작물보호/인체비보호의 다국적 농약회사의 로비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진청, 식약처 그리고 국회 및 언론들이 무릎을 꿇은 결과이다. 이들의 확실한 업적은 우리나라 친환경 유기농업의 가시적인 쇠퇴와 GMO 산업의 완전 승리이다. 본질적인 인간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자연환경 생태계의 보전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죽음의 거대식품자본의 영토가 크게 열려 있는 곳에 지금 문재인 농정이 막 들어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24%(OECD 국가 중 최하위), 1인당 해외 식품 수입량 세계 최고(468㎏, 일본의 1.3배)이다. 다른 한편, 온실가스 발생량 세계 7위, 온실가스 연평균 증가율 세계 제1위, 석유소비 세계 제5위, 지구 평균 2배의 기온상승 등 현재와 미래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인위적인 재앙요소로 휩싸여 있다. 그리고 농업의 기본 생산요소인 토지(농지)는 비농업적 투기자본들의 잠식과 전용으로 1949년 농지개혁 당시와 비슷한 60~70% 이상이 이미 농민생산자의 손을 떠난 지 오래되었다. 지금 이 순간도 가속도로 농지가 투기자본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하니, 우리나라 환경생태계와 식량 생산 전망은 갈수록 어둡다. 농업과 식량문제는 문재인 정권의 발목을 잡는 질곡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 '균형사회' 건설
세상이 몇십번 뒤집혀도 인류가 지속하기 위해선 양질의 좋은 식량과 친환경 유기/자연 농업의 중요성은 영원하다. '농업이 없는 나라, 농촌이 없는 도시, 농민이 없는 국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3농이 없이는 국가와 민족이 결코 자유 평화 평등, 자주독립을 지탱하지 못한다. 농업 농촌이 없인 선진화도, 기상이변 대응도, 국가공동체의 유지도 불가능하다. 문화예술의 꽃도 온전하게 피어나지 못한다. 농업 농촌이야말로 도시와 국가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발 노동자, 농민, 서민들을 울리지 말라. 짓밟지 말라. 더 이상 백남기 옹과 같은 비극을 만들어 내지 말라. 행여 성난 민초들의 원성이 하늘을 뚫고 천광에 메아리칠 때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 되어 지상으로, 큰 재앙으로 되돌아올지 누가 아느냐. 그러니 제발 순진무구한 민초들에게 그 못된 망나니 같은 신자유주의 방망이를 휘두르지 말라. 학자들이여 관료여, 제발, 그놈의 ‘효율, 이윤, 경쟁력, 국익, 그리고 개발’이라는 말들을 함부로 내뱉지 말라. 그만큼 오래 써먹었으면 숨이나 좀 쉬며 친환경 친자연 친서민적인 발상으로 바꾸어 보라.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시대정신은 사람들이 대자연과 공존·공생하면서 골고루 잘 사는 영생의 지속가능한 공동체 사회건설이어야 한다. 1%를 위한 승자독식의 축제가 아니라, 만인을 위한 만인이 공생공영하는 협동 사회이어야 한다. 땅도 살고 하늘도 살고 사람도 함께 살리는 생명체 간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생명 농업의 길이어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부와 지위가 천양지차인 차별과 양극화의 사회가 아니라, 서로 간에 의지하고 상부상조하며 골고루 잘사는 '균형사회'이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 인류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영원한 이상이며 가치(價値)이다.
가장 강력한 대안, 유기농 혁명
바야흐로 지구촌의 민초들이 떨쳐 일어나 지구 생태계를 지키고 뭇 생령과 사람을 살리는 그리하여 이 땅에 경제 정의와 환경 정의를 바로 세우는 유기농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우리나라도 세계 최악인 1인당 7085MT/㎞나 되는 푸드 마일리지와 같은 부정적인 수입의존체제를 줄이고, 농약농법을 옹호하는 현 농림부의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와 유전자조작식품 GMO 벼농사의 시험재배를 몰아낸 자리에 건강하고 안전한 친환경 유기농업이 자리 잡게 해야 한다.
그러나 유기농으로의 대전환은 그렇게 쉬운 과제가 아니다. 범세계적으로는 우선 현행의 에너지 의존형, 화학물질 의존 농법과 유전자 변형(GMO) 식품의 관행적인 소비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아니 된다. 탐욕과 이윤 키우기에 눈이 먼 대형 공장식 농장과 목장들을 가족농업/친자연 경영체제로 전환하여야 하고 이산화탄소, 메탄가스와 질산화물질 등 온실가스 배출을 독일처럼 마을 발전소로 흡수 전환하여야 한다. 또, 다국적 기업들(Food, Inc.)에 의한 화학첨가물식품 공급체계를 어떻게 해서라도 친자연, 친환경적으로 재개편해야 한다. 그리고 연간 수십만 톤의 농약과 합성비료 대신에 천연 병해충 제거 유기자재 개발보급과 남은 음식물 및 농림축수산 부산물을 활용한 분변토와 퇴비 등 유기농 재료 등으로 순환투입 되게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이 땅의 생산농민과 도시소비자들이 합심 노력할 때 명실공히 유기농 혁명이 성공할 수 있다. 단순히 옛날(과거)에로의 회귀가 아닌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농법과 지속가능한 소비방식으로 재탄생되어야 한다.
소비자가 이끄는 유기농 운동
이같은 유기농으로 대전환에는 소비자들의 각성과 반격이 절대적이다. 면역력 등 기초영양소가 결핍된 유해 화학 첨가물 투입에 의존하는 식품대기업 체제하의 불안전한 가공 음식과 인간의 건강 생명 및 환경 생태계에 지극히 위험한 유전자조작 식품(GMO), 정크푸드, 비인도적인 공장식 축산식품들을 더 이상 반강제(blind식)로 먹을 수 없다는 일반 소비자들의 대대적인 각성과 의식전환이 바야흐로 범세계적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고 있다.
음식쓰레기 제로(0) 운동, 최대한의 자원순환형 농법,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그 지역에서 우선 소비하는 지역사회지원 농업운동(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로컬푸드 및 슬로우푸드 운동) 등과 소비자의 알 권리 찾기 운동 그리고 원료기반의 완전한 식품표시 제도의 확립과 같은 범세계적 시민각성운동이 유럽에서 미국 캐나다에서 벌떼같이 일어나고 있다. 도시의 빈 공간을 활용한 도시농업운동(로컬푸드, 슬로우 푸드 운동, 텃밭 가꾸기 등)도 그 한 축을 이룬다.
그리고 농지를 농민, 그것도 친환경 농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하고, 친환경 농민들의 기본소득도 획기적으로 지원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야흐로 카이저의 것은 카이저에게, 농민의 것은 농민에게, 대자연의 것은 다시 대자연으로! 라는 새 물결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소비자 국민들이 앞장서 유기농 혁명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세 끼니의 음식이 어디서 왔고 누구에 의해 어떻게 생산되었으며 무엇이 첨가되었는가가 곧 우리 민초들의 건강과 생명, 지구환경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어떤 식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심각한 기상이변과 환경파괴, 농민의 빈곤, 농업노동자의 착취,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복지 여부가 달려 있다.
유쾌한 농부, 행복한 농촌, 건강한 소비자
유쾌하고 활달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에서 유기농 텃밭을 가꾸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그 아름다운 펑리위안 부인이 방한하여 청와대에서 가족 만찬 식탁에 초대되어 우리 영부인이 직접 키운 유기농 허브와 채소 과일을 즐겼다고 상상해 보자. 자국에서 GMO를 완전 추방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하였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즐겨 찾는 청와대 인근의 한 식당에서 풀만 먹여 기른 쇠고기 스테이크와 유기농 식단으로 대접하였다고 상상해 보자. 얼마나 유쾌한 상상인가.
로마 가톨릭 교황청 턱슨 추기경은 식량난에 빠져 있는 개발도상국들이 GMO 종자에 의존하는 것은 '새로운 노예제'의 시작이라고 통렬히 경고하고 있다. 바야흐로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허울뿐인 GMO '한식 세계화' 캠페인과 불충분한 식생활교육, 세계인의 조소거리로 등장한 4대 강변 유기 농민 축출 정책과 녹조라떼화 현상, 그리고 구제역과 조류독감, 각종 질병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아, 철학과 개념이 부족한 GMO 장학생 관료들의 무위무능으로 각종 질병이 만연한 대명천지에서 지난 10년간 얼마나 대기업 자본가들과 관료들이 단란하게 춤을 추어 왔던가.
지자체와 지방분권의 내실화로 온 나라에 면역력 제1주의의 온전한 유기농 식품(Whole food)이 모든 국민의 식탁을 풍요롭게 장식하는 그날까지 우리 국민 모두가 '유기농업 혁명'을 중단 없이 정진할 때, 유쾌한 농부, 행복한 농촌, 건강한 소비자들이 진짜 살기 좋은 나라, 참으로 좋은 세상이 온다. 유기농 혁명 그것이 우리의 미래이다!
(이 글은 전국농민회가 발행하는 <한국농정신문> 7월 3일 자 '농사직썰'란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필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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